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5.34' 리그 꼴찌, 90억 안경에이스의 수난시대…"3~4점을 우습게 줘버린다" 김태형 감독도 화가 난다 [MD수원]

수원 = 박승환 기자 2024. 8. 10.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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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8월 9일 오후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KT의 경기. 롯데 김태형 감독이 2회말 마운드에 올라가 박세웅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수원 박승환 기자] "똑바로 던지라고 했다"'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은 지난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팀 간 시즌 11차전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투구수 79구, 12피안타(1피홈런) 5볼넷 1탈삼진 8실점(7자책)으로 부진하며 시즌 8패(6승)째를 떠안았다.

실점은 8점에 불과했지만, 피안타는 박세웅 커리어에서도 두 번째로 많은 12피안타. 최악의 투구였다. 박세웅은 1회 실점 없이 KT 타선을 막아냈으나, 두 개의 볼넷을 내주며 불안한 스타트를 끊었다. 그리고 불길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2회 김민혁과 배정대에게 연속 안타를 맞는 등 1사 2, 3루 위기에 몰리더니, 심우준에게 커브를 공략 당해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면서 0-2로 끌려갔다.

일단 실점은 했지만, 스코어링 포지션에 주자가 없어진 상황. 박세웅은 자신의 투구를 했어야 했다. 하지만 이어 나온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안타를 맞았고, 강백호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3실점째를 기록했다. 그리고 김상수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만루 위기를 자초하자, 이례적으로 김태형 감독이 마운드를 향해 걸어나갔다. 보통 경기 초반부터 투수가 흔들리면 투수 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해 투수를 다독이지만, 전날(9일)의 경우는 달랐다.

화가 잔뜩 나 보였던 김태형 감독은 박세웅을 강하게 질책했고, 박세웅은 사령탑이 마운드를 방문한 이후 1사 만루의 위기에서 오재일을 삼진, 황재균을 중견수 뜬공으로 묶어내며 이닝을 이닝을 매듭지었다. 하지만 사령탑의 쓴소리 효과는 일시적이었다. 박세웅은 3회 선두타자 김민혁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 수비 실책이 겹치면서 다시 한번 위기 상황에 놓였고, 배정대에게 적시타를 맞아 4실점을 기록했다.

문제는 불안한 투구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박세웅은 4회 시작과 동시에 김상수에게 안타, 오재일에게 볼넷을 내주더니 황재균에게 스리런홈런을 내주며 무려 7점을 헌납했다. 게다가 이후에도 김민혁-배정대-조대현을 상대로 쉴 틈 없이 두들겨 맞으면서 실점은 8점으로 불어났다. 이후에도 박세웅은 안정을 찾지 못했고, 심우준에게 볼넷을 내주며 다시 한번 만루 위기에 봉착한 후에야 수비의 도움을 받으며 위기를 벗어나 이닝을 매듭짓고 교체됐다.

2024년 8월 9일 오후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KT의 경기. 롯데 선발 박세웅이 4회말 연속 실점을 한 뒤 아쉬워 하고 있다./마이데일리
2024년 8월 9일 오후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KT의 경기. 롯데 김태형 감독이 2회말 마운드에 올라가 박세웅과 이야기를 나눈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마이데일리

지난 시즌에 앞서 박세웅은 롯데와 5년 총액 90억원의 연장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 승선해 금메달을 목에 걸며 병역 혜택까지 받았다. 이제는 그 어떠한 걱정도 없이 야구만 잘하면 되는 시점에서 자꾸 '퐁당퐁당'의 투구가 거듭되고 있다. 컨디션이 좋은 날에는 그 누구도 공을 건드릴 수 없을 정도지만, 전날(9일) 같이 무언가 좋지 않을 때에는 집중타를 맞거나, 자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10일 경기에 앞서 전날 마운드를 방문해 박세웅에게 해준 이야기를 묻자 "똑바로 던지라고 했다"고 짧게 답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 사령탑은 "본인이 가장 답답하겠지만, 보는 사람도 답답하다"며 "카운트가 유리하면 유리한 대로 타자들을 속이려고 하는 등 본인은 승부를 들어간다고 하는데, 자기 마음대로 잘 안되는 것 같다. 그리고 볼볼이 되면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가는 공이 말려들어간다. 그러니 맞는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전날(9일) 박세웅은 제구에서도 어려움을 겪었지만,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로 몰리는 공도 적지 않았다. 모든 최악의 상황이 겹친 결과가 4이닝 12피안타 8실점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본인의 공만 던지면 되는데, 자꾸 이런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선발 투수가 그런 투구 내용을 보이면 팀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는다. 경기 후반에 따라가는 것보다 초반에 그렇게 되는 분위기가 중요하다"며 "점수를 줄 수는 있다. 그런데 3~4점을 우습게 줘버린다"고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결국 김태형 감독은 박세웅이 퐁당퐁당 기복이 있는 모습을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롯데는 이날 황성빈(중견수)-고승민(2루수)-전준우(지명타자)-빅터 레이예스(좌익수)-손호영(3루수)-나승엽(1루수)-윤동희(우익수)-박승욱(유격수)-손성빈(포수) 순으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사령탑은 전날(9일) 경기 중반부터 투입돼 홈런을 포함해 멀티이닝을 터뜨린 노진혁의 선발 출전을 고려했으나, 선발 투수로 '에이스' 찰리 반즈가 마운드에 오르는 만큼 수비를 고려해 박승욱을 라인업에 올렸다.

2024년 8월 9일 오후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KT의 경기. 롯데 선발 박세웅이 4회말 1사 1,2루에서 황재균에게 3점 홈런을 허용한 뒤 아쉬워 하고 있다./마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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