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회장 "尹대통령에 배신감…반역자들 日우익과 내통 위기감"

조현호 기자 2024. 8. 10.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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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라이트, 건국절로 식민 지배 정당화 음모…일본에 아첨, 이완용도 못 봐줘"
"경축식 불참, 밀정 음모 맞서는 독립 운동 마지막 수단"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광복회가 지난 7일 광복회관 3층 대강당에서 긴급회의를 열어 '뉴라이트 인사'로 지목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의 임명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모인 자리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광복회

이종찬 광복회장이 '전전(戰前) 일본과 전후(戰後) 일본을 구분하자'던 윤석열 대통령을 믿었으나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등 국책기관장에 뉴라이트 인사를 임명한 일련의 인사를 들어 배신감을 느낀다며 경축식 불참 방침을 재차 밝혔다. 현재의 뉴라이트 등을 반역자로 규정하면서 이들이 일본 우익과 내통해 전전 일본과 같이 가고 있다는 위기감이 든다며 경축식 불참은 밀정들의 음모에 맞서는 독립운동의 마지막 수단이라고 밝혔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10일 광복회 학술원 헤리티지 특강에서 광복절 행사의 불참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이 회장은 윤 대통령을 두고 “개인적인 아닌 상당한 배신감을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이 전에 '전전 일본과 진후 일본을 혼동하지 말자', '전전은 세계를 침략해 피해를 준 일본, 패전한 일본인 반면, 전후 일본은 평화헌법을 지키는 일본, 민주주의로 가는 일본'이라고 했다고 이 회장은 전했다.

그는 “과거를 잊지 않고 직시하면서도 미래를 지향하는 김대중-오부치 선언도 그런 뜻이었으니 이런 기조가 유지되는 것으로 믿었는데, 일련의 행동을 보니까 이거는 아니다”라고 느꼈다면서 “한국에 있는 반역자들이 일본 우익과 내통 하여 오히려 전전 일본과 같이 가고 있다는 위기감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우선 독립기념관장을 포함한 국책기관의 일련의 인사사태는 정부가 '1948년 건국절'을 하자는 의미라고 규정했다. 그는 “건국절이 되면 우리가 전전의 일본의 피해를 모두 하루아침에 날려 보내고, 일본의 식민지배를 모두 정당화 합법화 해주는 일”이라며 “1948년 전 일본의 한반도 침탈시기에 강제로 맺은 을사늑약(1905)이나 한일강제병합(1910)을 모두 합법화시켜주자는 논리”라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 입장은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는데, 이 회장은 “신판 뉴라이트들이 1948년 건국을 주장하고 있다”며 “그전에 나라가 없다고 계획을 꾸미고 있으니 건국절은 일본의 침탈을 합법화시켜주는 매국적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왜 일제 식민시기 우리 국적이 일본이라고 했느냐'는 기자 질의에 “손기정 선수가 한국 태극기를 붙이고 나왔냐”고 반문한 것을 두고 이 회장은 “참 기가 찰 노릇”이라며 “당시 손기정 선수는 우리가 주권행사를 할 수 없어 일본 국적으로 나갔지만 시상식에서 꽃다발로 가슴의 일장기를 가렸고, 조선중앙일보, 동아일보가 이 사진을 냈다가 정간당한 피나는 투쟁의 역사가 있다. 독립기념관 관장한다는 사람이 뉴라이트의 깃발을 들고 일본국적이 당연하다고 강변하는 것이 어찌 매국이 아니겠느냐”고 성토했다.

▲이종찬 광복회장. 사진=JTBC 보도화면 갈무리

이 회장은 뉴라이트를 밀정이자 독립운동에 가장 큰 피해를 입히는 '신판 밀정'으로 규정하면서 “청와대 근방 대통령 주변의 밀정들이 이 연극을 꾸민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용산에서 광복절 행사에 어떻게 하면 나오겠느냐고 해서 “대변인 시켜서 '우리는 건국절을 시도한 적이 없다, 건국절은 우리 정책이 아니다, 우리 정부하에서는 건국절 시도를 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선포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가증스러운 일이 있다면서 “뉴라이트들이 대게 일본 우익의 자금을 지원받아 일본에 가서 공부하고 일본 돈에 매수된 사람들이 많은데, 공부하는 동안 일본에 얼마나 아첨을 했는지 눈뜨고 볼 수가 없다. 이완용도 눈뜨고 볼 수 없는 형편없는 말을 하고 다닌다. 매국적”이라고 비판했다.

KBS가 8월15일 이승만 미화 다큐를 편성한 일을 두고서도 이 회장은 “이승만만 영웅이자 건국대통령으로 만들고 싶어서 안달”이라며 “뉴라이트 사람들은 다른 사람 다 죽이고 이승만만 '건국대통령'으로 칭하며 높이고 있다. 누가 동조하겠느냐. 역사를 왜곡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 회장은 뉴라이트가 '테러리스트 김구'라는 책을 낸 것을 두고 “김구가 테러리스트면 안중근도 윤봉길도 다 테러리스트라는 이야기”라며 “당시 우리 독립운동가들은 다른 수단이 없었다. 앞이 안 보이는 순간 마지막 선택은 자기도 죽고 상대도 죽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 그런데 뉴라이트들은 강력하게 저항한 최후의 수단을 다 테러리스트로 하고 싶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회장은 “교활하고 차근차근히 이승만 앞세워 '건국절'을 만드는 고등밀정들의 음모가 진행되고 있다. 우리가 음모에 반항하고자 마지막 수단으로 행사에 안 나가겠다고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광복회가 아무 힘도 없지만 국민에게 사실을 말해야 한다. 국민에게 정부가 이래서는 안된다고 이야기 해줘야 한다. 국민적 공감대를 넓히기 위해 마지막 수단을 쓰고 있는 것임을 여러분께 보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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