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 POINT] '두 시즌 연속 2위' 아르테타, '스승' 넘어설 절호의 기회가 왔다
[인터풋볼] 박진우 기자 = 지난 두 시즌 연속으로 '2위'에 그쳤던 미켈 아르테타 감독. 이제야 말로 '스승' 펩 과르디올라 감독을 넘어설 때가 됐다.
최근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아르테타 감독이 '소매치기 팀'을 고용해 기상천외한 훈련을 진행했다는 내용이다. 영국 '더 선'은 8일(한국시간) "아르테타 아르테타 감독은 소매치기 팀을 고용해 저녁 식사 중 선수들의 소지품을 가져가도록 했다. 식사가 끝난 후 마르틴 외데가르드 등 일부 선수들의 소지품이 사라졌다. 이는 항상 경기를 치르기 위해 준비하고 경계를 해야 한다는 중요성을 가르치기 위함이었다"고 전했다. 아르테타 감독이 이토록 집요한 이유는 '우승'을 위해서다.
그간 아스널은 한 끗 차이로 미끄러졌다. 지난 2022-23시즌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줬음에도 승점 5점 차이로 맨시티에 우승컵을 내줬다. 악몽은 지난 시즌에도 계속됐다. 시즌 내내 5번의 패배밖에 내주지 않았다. 맨시티와의 승점 차이는 단 한 경기(3점)에 불과했다. 우승 경쟁은 시즌 최종전까지 이어졌다. 아스널은 에버턴을 상대로 극적인 2-1 승리로 승점 3점을 추가했다. 그러나 동시간대 맨시티는 웨스트햄을 상대로 3-1 승리를 거뒀다. 아스널은 불과 승점 2점 차로, 맨시티의 '4시즌 연속 우승' 대업을 바라봐야만 했다.
두 시즌 모두 안타깝게 준우승에 그쳤지만 '희망'을 얻었다. 아르테타 감독의 색채가 팀에 완벽히 정착했다는 사실이다. 그는 가장 먼저 팀의 약점을 진단했다. 문제는 3선 자원이었다. 부활에 성공했던 '캡틴' 그라니트 자카는 레버쿠젠으로 향했다. 토마스 파티는 경기에 출전할 때 마다 좋은 활약을 이어갔지만 부상이 문제였다. 조르지뉴는 잔실수가 많았고 기복이 심했다. 아르테타 감독은 팀의 중심을 잡아 줄 선수로 데클란 라이스를 품에 안았다. 라이스는 안정적인 볼 배급은 물론 포백 앞을 단단히 지켰다. 라이스 영입은 '신의 한 수'였고, 원하던 중원 강화를 실현했다.
무엇보다 선수단 활용 능력이 돋보였다. 아르테타 감독은 첼시에서 부진했던 카이 하베르츠를 데려왔다. 하베르츠는 미드필더로 분류됐다. 초반에는 갈피를 잡지 못했다. 이에 아르테타 감독은 하베르츠를 '최전방 공격수'로 기용하는 파격적인 선택을 감행했다. 선택은 적중했다. 하베르츠는 상대 진영에서 자유롭게 머물며 수비진에 혼란을 가져왔다. 결국 리그 37경기 13골 7도움을 기록하며 각성했다. 아울러 레안드로 트로사르를 활용한 교체 전술로 승부를 뒤집었다. 트로사르는 34경기 중 절반을 교체로 소화하며 12골 1도움을 기록했다.
아르테타 감독의 공격 전술도 완벽히 스며들었다. 외데가르드와 부카요 사카는 각각 중앙, 측면을 휘저었다. 외데가르드는 특유의 시야와 패싱력을 바탕으로 경기장 곳곳에 패스를 공급했다. 사카는 우측면에서 상대를 허물려 공간을 창출했다. 결국 하베르츠, 트로사르, 가브리엘 마르티넬리에게 마무리 기회가 주어지며 폭발적인 득점력을 보였다. 아스널은 맨시티(96골)에 이어 91골로 전체 득점 2위를 기록했다.
가장 의미가 큰 영역은 '수비'였다. '윌리엄 살리바-가브리엘 마갈량이스' 센터백 라인은 안정적인 호흡으로 상대 공격수를 틀어 막았다. 벤 화이트, 타케히로 토미야스 또한 오른쪽 공간을 지배했다. 아스널은 38경기 '29실점'으로 PL 최소 실점을 기록했다. 경기 당 0점대 실점률을 기록한 셈이다.
아르테타 감독은 안주하지 않았다. 세리에A 볼로냐FC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이탈리아 대표팀으로 맹활약한 수비수 리카드로 칼라피오리를 영입했다. 여기에 라리가 레알 소시에다드와 유로 2024 스페인 대표팀으로 좋은 모습을 보인 미드필더 미켈 메리노 영입까지 착수했다. 단단한 수비진을 더 강화했고, 라이스의 파트너까지 영입하며 '우승 도전'에 불을 붙였다.
결국 선수단 운영과 전술 두 측면에서 목표를 이룬 아르테타 감독. 새 시즌을 앞둔 기세는 더 매서웠다. 아스널은 지난 10일 영국 런던에 위치한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버쿠젠과의 프리시즌 친선 경기에서 4-1 대승을 거뒀다. 지난 시즌 레버쿠젠이 분데스리가와 DFB-포칼컵, 경이로운 무패 행진을 달성한 이력을 미뤄볼 때, 단순한 프리시즌 승리 그 이상의 의미를 내포한다고 볼 수 있다.
아르테타 감독은 '우승'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전술은 정착됐고, 선수단은 강화됐다. 여기에 '정신력'까지 심었다. 이제는 펩 감독의 아성을 뛰어넘을 때가 됐다. 아르테타 감독이 대업을 이룰 수 있을 지, 그 어느 때보다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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