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움만으론 스타 안돼,신유빈 파리서 실력으로 증명!" '레전드'유승민X김택수가 말하는 '삐약이'의 폭풍성장[올림픽]
[파리=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도쿄 때 신유빈은 귀엽고 깜찍한 스타였다. 파리에서 신유빈은 실력으로 증명했다."
'대한민국 탁구 레전드'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과 김택수 대한탁구협회 부회장(미래에셋증권 총감독)이 '국민 삐약이' 신유빈(20·대한항공)의 약진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신유빈은 10일(한국시각) 파리올림픽 여자탁구 단체전 3-4위전에서 전지희(32·미래에셋증권·세계 15위), 이은혜(29·대한항공·세계 44위)와 함께 '난적' 독일을 3대0으로 돌려세우며 2008년 김경아, 당예서, 박미영 이후 무려 16년 만에 대한민국 여자탁구에 메달을 찾아왔다. 동메달 직후 믹스트존, 인터뷰를 마친 신유빈, 전지희, 이은혜가 유승민 회장과 김택수 부회장을 향해 달려와 안겼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유 회장, 1992년 바르셀로나 단·복식 동메달리스트인 김 부회장이 후배들의 쾌거에 활짝 웃었다.유 회장은 "오늘 동메달 결정전은 제가 여태 본 것 중 가장 완벽했다. 3명 다 너무 완벽하게 쳤다. 선수들이 하나로 똘똘 뭉친 결과다. 협회장으로서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고개 숙였다. 협회의 지원을 묻는 질문에 "우리 선수들이 잘한 것이다. 자랑은 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저도 협회도 변화를 주고자 노력했다. 현장에서 선수들이 원하는 각 방을 제공했고 최대한 불편함이 없게 지원하고자 했다"고 했다. "제가 운이 좋다. 더반세계선수권, 항저우아시안게임, 이번 파리올림픽까지가 하나로 연결되는 과정이었다. 이 모든 대회에서 우리 선수들이 결과를 낸 것은 큰 수확이고 그때마다 제가 있었다는 게 운이 좋다"며 미소 지었다.
유 회장은 이번 대회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탁구여제' 현정화 이후 32년 만에 멀티 메달을 획득한 신유빈의 성장에 대해서도 극찬했다. 신유빈은 임종훈과 함께한 혼합복식에서 한국탁구에 12년 만의 동메달을 찾아왔고, 여자단식 4강에 올랐으며, 단체전에서 기어이 동료들과 함께 동메달을 가져왔다. 신유빈의 약진에 대해 유 회장은 "예전에 유빈이는 경기마다 성장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번에도 멘탈적으로 많이 성장했다. 굉장히 안정적인 모습이 됐다. 기술적으로도 흔들림이 없다"고 칭찬했다. "올림픽은 쉬운 경기가 하나도 없다. 경기 들어가는 타이밍을 보면 멘탈이 무너지면 뭔가 불안해보이는데 이번 대회는 그런 모습이 하나도 없었다. 멘탈, 체력, 기술 등 삼박자가 다 고르다. 작년 아시안게임에 비해 또 성장했다. 올해 초 (부진했던) 부산세계선수권이 유빈이에게는 자극이 됐고 터닝포인트가 됐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유 회장은 '월클 삐약이' 신유빈의 스타 탄생을 누구보다 반겼다. "탁구뿐 아니라 모든 종목의 인프라가 아주 어렵다. 우리 탁구도 등록선수는 1350명밖에 안된다. 그래서 한 명의 스타가 중요하고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명의 스타를 통해 우리 종목에 다양한 관심과 지원이 들어오고, 탁구를 살릴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신유빈이라는 스타가 등장한 것을 우리는 정말 고무적으로 생각한다. 1988년 서울올림픽, 2004년 아테네올림픽 때 그런 기회가 있었는데 지속적으로 살리지 못한 부분도 있다. 이제 협회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2028년, 2032년 올림픽을 위해 신유빈에 이어 또 남자, 여자 모두 다음 스타가 나올 수 있도록 인프라를 강화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택수 부회장 역시 신유빈의 성장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유빈이가 도쿄 때는 실력보다 귀여움같은 외적 관심도가 더 높았었다. 그런 부분에서 걱정을 했다. 다음 올림픽에서 이걸 어떻게 보여줄까, 선수는 귀여움만으로는 팬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이제 유빈이가 이걸 결과로 보여줬다. 항저우 복식 금메달로 실력을 보여줬고 더반세계선수권 복식 은메달도 따냈고, 올림픽에서 실력으로 2개의 동메달을 따내며 이제 유빈이는 진짜 스타가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무엇보다 유빈이가 첫날인 27일부터 오늘 마지막 경기까지 보름 동안 혼복, 단식, 단체전을 모두 뛰면서 긴장된 상황에서 모든 종목 4강에 들었다는 건 지칠 만도 하고 힘들 만도 하는데 이렇게 밝은 표정으로 행복하게 탁구 치는 모습이 나이에 비해 엄청난 성장을 했다. 이런 부분에 대해 너무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파리=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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