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브리핑] 남북한, 올림픽서 빛났다…北 주민 '걸어서 귀순'

이치동 2024. 8. 10.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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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 이치동 연합뉴스 기자>

[앵커]

한 주간의 한반도 정세와 외교·안보 이슈를 정리해 보는 토요일 대담 코너 '한반도 브리핑'입니다.

국제, 외교·안보 분야 담당하는 이치동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이번 주 주요 사안부터 소개해주실까요.

[기자]

이번 올림픽에서 남북한 선수들이 보여준 모습에 박수를 보냅니다.

오늘 다룰 내용 정리하고, 조금 더 짚어 보겠습니다.

북한 올림픽 대표단이, 총 여섯 개의 메달을 따냈습니다.

특히, 체조 경기에 출전한, 안창옥 선수가 보여준 모습과, 태도가 주목받았습니다.

북한 주민 한 명이, 지난 목요일 한강 하구를 건너, 귀순했습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이, 영향을 줬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김정은 정권은 또다시, 대남 위협 '무기쇼'를 펼쳤습니다.

러시아와 이란 등에 수출을 위한, 홍보도 겨냥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파리 올림픽이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우리 대표단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리고 있는데요.

북한 선수들 성적은 어떤가요?

[기자]

우리나라 선수들이나 북한 선수들이 올림픽 무대에 서기 위해 그동안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겠습니까.

결과에 대한 평가는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보여준 모습은 박수받을 만하다고 봅니다.

북한은 일곱개 종목에 16명의 선수가 참가했죠.

어제 여자 레슬링에서 최효경 선수가 동메달을 추가해서, 총 여섯 개의 메달로 모든 경기를 마쳤습니다.

아쉽게도 금메달은 없습니다.

표면적인 성과로만 보면, 북한 선수들이 평양에 돌아가서 카퍼레이드 환영을 받을 거 같지는 않습니다.

2021년에 열린 도쿄 올림픽엔 북한이 코로나 팬데믹을 이유로 불참했습니다.

8년 전 리우 올림픽 땐 31명의 선수가 참가해, 금메달 2개 포함 총 7개의 메달을 거둬들였습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때 성적이 좋았는데요.

금메달 4개를 획득해서, 평양 순안 공항에 대규모 환영 인파가 나왔고, 카퍼레이드를 펼치기도 했습니다.

'메달 퍼 캐피타'라는 사이트가 있는데요.

각국의 GDP 수준을 감안해 이번 올림픽 메달 순위를 매겨봤는데요.

이 기준으로는 이번에 북한이 12위이고, 한국은 38위, 1위는 도미니카라고 합니다.

[앵커]

어쨌든 북한이 8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복귀한 것 자체에 의의를 둬야겠죠.

관련해서 외신 보도도 많이 나왔더라고요.

[기자]

은둔, 고립, 미사일 발사, 그리고 쓰레기 풍선까지, 도발과 대결로 점철된 북한의 이미지 속에도, 선수들의 정정당당한 승부와 태도에 국제사회가 주목했습니다.

지난주에 남북한 탁구 선수들이 함께 셀카를 찍는 순간 포착을 소개해 드렸는데요.

이어 여자 복싱에서 나란히 동메달을 딴 임애지, 그리고 방철미 선수도 시상대에서 같이 기념 촬영을 했습니다.

특히, 이번 주엔 북한이 자랑하는 체조 요정 안창옥 선수가 주목받았습니다.

영국 BBC 방송은 "북한이 파리 올림픽에서 외교적인 체조를 선보였다"는 제목으로 보도했습니다.

미국의 시몬 바일스가 도마에서 경기를 마치고 환호할 때, 라이벌인 안창옥 선수가 박수를 보내는 장면을 조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올림픽으로 국제무대에 복귀하고, 스포츠 교류를 통해 외교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경기장 내 응원도 이보다 더 대조적일 수 없다고 짚었는데요.

바일스 응원을 위해 톰 크루즈, 레이디 가가, 아리아나 그란데 등 미국의 당대 최고 스타들이 경기장을 찾았습니다.

수천 명의 관중이 바일스를 연호했습니다.

반면, 안창옥 선수를 응원하러 온 사람은 없었다는 겁니다.

호주 일간지인 시드니 모닝 헤럴드도 기사를 실었습니다.

제목은 "북한 선수들이 잔혹한 정권에 가려 세상에 잘 드러나진 않지만, 장식용 핀은 교환했다"입니다.

도미니카 수영 선수 등이 북한 선수에게서 받았다는 인공기 무늬가 있는 핀 사진을 SNS에 올렸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이 올림픽을 국제사회에 친근한 모습을 보이는 데 활용한 셈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앵커]

남북한 선수들의 셀카 모습은 언제 봐도 인상적입니다.

그런데 한편에선 북한 선수들이 삼성이 제공한 스마트폰을 가져가도 되느냐를 두고 논란도 일었습니다.

결국 IOC가 나서서 정리했죠?

[기자]

올림픽 후원사인 삼성이 참가 선수들에게 최신형 폴더블 스마트폰을 지급했습니다.

직접 준 건 아니고, IOC를 통해서 배포했는데요.

등록 센터에서 수령하는 형식입니다.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 RFA가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부품을 군사용으로 쓸 수 있는 첨단 전자기기 반입을 금지하는 건데요.

우리 정부도 북한 선수들이 본국에 스마트폰을 가져가면, 원칙적으로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입장을 냈습니다.

물론, 사안별로 예외를 인정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북한 선수들이 스마트폰을 가져가도 개인적으로 쓰지 못하고, 북한 당국이 바로 뺐을 거라는 걸 고려한 건데요.

더구나, 요즘 안보리 제재 이행에 어려움도 크고 하니, 경각심 제고 차원도 있겠죠.

하지만, IOC가 북한 대표단은 삼성 스마트폰을 받아 가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상황이 정리됐습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도 귀국 전에 반납하는 조건으로, 스마트폰을 주려 했지만, 북측이 수령을 거부한 바 있습니다.

[앵커]

김정은 총비서가 폴더블 스마트폰을 쓰는 거로 추정되는 사진이 공개됐었잖아요.

북한 매체의 보도 영상을 보면, 측근들도 스마트폰을 많이 쓰더라고요.

[기자]

작년에 ICBM 발사 현장을 시찰할 때였는데요.

김 위원장이 앉아있었는데, 탁자에는 담배, 재떨이와 함께 폴더블폰으로 보이는 물건이 놓여 있었습니다.

케이스가 씌워져 있어서 정확한 기종은 확인이 안 됐는데, 모양과 두께로 볼 때 삼성이나 화웨이 제품으로 추정됐습니다.

아울러, 김정은의 최측근들도 스마트폰을 쓰는 모습이 종종 포착되고 있습니다.

조용원 노동당 비서나 의전 담당 현송월 당 부부장도 김정은을 수행하면서 전화를 받기도 하고 사진을 찍는 모습도 북한 매체를 통해 공개된 바 있습니다.

최소한 북한 간부들 사이에선 스마트폰이 업무상 일상화가 된 거로 보입니다.

[앵커]

한반도 상황도 좀 살펴보겠습니다.

북한 주민이 오랜만에 귀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기자]

북한 주민이 8일 새벽에 한강하구 남북 중립 수역을 걸어서 넘어왔습니다.

한강 하구가 한강, 임진강, 예성강이 만나서 서해로 흘러가는 물길인데요.

물이 빠진 썰물일 때 도보로 강화도 옆 교동도에 도착했다고 합니다.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강화도와 교동도에서 북한 땅이 맨눈으로 훤히 보일 정도로 가깝습니다.

한 2~3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당초 우리 군이 두 명이 오는 거로 포착했는데, 결국 1명만 귀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국정원을 중심으로 한 합동 심문팀이 귀순 의도와 경위를 조사 중입니다.

올 때 민간인 복장이었다고 하는데요.

군인 신분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최근 재개된 대북 확성기 방송이 귀순 결정에 영향을 줬을지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북한 주민의 귀순은 공개된 사안 기준으로, 지난해 10월 4명이 동해로 소형 목선을 타고 온 이후 10개월 만입니다.

당시엔 우리 군이 망망대해에서 이 목선을 제대로 추적을 못 했습니다.

어민 신고로 해경이 먼저 현장에 도착해 신병을 확보해서 논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처음부터 포착해 감시하고 귀순을 유도한 성공한 작전"이라고 신원식 국방장관이 밝혔습니다.

[앵커]

이 남북 중립 수역이라는 게 비무장지대 DMZ와는 무엇이 다른 지도 설명을 좀 해주실까요?

[기자]

1953년 정전협정에 따라 설정된 완충구역입니다.

지상에는 군사분계선을 중심으로 DMZ가 있지만, 한강 하구에는 경계선이 없어서 중립 수역으로 지정한 겁니다.

여기도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가 관할합니다.

이용 시 허가를 받아야 하는 거죠.

원래 남북이 평화적으로 같이 이용하자는 취지였지만, 우발적 충돌에 대한 우려 탓에 제한을 걸었습니다.

폭이 좁은 데는 900미터밖에 안 돼서 헤엄을 치거나 걸어서 넘어오는 사례가 종종 있습니다.

물론, 북한군 감시와 철조망, 지뢰망을 뚫는 데 성공해야 합니다.

[앵커]

지난주 이 시간에 압록강 유역 수해로 현지 주민들이 큰 피해를 봤다는 소식 전해드렸잖아요.

이 와중에도 북한이 신형 탄도 미사일 발사 능력을 과시하는 대규모 행사를 열었습니다.

[기자]

먼저 김정은 총비서가 어제 평안북도 의주군 수해 현장을 다시 방문했다고 북한 관영 매체가 전했습니다.

김정은은 연설에서 다른 나라와 국제기구가 제안한 인도적 지원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철저히 자력으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원칙을 내세웠습니다.

한국 등 외부의 구호 물자 지원을 거부한 거죠.

말씀하신 대로 지난 4일엔 남한을 겨냥한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발사 차량 250대를 DMZ 인근 부대에 넘기는 이벤트에 참석했습니다.

사거리가 110킬로미터 정도 되는 근거리 탄도미사일인 '화성-11D형' 발사용이라는 분석입니다.

우리 수도권 타격용이죠.

차량형 이동식으로 대당 발사관이 4개여서, 단순 계산으로 탄도 미사일 천 발을 동시에 날릴 수 있는 겁니다.

정확도와 파괴력이 우수한 탄도 미사일을 포탄처럼 마구 날릴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해 위협 수위를 높이려는 거로 보입니다.

[앵커]

평양 시내 광장에 250개의 발사대를 줄지어 세워놓은 걸 보니까, 무슨 영화에 나오는 장면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대남 위협 외에도 일종의 무기 홍보.

마케팅 목적도 있다고 봐야겠죠?

[기자]

김정은이 미사일 등 주요 무기를 게임이나 영화에 나오는 거처럼 폼 나게 배치하고 시험하는 걸 좋아하는데요.

일종의 퍼포먼스, 무기 쇼죠.

군사적 위협 극대화 외에도 수출 상품 전시와 홍보 효과도 노리는 거로 보입니다.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한 포탄과 탄도미사일이 우크라이나 공격에 쓰이고 있는 거로 알려졌는데요.

최근엔 불새라고 불리는 북한산 대전차 미사일을 탑재한 장갑차가 우크라이나 전장에 등장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이란 등 중동과 아프리카에도 잠재 고객이 제법 있을 텐데요.

미국 국방 전문지 디펜스 뉴스는 한국 K-방산이 빠르게 성장하는 와중에, 북한의 군수 산업, NK-방산도 러시아 덕분에 불을 뿜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앵커]

이번 올림픽에서도 확인됐듯이, 스포츠의 힘은 큽니다.

과거 동독과 서독도 스포츠를 통해 꾸준히 교류했는데요.

한반도에서도 평화와 화해의 마중물이 필요해 보입니다.

오늘 한반도 브리핑 여기서 마칩니다.

이치동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북한 #파리올림픽 #한강하구 #귀순 #미사일발사대 #김정은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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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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