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벌당 15마리 죽어야"…프라다·구찌 이어 막스마라도 ‘모피 금지’ 합류[댕냥구조대]

박지애 2024. 8. 10.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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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스마라 모피 상품 판매 금지키로
프다라, 구찌, 베르사체, 발렌시아가 등
여러 명품 브랜드에 이어 모피 금지 합류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밍크·모피 코트 하나를 위해선 50마리 밍크, 15마리 여우, 그리고 100마리의 친칠라가 죽어야 합니다.

밍크·모피 코트, 폭스퍼, 라쿤퍼는 겨울 패션 인기 아이템으로 밍크, 폭스, 라쿤을 사육하는 전문 농장도 세계 각지엔 존재합니다. 이 동물들은 뜬장 등 열악한 환경에서 사육되다 산채로 가죽이 벗겨지는 등 고통스럽게 죽게 됩니다. 그리고 마리당 보다 많은 모피양을 위해 의도적으로 살을 찌우는 등의 사육방법도 동원됩니다.

모피의 효율적 생산을 위해 의도적으로 좁은 공간에서 ‘비만’으로 사육되는 슈퍼여우의 모습(사진=동물권행동 카라)
그럼에도 많은 패션 업체들은 밍크코트나 폭스퍼 등의 생산을 중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요가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 돌체앤가바나, 베르사체, 발렌시아가에 이어 막스마라 등 명품 패션 브랜드들이 앞장서서 있딴 ‘모피 금지’ 물결에 합류하고 있습니다.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한국HSI)은 이탈리아 브랜드 막스마라 패션그룹의 공식적인 모피 금지 정책 발표에 대해 이를 환영한다고 10일 밝혔습니다. 막스마라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포함한 전 매장에 명품 브랜드들이 잇따라 모피금지 물결에 합류하고 있다”면서 “모피 상품을 팔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 패션 컬렉션에서 어떤 모피 상품도 선보이지 않을 것” 이라 공고하고 모피 금지 정책을 도입을 공식화했습니다.

오로지 털을 위해 걸러지고 죽임당하는 밍크, 폭스, 라쿤을 사육하는 전문 농장은 북유럽, 중국,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분포되어 있습니다. 이들 역시 공장식 축산의 형태를 띠고 있으며, 대량 사육과 도살이 반복됩니다.

비좁은 환경, 열악한 위생, 스트레스, 질병 그리고 유전적 다양성 부족 등의 문제로 고통받는 모피 농장의 동물 복지 상황은 처참합니다. 제대로 움직이기는커녕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정형행동과, 카니발리즘(동족 포식)을 반복하기도 합니다.

2020년부터 코로나 바이러스 매개체로 지목된 밍크농장의 밍크들이 대량 살처분되고 있다.(사진=동물권행동 카라)
더욱이 걱정되는 것은 이들의 열악한 환경으로 인해 감염병 유행에 취약하며 추후 인수공통감염병의 발생지가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 2020년부터 모피 농장에서 코로나19가 대유행하면서 ‘SARS-CoV-2 바이러스’가 밍크 모피 농장에서 발견되었으며, 코로나바이러스의 매개체로 지목된 수백만 마리의 밍크들이 살처분되기도 했습니다.

복합적인 문제들로 인해 결국 영국은 2000년부터, 호주가 그 뒤를 이어 2005년부터 모피 농장을 금지했습니다. 2024년까지는 모피 농장을 없애겠다는 네덜란드도 코로나바이러스의 유행으로 2020년에 산업의 조기 폐쇄를 선언했습니다.

이 밖에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세르비아 등의 나라들도 모피 농장을 금지하기 시작하면서 모피 사업의 하향곡선을 그 이유로 들었습니다.

모자 장식을 위해 뜬장에서 사육하다 죽임당하는 너구리 모습(사진=동물권행동 카라)
휴메인 소사이어티는 “막스마라의 이와 같은 발표에 앞서, 지난 2월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을 비롯한 전 세계 50여 개의 동물 보호 단체로 구성된 ‘모피 반대 연합’은 세계 패션 위크 행사 기간 동안 모피 반대 캠페인을 펼쳤으며, 이는 패션 위크가 열리는 뉴욕, 런던, 밀라노, 파리에서 진행됐다”며 “막스마라는 모피 반대 연합의 캠페인을 통해 모피 반대 정책 도입을 촉구하는 27만 건 이상의 이메일과 5000여 통의 전화를 받았다. 온라인에서도 막스마라에 모피 금지를 촉구하는 수많은 소셜미디어 포스팅이 게재됐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또한 유럽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과 이탈리아 동물보호단체(Lega Anti Vivisezione)도 밀라노 패션 위크 동안 이탈리아의 레조 에밀리아에 위치한 막스마라 본사 건물 위로 모피 반대에 대한 메세지를 담은 열기구 풍선을 띄웠습니다.

앞서 막스마라 패션 그룹은 105개의 나라에서 25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며 밍크, 여우, 너구리의 털과 가죽으로 장갑, 커프, 키 체인 등을 생산 및 판매해왔습니다.

돌체앤가바나, 생 로랑, 메종 발렌티노, 프라다, 구찌, 베르사체, 알렉산더 맥퀸, 발렌시아가, 아르마니 등과 같은 세계 명품 패션 브랜드들이 이미 모피를 금지해온데 이어 막스마라도 ‘모피 프리(fur-free)’ 브랜드로 합류하게 된 것입니다.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 패션 정책 이사 피제이 스미스(PJ Smith)는 “막스마라가 모피 금지에 동참하게 되어 기쁘다. 막스마라는 전 세계가 올바른 결정을 하도록 요청하는 목소리를 수용했다. 이 결정은 모피 사용이 지속 가능한 패션 산업에 더 이상 필요치 않다는 것을 한 번 더 상기시킨다” 고 전했습니다.

모피 반대 연합의 의장인 조 빈딩(Joh Vinding) 정책국장은 “막스마라의 새로운 정책에 박수를 보낸다. 막스마라는 모피 상품을 판매하는 얼마 남지 않은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 중 하나였다. 이들이 동물 착취와 모피 제품 취급을 중단한 것은 세계 패션 시장에 큰 메시지를 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HSI 서보라미 정책국장도 “한국에서도 동물복지와 친환경 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 패션시장도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여 동물모피의 사용을 중지하는데 함께 동참하길 바란다”고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박지애 (pja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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