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진 배출한 '양궁 명문'도 저출산 직격탄···학생 수 감소에 운영 위기

신입생 올해 3명 그쳐
후보 선수 선발 어려움

앞줄 왼쪽 두번째 상장을 들고 있는 초등학생 시절 김우진 선수,. 사진 제공 = 이원초등학교

[서울경제]

2024 파리올림픽 양궁 3관왕에 오른 김우진(청주시청) 선수를 배출한 ‘양궁 명문’ 충북 옥천 이원초등학교의 양궁부도 저출산에 따른 학생 수 감소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옥천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1980년 창단된 이 학교 양궁부는 김 선수와 아테네(2004년)·베이징(2008년)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인 박경모 공주시청 남자양궁팀 플레잉 감독이 거쳐갔다. 박 감독은 이 학교 67회(1988년), 김 선수는 84회(2005년) 졸업생이다.

이 학교 양궁부는 2·3학년 때 후보 선수를 모집해 유망주를 발굴한 뒤 바로 옆 이원중학교와 훈련장을 공유하면서 초·중학교 연계 프로그램에 따른 집중 훈련을 한다. 이처럼 유망주가 기본기를 충실히 다질 수 있는 시스템이 양궁 명문으로 자리 잡은 비결로 꼽힌다.

그러나 최근 이 학교 전교생은 불과 33명으로 줄면서 양궁부 운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현재 양궁부원은 9명이지만 이 중 5명은 지난 6월 선발된 후보 선수다. 신입생은 올해 3명에 불과했고 저출산의 여파로 앞으로 더욱 줄어들 것을 감안하면 몇 해 뒤면 후보 선수 선발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원중학교 양궁부 역시 부원이 학년별로 1명씩만 남아 있다. 때문에 겨우 단체전 참가 인원 3명을 채우고 있지만 한 명이라도 불참하면 대회 단체전 출전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이원초등학교는 지난해부터 주변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양궁 체험학습'을 진행하고 있다. 과녁 앞에 서서 활시위를 당기거나 선수들의 훈련 과정을 지켜보면서 양궁에 매력을 느끼게 해 전학까지 유도하려는 전략이다.

옥천군은 김 선수의 올림픽 3관왕 등극을 계기로 이원초~이원중학교 중심의 양궁 붐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김 선수의 고향인 이원면 미동리를 지나는 이원면 사거리~밤티재 구간을 '김우진 로(路)'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박경훈 기자 socoo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