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불났다고 왜 세금 지원?…깊어지는 갈등에 서러운 주민들
입주민들 “갈등 조장 글에 상처”
벤츠 코리아 45억 기부…“인도적 차원”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 사고에 인천시 지원금이 지급되는 것을 두고 이웃 간 갈등이 빚어지는 모양새다. 인천시와 서구가 생활안전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한 직후 일부 주민들은 지역커뮤니티 등에 아파트 화재로 인해 세금이 투입되는 것에 불만을 쏟아냈다. 반면 폭염에 일주일 넘게 ‘피난살이’를 하고 있는 입주민들을 향한 비난을 멈춰 달라는 호소도 이어졌다.
하지만 지원 계획이 발표된 후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게시글과 함께 사실과 다소 다른 정보들이 공유되고 있다.
화재 초기 연기에 그을린 차량을 무료로 세차해주는 세차장 업주, 순대국을 무료로 제공하는 음식점 사장의 미담이 전해지며 청라 주민의 공동체의식이 찬사를 받기도 했지만 점차 갈등으로 비화하는 분위기다.
한때 “4인 가구를 기준으로 최대 580만원에 달하는 피해 지원금이 지급된다”는 부정확한 글이 퍼지며 논란이 커지기도 했다. 산술적으로만 따져도 4인 가구가 받을 수 있는 지원금은 580만원이 아니라 최대 451만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숙박비와 식비를 합쳐 하루 최대 18만8000원을 받을 수 있고, 숙박비를 받을 경우 목욕비는 중복 지원이 되지 않는다.
지원 적용 기간은 10일인 아파트 청소 착공일로부터 14일 이내로 한정돼 있어 무한정 지원을 받는 것도 아니다. 서구는 아파트 청소 작업이 종료되는 시점이 앞당겨질 경우 실제로 지급되는 금액은 더 적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여기에 지원 대상이 아파트 14개 동 가운데 피해가 집중된 6개 동 주민으로 한정되고 임시주거시설 이용자까지 제외하면 지원 대상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피해 주민들은 단전·단수로 1주일 넘게 '피난살이'를 하고 있고 분진으로 인해 가전제품과 가구도 바꿔야 할 처지에 놓였는데 갈등을 조장하는 글들에 더욱 상처를 입고 있다고 토로한다.
화재 피해자라고 밝힌 한 주민은 온라인에서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들을 580만원으로 계산해 갈등을 조장하고 욕하지 말아달라”며 “1600세대 대부분의 입주민은 위로와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있다”고 심경을 밝혔다.
한편 인천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해당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로 주민 등 23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다. 차량 140여대가 불에 타거나 그을렸고 지하 설비와 배관 등이 녹아 1580세대의 수돗물 공급이 중단되기도 했다.
앞서 벤츠 코리아 임원진은 지난 7일 현장을 찾아 사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당시 임원진은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인도적 차원에서 피해 주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필요한 부분을 전폭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긴급 지원 자금으로 45억원을 마련해 현장을 찾았다.
벤츠는 사고 직후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다수의 본사 전문가를 현장에 긴급 투입했으며, 당국의 조사에 협조하고 있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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