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약이에서 에이스로… 14경기 뛴 신유빈 “메달이 보여서 견뎠다”
10일(현지 시각) 탁구 여자 단체전에서 2008 베이징 올림픽 이후 16년 만에 동메달을 일궈낸 신유빈과 전지희, 이은혜는 “정말 행복하다”며 활짝 웃었다.
특히 대회 개막 첫 날부터 이날까지 혼합 복식부터 여자 단식, 단체전을 모두 소화하면서 보름 동안 강행군을 펼친 신유빈은 “그동안 노력을 후회 없이 펼친 대회”라며 “많은 경기를 했는데 드디어 끝났다는 후련함이 있다”고 말했다.
신유빈은 27일 혼합복식 16강전부터 이날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까지 15일간 14경기를 소화했다. 그 중 이틀은 하루에 두 경기를 치렀다. 그는 “지친 건 사실이지만, 언니들이 옆에 있고 눈 앞에 메달이 보이니 좀 더 이겨내려고 했다”며 “집중력을 다 써서 이젠 좀 자고 나를 내버려둬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신유빈은 이번 대회에서 동메달 결정전만 세 번을 치러 혼합 복식과 단체전에선 이겼고, 여자 단식에서는 패했다. 그는 “올림픽에서 동메달 결정전을 세 번이나 치렀는데 이보다 더 큰 경험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경험 자체로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전지희는 이날 1복식과 3단식에 나서 모두 승리했다. 중국 허베이성 출신으로 2011년 귀화한 그는 올림픽 세 번의 도전 끝에 첫 메달을 수확했다.
전지희는 “끝나고 눈물이 났다. 제가 한국에 오는 과정에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다”며 “여자 탁구가 침체된 때가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유빈이가 등장해 분위기가 바뀌었다. 올림픽 무대에서 두 후배와 후회 없이 싸웠고, 결과도 좋아 행복하다”고 말했다. 다음 올림픽에도 나갈 것이냐는 질문에 전지희가 “아니요”라고 하자 신유빈이 눈을 흘기며 “언니, 생각 좀 해봐요”라고 했다. 그러자 전지희는 “일단 좀 쉬고 생각해 볼게”라고 말을 바꿨다.
이날 한국이 동메달을 딴 데에는 2단식에서 상대 에이스 카우프만을 잡은 이은혜의 공이 컸다.
내몽골에서 선수 생활을 한 이은혜는 선교사로 방문한 양영자 감독(1988 서울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을 만나 한국행을 택했고, 2011년 귀화했다. 이은혜는 양영자 감독에 대해 “저에겐 엄마 같은 분”이라며 “정말 어려웠던 시기에 큰 힘이 되어 주셨는데 제가 메달로 보답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희 언니와 유빈이가 1복식을 잡아주면서 부담 없이 2단식에 나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셋은 오광헌 여자 대표팀 감독에 대해선 “정말 좋은 분”이라며 입을 모았다. 신유빈은 “제가 만나본 감독님 중 최고”라며 “선수들이 긴장하지 않게 분위기도 잘 만들어주시고, 선수들이 하고 싶은 걸 하게 하면서 결과도 나오니 좋을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이은혜는 “감독님과 선수들 사이에 강한 믿음이 있다”며 “감독님은 모든 걸 다 생각하는 지도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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