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했다' 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리드서 맹추격 끝 콤바인 합계 105.0점 '6위 등극'![올림픽]

박찬준 2024. 8. 10.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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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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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아쉽게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올림픽 최고 성적을 거뒀다. '거미소녀' 서채현(21)이 두번째 올림픽을 6위로 마무리했다.

서채현은 10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의 르 부르제 스포츠클라이밍에서 열린 2024년 파리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콤바인(볼더링+리드) 여자 리드 결선에서 76.1점을 받았다. 콤바인은 리드와 볼더링 성적의 점수를 합산(200점 만점)해 메달 순위를 결정한다. 서채현은 합계 105.0점으로 6위에 올랐다. 지난 도쿄 대회에서 8위에 올랐던 서채현은 파리 대회서는 그보다 높은 6위로 마무리했다.

서채현은 앞서 준결선에서 드라마를 썼다. 6일 펼친 볼더링 준결선에서 44.2점을 받아 13위에 자리했다. 결선까지 오를 수 있는 8위와의 점수차는 19.8점이었다. 볼더링은 4.5m 높이의 암벽에 설치된 다양한 인공 구조물을 정해진 시간 이내에 통과해야 하는 종목이다. 총 4문제가 나오며, 점수를 획득하려면 퍼즐처럼 꼬인 특정 홀드들을 잡아야 한다. 각 홀드에 대한 시도 횟수가 늘어날 때마다 0.1점씩 감점된다. 유연성, 근력만큼이나 문제를 해결하는 창의력이 중요한 종목이다. 볼더링이 약한 서채현은 최대한 선방하는게 중요했다. 두 번째 문제에서는 두번만에 완등에 성공하는 등 44.2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지난 도쿄 대회 당시 한 문제도 완등하지 못했지만, 서채현은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서채현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리드에서 뒤집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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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열린 리드 준결선. 서채현은 자타공인 '리드여제'다. 리드는 15m 높이의 암벽에 설치된 홀드를 잡고 6분 안에 최대한 높은 곳까지 올라가야 하는 종목이다. 그는 2019년 성인 무대 데뷔와 동시에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데뷔 세 달 만에 월드컵 무대를 정복했다. 그는 2019년 여자 리드 부문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월드컵 랭킹 1위를 차지했다. 서채현은 현재 IFSC 세계랭킹 리드 3위, 볼더링 18위, 콤바인 4위에 랭크돼 있다.

리드 경기가 시작됐다. 서채현은 13번째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불과 2분여 만에 30점 고지를 밟았다. 서채현은 내친김에 완등을 노렸지만, 72.1점에서 도전을 마감했다. 13명 중에선 1위를 기록, 단박에 최종 3위로 뛰어 올랐다. 이제 남은 선수는 8명, 서채현은 초조한 마음으로 다른 선수들의 성적을 지켜봤다. 15번 주자 노나카 미호(일본), 16번 주자 그로스만 나탈리아(미국)가 연달아 일찌감치 떨어졌다. 서채현이 남은 4명 결과와 상관 없이 결선 진출에 성공했다. 이날 서채현은 리드 준결선에서 72.4점을 획득했다. 합계 116.3점으로 8위, 결선에 올랐다.

결선은 준결선 기록이 모두 지워지고 원점에서 새로 출발한다. 이번에도 관건은 볼더링이었다. 볼더링에서 얼마나 상위권과 격차를 줄이느냐가 포인트였다. 결선에서 진행한 콤바인, 1번 주자로 나선 서채현은 밝은 표정으로 경기에 임했다. 첫 번째 문제에서 서채현은 10점 홀드까지는 정복했다. 완등을 눈 앞에 뒀지만, 두 번의 시도에도 25점 홀드를 잡지 못했다. 9.5점. 서채현과 아이 모리(일본)을 제외하고 6명이 완등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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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문제에서는 더 고전했다. 5점 홀드도 어렵게 잡았다. 10점 홀드를 정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끝내 이루지 못했다. 마지막 시도에서 잡았지만 버티지 못한게 아쉬웠다. 8명의 선수 중 4.8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세번째 문제는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했다. 앞서 두번의 완등에 성공했던 영국의 에린 맥니스, 프랑스의 오리앙 베르통은 아예 5점 홀드도 잡지 못했다. 그래도 서채현은 스타트에 성공하며, 4.8점을 받았다. 고전하던 모리는 여기서 완등에 성공하는 기염을 토했다. 단 한명도 완등하지 못했던 마지막 문제에서 서채현은 10점 홀드를 정복하며 9.8점을 받았다. 8명의 선수 중 가장 높은 점수였다. 서채현은 네 개의 문제 한 문제도 완등하지 못한채 가장 먼저 경기를 마쳤다. 다른 선수들 결과에 상관없이 서채현은 28.9점, 8명의 선수 중 8위로 볼더링을 마쳤다. 3위인 호주의 오세아니아 맥켄지(59.7점)와의 점수차는 30.8점.

서채현은 다시 한번 리드에서 승부수를 띄웠다. 가장 먼저 등반에 나선 서채현은 스피드 보다는 정확성에 포인트를 맞췄다. 신중하게 올라갔다. 역시 리드 에이스 다웠다. 무려 76.1점을 받았다. 체력이 떨어지며 아쉽게 완등에는 실패했지만, 지난 준결선 보다도 높은 점수였다. 리드 종목으로 한정하면 4위에 올랐다. 서채현은 합계 105.0점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남은 선수들의 경기를 아래서 지켜봤다. 다른 선수들이 리드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서채현이 순위를 끌어올렸다. 결국 6위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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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채현은 이제 한국 스포츠클라이밍의 확실한 간판으로 자리매김했다. 서채현은 2021년 러시아 모스크바 세계선수권대회 리드 종목 금메달로 시작해 2022년 월드컵 시리즈에선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3개를 수확했다. 지난해 스위스 베른 세계선수권에서는 리드 부문 동메달을 획득, 세계선수권 2회 연속 메달 수확에도 성공했다. 역시 지난해 열린 2022년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노렸으나, 악천후로 결선 경기가 취소되면서 예선 성적대로 은메달을 받는 불운을 겪어야 했다. 아버지 서종국 감독과 함께 파리에 온 서채현은 경쟁력을 과시하며, 한국 스포츠 클라이밍사에 이름을 남겼다.

한편, 금메달은 168.5점을 얻은 슬로베니아의 야냐 가른브렛이 차지했다. 브룩 라부투(미국)이 156.0점으로 은메달, 제시카 필츠(오스트리아)가 147.4점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엇다.

파리=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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