월드스타 손흥민 깜짝 발탁하더니…'1위 굳히기' 나섰다

신용현 2024. 8. 10.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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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놀자 M&A·상장 준비하는 사이…치고 올라오는 여기어때
상반기 주요 지수 1위
"플랫폼 본질에 집중한 성과"
야놀자 장기전략 인바운드 집중
양사 상장 매각엔 말 아껴
여행 관련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여행 플랫폼 업계의 판도 변화가 심상치 않다. 여기어때가 올해 상반기 주요 지표에서 야놀자를 앞서면서다. 최근 2년간 영업이익을 앞지른 데 이어 올해 상반기 거래액은 업계 내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여행 수요가 집중된 여름 성수기 수요에 최근 티몬과 위메프(티메프) 정산 지연 사태 대응을 두고 긍정적인 소비자 반응까지 더해지면서 하반기에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진=여기어때


10일 앱·리테일 분석 업체 와이즈리테일에 따르면 여기어때의 상반기 결제추정액(거래액)은 8030억원으로 국내 숙박 예약 플랫폼 중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실제 거래액은 91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35억원으로 29% 늘어났다. 2018년 4분기부터 23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고 올해도 6년 연속 연 단위 흑자가 예상된다.

주요 지수 성장세도 주목할만하다. 최근 5년간 전체 매출에서는 경쟁사 야놀자에 밀리고 있지만 영업이익은 2022년부터 앞서고 있다. 올해 상반기 들어 거래액 기준 업계 1위를 달성한 데 이어 애플리케이션(앱) 누적 신규 다운로드 수와 활성화 기기 수 등 사용성 지표도 1위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야놀자가 인수합병(M&A)을 통한 외형확장에 주력한 사이 여기어때는 수익성과 트래픽 확대에 집중하면서 이뤄낸 성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회사 측은 "경기 침체와 경쟁이 격화하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여행 플랫폼이란 본질에 집중한 성과"라며 "여기어때는 지난 1일 기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이 1660억원, 차입금은 0원으로 탄탄한 재무 건전성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여기어때 상반기 실적 핵심은 해외숙소다. 해외여행 수요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완벽히 회복하며 일본과 베트남을 중심으로 예약이 유입되면서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200% 늘었다.


여기어때는 하반기에도 해외여행 부문에 집중해 실적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앞서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화려한 출연진으로 눈길을 끈 여기어때송 캠페인으로 해외여행도 잘하는 기업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각인시켰다. 올여름 성수기 시즌을 앞두고 월드스타 손흥민을 모델로 발탁하며 소비자 인지도를 높이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이미지 굳히기에 나섰다. 티몬과 위메프 사태에 발 빠른 대응도 소비자들의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 냈다.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호텔에서 야놀자리서치 '대한민국 관광대국의 길' 기자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야놀자는 장기 전략으로 인바운드(국내 여행)에 집중할 뜻을 내비쳤다. 지난 7일 열린 야놀자리서치의 '대한민국 관광대국의 길' 기자간담회에서 인바운드 관광을 위한 인프라 개선을 강조했다. 간담회에 앞서 이수진 야놀자 총괄 대표는 영상을 통해 "(티메프 사태) 위기를 기회로 삼아 관광산업이 활기를 되찾을 수 있는 분야는 인바운드"라며 "야놀자는 관광업계 신뢰 회복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안전한 여행 환경 구축에 만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수진 야놀자 대표. 인터파크트리플 제공


지난해 이 대표는 인터파크트리플 출범과 함께 2028년까지 인바운드 관광객 5000만명 돌파를 목표로 내세운 바 있다. 이 대표는 "한국이 인바운드 관광객 5000만 명을 5년 이내에 유치할 수 있도록 사활을 걸겠다"며 "한국을 전 세계에 알리는 게 새로운 수요 창출이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애국"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여행 플랫폼 2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각각 상장과 매각을 추진 중으로 알려졌으나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만나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티메프 사태로 여행업계가 큰 타격을 입으면서 예상했던 몸값을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여기어때는 영국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CVC캐피탈이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를 통해 경영권 매각을 추진 중이었으나 티메프 사태로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야놀자는 약 12조원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연내 나스닥에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으로 알려졌으나 업계에선 연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큐텐에 매각한 인터파크커머스 대금을 다 받지 못한 여파도 받았다.

야놀자와 여기어때 모두 상장이나 매각과 관련해선 "밝힐 내용이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8일 간담회에 참석한 박성식 야놀자리서치 대표는 "나스닥 상장과 관련해 여러 우려가 있는 건 알고 있다”면서도 "답변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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