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수해 지원 거부한 김정은…“자체 힘으로 앞길 개척”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안북도·자강도·양강도 수해와 관련해 어린이와 학생, 노인, 환자, 영예 군인 등 취약 수재민 1만 5400여명을 평양으로 데려가 돌보겠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전했다. 국제사회의 수해 지원 제의에 대해서는 “자체의 힘과 노력으로 자기 앞길을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지난 8~9일 평안북도 의주군 수해지역을 찾아 폭염 속에 천막으로 만든 임시거처에서 지내는 이재민들을 위로하고 재해 복구를 위한 중대 조치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은 연설에서 “어린이들과 학생들에 대한 보육과 교양, 교육 문제는 하늘이 무너져도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제1의 국사”라며 “국가가 재해 복구 기간 이 사업을 전적으로 맡아 하겠다”고 했다.
김정은은 압록강 유역의 피해 규모가 워낙 커서 망가진 주택을 새로 짓고 인프라를 보수하는 데 적어도 2∼3달은 걸릴 것이라며 이 기간 연로한 어르신, 병약자, 영예 군인과 어린아이가 있는 어머니도 평양에서 지낼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김정은은 미취학 아동 2198명, 학생 4384명, 노인 4524명, 병약자와 영예 군인 265명, 어린아이 어머니 4096명 등 평양에 데려오려는 수재민은 총 1만5400여명에 달한다는 구체적인 통계도 제시했다.
김정은은 “어린이들과 학생들을 위한 임시 학습공간을 마련해놓고 평양시 안의 소학교, 중학교, 학령 전 교육기관들의 교원, 교양원들을 망라하는 임시 기동교육대를 조직하여 방학이 끝난 후부터 어린이들과 학생들에게 중단없이 교육을 주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은 수해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도, 외부의 도움을 받지 않고 수해를 자체 힘으로 극복해 나가겠다고도 밝혔다. 그는 “지금 여러 나라들과 국제기구들에서 우리에게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할 의향을 전해오고 있다”며 사의를 표한 뒤 “자체의 힘과 노력으로 자기 앞길을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앞서 우리 정부와 유니세프, 러시아, 중국은 북한에 수해 관련 구호물자를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김정은은 한국 언론이 수해 피해 보도를 날조해서 보도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수해 지역에서 인명 피해자가 발생하는 속에서 지난달 27일 평양에서 전승절 행사를 진행했다는 억지 낭설까지 퍼뜨리고 있다”며 “저들 사회에서 일어난 각종 사고에 대해 정부의 늦장 대응이라는 말이 나돌고 그러한 현상이 일상인 나라이다 보니 우리를 폄훼하는 궤변들을 한번 엮어 자기 국민을 얼리고 세상 여론을 흔들어보자는 심산”이라고 했다.
김정은은 그러면서 “적은 변할 수 없는 적이다. 적이 어떤 적인가를 직접 알 수 있는 이런 기회를 대적관을 바로 하는 기회로 만들어야 하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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