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한국 탁구 '파랑새'로 자란 신유빈, 두 번째 동메달 '스매시!'
유병민 기자 2024. 8. 10. 19:42
▲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여자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독일을 꺾고 승리한 한국팀 (왼쪽부터)
이은혜, 신유빈, 전지혜가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이은혜, 신유빈, 전지혜가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온 국민의 귀여움을 받던 '삐약이'가 한국 탁구의 '파랑새'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2024 파리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에서 오늘 전지희(미래에셋증권), 이은혜(대한항공)와 동메달을 합작한 신유빈(20·대한항공)은 어린 시절 TV로 먼저 이름을 알린 선수입니다.
다섯 살이던 2009년 SBS 예능 프로그램인 '스타킹'에 '탁구 신동'으로 출연해 현정화 한국마사회 감독과 팽팽한 탁구 대결을 펼쳐 국민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신유빈은, 테이블에서도 실력을 뽐내며 '신동'이라는 수식어가 지나치지 않음을 증명해나갔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국내 최고 권위 대회인 종합선수권대회에서 대학생 선수를 4대 0으로 완파해 화제를 모았고, 중학교 2학년 때엔 조대성(삼성생명)과 한 조로 종합선수권 혼합복식에 나서 준우승을 차지했습니다.
2019년 아시아선수권을 앞두고 치러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는 당시 만 14세 11개월 16일의 나이로 태극마크를 달아 역대 최연소 국가대표 신기록을 썼습니다.
2020 도쿄 올림픽 세계 단체예선전은 신유빈이 국제무대 경쟁력을 제대로 입증해낸 무대였습니다.
당시 여자 대표팀은 패자부활 토너먼트까지 몰렸는데, 프랑스와의 결승전에서 신유빈이 맹활약을 펼친 덕에 극적으로 본선 진출권을 따냈습니다.
신유빈은 도쿄 대회에서 비록 메달을 목에 걸지는 못했으나 당차고 공격적인 플레이로 명승부를 연출해냈습니다.
힘껏 타구를 날릴 때 내는 기합소리로 '삐약이'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했습니다.
도쿄 대회 뒤 시련이 찾아왔습니다.
아버지 신수현씨가 "좀 쉬라고 해도 말을 안 듣는다"고 토로할 정도로 지나치게 훈련에 매진하던 신유빈은 2021년 11월 처음으로 출전한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오른 손목 피로골절 부상을 당해 기권했습니다.
반년 만에 테이블로 복귀했으나 부상은 재발했고, 신유빈은 결국 손목뼈에 핀을 박는 수술을 받았습니다.
두 번이나 수술을 해야했던 이 부상 때문에 신유빈은 마음껏 훈련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몸이 됐습니다. 무리하면 손목에 염증이 올라올 정도입니다.
부상의 사슬을 완전히 끊어내지 못했는데도, 신유빈은 더 강해지기만 했습니다.
지난해 5월 더반 세계선수권에서 전지희와 함께 한국 선수로는 36년 만에 여자 복식 결승에 오르더니 은메달을 거머쥐었습니다.
이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전지희와 여자 복식 우승을 합작하며 한국 탁구에 21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안겼습니다.
그러더니 올림픽 무대에서 메달 2개를 수확했습니다.
혼합복식에서 임종훈(한국거래소)과 동메달을 따내더니 이날은 언니들과 여자 단체전에서 독일을 물리치고 두 번째 동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한국 탁구가 '멀티 메달리스트'를 배출한 건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김택수(남자 단식 동메달·남자 복식 동메달), 현정화(여자 단식 동메달·여자 복식 동메달) 이후 32년 만입니다.
신유빈이 올림픽 메달을 더 수확할 기회는 앞으로도 많다. 아직 스무 살인 신유빈은 한국 탁구의 '파랑새'입니다.
(사진=연합뉴스)
유병민 기자 yuballs@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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