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복수도 성공' 한국 女 탁구, 16년 만에 단체전 동메달 쾌거! 독일 3-0 완파! 신유빈 동메달 2개째! [올림픽 NOW]
[스포티비뉴스=파리(프랑스), 조용운 기자] 한국 여자 탁구가 16년 만에 올림픽에서 단체전 메달을 거머쥐었다.
신유빈(대한항공), 전지희(미래에셋증권), 이은혜(대한항공)로 이뤄진 여자 탁구 대표팀은 1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 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독일에 매치 점수 3-0 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여자 탁구는 2008 베이징 대회 이후 실로 오랜 만에 단체전 포디움에 오르게 됐다. 단체전이 처음 도입됐던 베이징에서 김경아, 박미영, 당예서가 동메달을 따내며 출발이 괜찮았다.
이후에는 늘 고비에서 무너졌다. 3년 전 도쿄 올림픽만 하더라도 8강에서 독일에 패해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지금도 대표팀 주축을 이루는 신유빈, 전지희를 앞세웠으나 2-3으로 패했다.
이번에도 동메달 갈림길에서 독일을 만났다. 설욕을 위해서는 한국이 가장 자신하는 1복식부터 잡아야 한다. 에이스 신유빈과 전지희가 합을 이뤘다. 둘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여자복식 금메달의 찰떡 호흡을 자랑한다.
전지희는 4강에서 패한 뒤 "아쉬웠던 스타트부터 더 잘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겠다"라고 했다. 신유빈 역시 "정말 이제 올림픽 마지막 경기다. 그래서 진짜 후회 없는 경기를 만들고 싶다. 공 하나에 모든 걸 쏟아붓는다는 마음으로 열정적으로 해서 메달을 따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심기일전해 나선 첫 복식에서 몸이 확실히 가벼웠다. 신유빈과 전지희는 독일의 완위안-시오나샨 조를 상대로 0-2 상황에서 내리 6점을 따내며 흐름을 바꿨다. 9-6에서 신유빈의 강한 포핸드가 성공하면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2게임에서도 신유빈과 전지희의 뒷심이 좋았다. 초반에는 끌려가다 5-5로 처음 동점을 만든 뒤 역전까지 성공했다. 이후 11점까지 무난하게 달리면서 승기를 잡았다. 물론 고비도 있었다. 5-1로 앞서던 3게임을 뒤집히면서 흐름을 내줬다.
4게임까지 좋지 않은 분위기가 이어졌다. 듀스까지 잘 끌고 갔는데 내주면서 결국 5게임에 가서야 승패가 갈렸다. 마지막도 쉽지 않았는데 8-7로 처음 역전에 성공한 뒤 환상적인 리시브를 보여주면서 1복식을 3-2(11-6, 11-8, 8-11, 10-12, 11-8)로 짜릿하게 가져왔다.
관건은 이은혜의 단식이었다. 최대 두 차례 단식을 치러야 하는 이은혜의 컨디션에 따라 한국이 독일을 벼랑 끝으로 몰 수 있을지가 결정될 전망이었다. 이은혜는 2단식에서 안네 카우프만을 만나 자신감 넘치는 경기를 펼쳤다. 상대 서브가 크게 강력하지 않아서 이은혜가 정교한 포핸드를 통해 점수를 샇아나갔다. 무난하게 1게임을 가져간 뒤 두 번째 게임은 역전하는 데 성공했다. 중반까지 잘 따라붙다 빈틈이 보이자 뒤집기에 성공했다. 카우프만은 전의가 꺾였고, 이은혜는 수월하게 3게임까지 가져가면서 3-0(11-8, 11-9, 11-2)으로 값진 승리를 안겼다.
한국이 끝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잡았다. 앞으로 한 세트만 더 따면 동메달을 목에 걸 기회였다. 중대 고비에서 전지희가 바통을 이었다. 3단식에 나선 전지희는 시오나샨을 상대로 몰아붙이는 경기를 완성했다. 1게임부터 일찌감치 점수를 적립하면서 기세를 올렸다. 어려움 없이 1게임을 챙긴 전지희는 두 번째 게임 역시 4-1로 앞서나가며 신을 냈다. 리드를 유지한 전지희는 상대를 4점에 묶어두고 11점을 찍어 2게임까지 챙겼다.
이제 동메달까지 딱 한 게임 남았다. 전지희는 1-3 상황에서 4-3으로 흐름을 뒤바꾼 뒤 마침표를 찍기 위해 마지막 힘을 짜냈다. 다급해진 독일이 타임 아웃을 부르면서 전지희에게 넘어가는 기세를 끊으려고 노력했지만, 재개되자마자 전지희가 5-3으로 격차를 더 벌리면서 사실상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전지희는 이 점수차를 잘 유지하면서 3-0(11-6, 11-6, 11-6)으로 이겼다.
최종 스코어 3-0으로 한국이 독일을 제압했다.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으면서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승리가 확정된 순간 모두 나와 부둥켜 안고 울기까지 했다. 특히 신유빈이 독일에 복수를 성공하면서 한국 탁구 역사 계보를 이었다. 단일 올림픽에서 두 개의 메달을 따내는 4번째 선수가 됐다.
앞서 임종훈(한국거래소)과 함께 혼합복식에서 동메달을 따낸 신유빈은 단체전 동메달을 통해 1998 서울 대회 유남규(남자 단식 금·남자 복식 동), 1992 바르셀로나 현정화(여자 단식 동·여자 복식 동), 김택수(남자 단식 동·남자 복식 동) 등 레전드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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