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출몰해 주민들 물고 간 오소리…"숲 파괴된 탓"

2024. 8. 10. 20:1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멸종위기종 야생동물인 오소리가 아파트 단지와 주변 산책로에 나타나 주민들을 위협하는 일이 벌어져 지자체가 포획에 나섰다고 합니다. 그런데 오소리는 현행법상 포획이 금지돼 보호를 받는 동물인데 왜 사람을 공격하게 된 걸까요? 전민석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 기자 】 이른 새벽 오소리 한 마리가 아파트 분리수거장에 들어와 쓰레기를 뒤지더니 유유히 사라집니다.

최근 이 오소리가 산책로에서 종종 목격되는가 하면 주민들을 습격하는 일이 잇따랐습니다.

다리를 깊게 물리고 팔이 부러진 주민까지 있었습니다.

▶ 인터뷰 : 인근 주민 - "의료원에 가서 70만 원인가 들여서 치료해야 했다더라고요."

▶ 인터뷰 : 윤찬혁 / 인근 아파트 주민 - "아내와도 산책을 자주 하는데, 저거(현수막) 붙고 나서는 그쪽으로 출입을 안 하고 있습니다."

야생동물 전문가와 함께 아파트 주변을 둘러보니, 여러 마리의 오소리가 몰래 오고 간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현장음) - "먹이질 한 구덩이에요 저런 게. 지렁이 같은 거 찾는 거."

▶ 스탠딩 : 전민석 / 기자 - "사람이 사는 아파트와 오소리가 사는 서식지가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붙어 있습니다. 울타리 밑에서는 오소리가 오간 흔적이나 배설물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본래 숲 속에 사는 야행성 동물인 오소리는 사람과는 마주칠 일이 적습니다.

그런데 몇 년 전 오소리가 서식하는 산을 깎아 아파트가 들어서면서부터 마찰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 인터뷰 : 박인훈 / 야생생물관리협회 하남지회장 - "등산로로 사람들이 들어와서 밤 도토리 다 주워가잖아요. 이런 게 먹이가 되는데. 먹이 찾아 내려오다 보니 민가까지 내려온 것 같아요. "

오소리가 주민을 위협할 경우 포획이 가능한 만큼 해당 지자체가 서둘러 조치에 나섰지만, 사람과 오소리의 불편한 공존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전민석입니다.[janmin@mbn.co.kr]

영상취재 : 이성민 기자 영상편집 :

Copyright © MB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