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차곡차곡 모아가는 드래곤볼… 이제 서서히 끝이 보인다, ‘뉴 삼성’ 롱런 기대감

김태우 기자 2024. 8. 10.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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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그 최고 유격수를 놓고 다툴 수 있다는 잠재력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는 이재현 ⓒ삼성라이온즈
▲ 박진만 삼성 감독은 김영웅이 리그 최고 3루수로 클 수 있는 자질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삼성 라이온즈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삼성은 올 시즌 전문가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을 거두고 있다. 9일 현재 시즌 57승51패2무(.528)로 리그 3위를 달리고 있다. 선두 KIA와 경기차는 6.5경기로 벌어진 상황이지만 2위 LG와 거리는 단 한 경기다. 시즌 전 삼성이 2위를 놓고 경쟁할 것이라 예상한 이들은 별로 없었다. 분명한 성과다.

그런 성적과 더불어 야수진의 세대교체까지 잡아가고 있다는 건 더 긍정적인 성과다. 당장 올해만이 아닌, 앞으로의 성적을 담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내·외야 모두 젊은 선수들이 등장하고, 또 고비를 넘기며 자리를 잡고 있다. 마치 드래곤볼을 수집하듯 하나하나 자리가 채워지고 있는 셈이다.

유격수 포지션에는 2022년 1차 지명자인 이재현(21)이 있다. 9일 현재 시즌 78경기에서 타율 0.274, 12홈런, 5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19를 기록하며 공·수를 모두 갖춘 대형 유격수로서의 자질을 보여주고 있다. 이미 지난해 143경기에서 뛰며 친 홈런 개수(12개)에 이르렀다. 부상만 아니었다면 골든글러브 레이스에도 합류할 수 있었던 성적이다. 유격수 하나를 키우기가 얼마나 어렵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재현의 등장은 배가 부르다.

이재현 옆에 서는 3루수 포지션에도 김영웅(21)이라는 스타가 등장했다. 2022년 삼성의 2차 1라운드(전체 3순위) 지명을 받은 김영웅은 박진만 삼성 감독이 최고 3루수로 성장할 수 있는 자질을 갖췄다는 극찬을 이끌어내고 있다. 시즌 103경기에서 타율은 0.261로 그렇게 높지 않지만 23개의 홈런을 때리며 거포 3루수로서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시즌 OPS는 0.827이다. 2022년 신인드래프트 상위 지명권을 내야수에 아낌없이 투자했던 삼성의 선택은 옳았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외국인 선수와 오재일이라는 베테랑에 의존해야 했던 1루에도 이성규(31)가 등장했다. 그간 잠재력에 비해 1군에서 성적을 내지 못해 애를 태웠던 이성규는 시즌 104경기에서 19개의 홈런을 치는 등 OPS 0.865를 기록 중이다. 내야는 물론 외야에서도 활용이 가능한 활용성까지 갖췄다. 나이가 적지는 않은 편이지만 1루는 상대적으로 더 오래 전성기를 유지할 수 있는 포지션이다. 30대 초반임을 고려하면 너무 늦지 않게 등장했다.

외야는 구자욱이라는 리그 최정상급 선수가 한 자리를 차지한 가운데 최근 2~3년간 꾸준히 새로운 선수들이 출현하고 있다. 아직 확실하게 자리를 잡은 선수는 없지만 그래도 기대를 걸 만한 자원들이 훨씬 늘어났다. 올해는 윤정빈(25)이 등장했다. 시즌 44경기에서 타율 0.309, OPS 0.868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내비쳤다.

중견수 자리는 2루에서 외야로 나온 김지찬(23)이 해결해가고 있다. 시즌 107경기에서 타율 0.318에 32개의 도루를 기록 중이다. 박진만 감독이 팀의 공격 폭발력은 김지찬의 출루에 달렸다고 말할 정도로 공격에서 맹활약 중이다. 수비도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지금은 첫 발 스타트 등 여러 가지 부분이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비는 계속 나갈수록 나아질 가능성이 크다.

▲ 중견수로 포지션을 전환한 김지찬은 공수 모두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여주며 중원 사령관으로 거듭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포수에서도 강민호의 뒤를 이병헌(25)이 잘 받쳐주고 있다. 시즌 71경기에서 타율 0.269를 기록하는 등 1군 경험을 쌓으며 점차 기량이 나아지고 있다. 경험적인 측면에서 한 번에 만들어지지 않는 게 포수이기는 하지만 이미 군 문제까지 해결한 포수 자원이다. 강민호가 아직 방파제 몫을 해주고 있기에 이병헌의 안정적인 성장을 기대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외국인 선수 한 자리를 빼면 이제 남은 드래곤볼은 2루 정도라고 볼 수 있다. 아직은 여기에 도전장을 내밀 만한 젊은 선수가 잘 보이지 않는다. 현재 팀의 주전 2루수는 베테랑 류지혁이다. 시즌 초반에는 안주형 등 몇몇 젊은 선수들이 있었지만 베테랑들을 밀어내지는 못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9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이재현 김영웅이라는 젊은 선수들이 (내야의) 주축이 되어 있는 상황이다”면서 “한 시즌에 내야 포지션에 그렇게 신인급들이 다 올라올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아직까지 2루는 젊은 선수들이 조금 더 성장해야 한다”고 마지막 과제를 짚었다. 그러나 이재현 김영웅이 동시다발적으로 자리를 잡음에 따라 내야의 장기적 구상에 상대적으로 여유가 생긴 건 사실이다. 조금 더 홀가분하게 적임자를 찾을 수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 삼성 야수진의 드래곤볼은 다 모이는 순간이 삼성의 롱런 시작을 알리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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