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 인수 戰,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이슈&톡]

이기은 기자 2024. 8. 10.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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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내용 요약

이정재 투자 성향, 이쯤 되면 마수?
아티스트유나이티드vs래몽래인, 탐욕 엿보인 맞불작전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배우 이정재가 최대주주로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아티스트유나이티드, '재벌집 막내아들' 드라마 제작사 래몽래인의 맞불 전쟁이 본격화됐다. M&A를 다루는 업계 관계자는 “경영권을 빙자한 이권, 즉, 돈 갈등이 주요 화력”이라 풀이했다.

래몽래인 김동래 대표는 지난 6월 이정재와 박인규 전 위지윅스튜디오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소 완료한 상태다. 이에 이정재가 최대주주인 아티스트유나이티드 측도 법률대리인을 통해 김 대표를 사기 및 무고 혐의로 맞고소했다.

이 같은 법적 공방전의 시작점은 올해 초부터다. ‘성균관 스캔들’ ‘재벌집 막내아들’의 제작사로 유명한 래몽래인은 드라마 성공과 별개로, 근 몇 년 간 수익성이 악화돼 왔다. 이에 이정재, 박인규 전 대표를 비롯한 투자자들이 인수를 시도하기 시작했는데, 지난 3월 중순 래몽래인과 김동래, 투자자들은 투자자들이 유상증자를 통해 래몽래인 신주를 취득하는 방식으로 래몽래인 경영권을 인수한다는 내용의 투자계약도 체결했다.

이 과정에서 김 대표는 이정재가 래몽래인 지분을 갖게 된다면, 이정재 유명세로 유수 매니지먼트를 인수하거나 미국 현지 기획사로부터 투지를 유치할 수 있다며 상대 측이 자신을 기망했다고 주장했다. 자신과 투자자들 사이 래몽래인 공동 경영권도 약속 받았다는 주장이다.

무엇보다 김 대표는 이정재 측이 래몽래인 신주 발행 등으로 투자 받은 돈으로 타 회사 인수합병을 시도해 돈 불리기에만 혈안이 돼 있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러나 이에 관한 아티스트유나이티드 입장은 다르다. 김 대표와 공동 경영권을 약속한 적 없을뿐더러, 연예기획사를 상대로 한 투자 유치는 성장에 관한 ‘안(plan)’ 중 하나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더불어 김 대표가 주장하는 타사 인수합병 건에 관련해서도 의향서만 제출했을뿐, 인수가 실질적 결실로 이어지진 않았다는 입장이다. 또한 래몽래인 신주를 기준가액보다 낮게 발행한 것은 유상증자 과정의 통상적 할인이라고도 덧붙였다.

@1

이정재 기업 인수, '왜·어떻게'가 불분명하다

현재 이정재 측 입장은 법률대리인의 말대로 법적 서면, 유불리 면에서 떳떳할지 모른다. 기실 래몽래인 돈을 활용한 타사 인수는 ‘의향’으로 끝났을 뿐이고, 김대표 측과 쓴 계약서 또한 통상적인 경영권 승계 과정과 유사하다는 입장도 일리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앞서 이정재가 십 수 년 간 펼쳐온 각종 영세 기업 투자 방향성이 무엇을, 누구를 위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는 것도 중론이다. 현 아티스트유나이티드 전신은 2010년 설립된, 광고를 분석하는 데이터 기반 업체였던 와이더플래닛이었다. 이곳 역시 래몽래인처럼 적자로 허덕인 전례가 있고, 지난해 말 이정재는 절친 정우성, 아티스트컴퍼니를 인수했던 위즈윅스 박 전 대표 함께 손을 잡고 이곳에 투자했다.

예상대로 와이더플래닛 역시 이정재, 정우성 이름값에 힘입어 개미들 움직임 속 상한가를 쳤다. 그러나 이 또한 선행 매매 세력 개입 의혹을 피할 수 없었다. 이정재와 정우성 투자가 호재로서 공시되기 전, 이미 일주일 전 거래량이 급등했던 것이다.

뿐일까. 지난 2017년 이정재 정우성은 아티스트컴퍼니 대표로 코인 거래소 빗썸 최대 주주인 사업가 김 씨를 선임하는 등, 당시 뜨거웠던 거래소 투자에 돌연 손길을 뻗쳤다. 동시에 이들은 상폐 위기에 놓였던 의문의 기업 비덴트에도 수 십 억을 투자했는데, 휴지 조각이 될 뻔했던 비덴트는 거래 재개 첫날 주가가 두 배로 급등했다. 당시 빗썸은 이정재, 정우성 이름과 함께 뜨겁게 거론됐고 이용자들도 급속 유입됐다.

@2

영리한 톱 아티스트 맞지만…
투자 성향 재고할 때

이정재 산하 무리의 중장기적인 투자와 인수 최종 목적은 무엇일까. 가령, 이정재, 정우성이 연예인으로서 몸 담고 있는 매니지먼트 아티스트컴퍼니 외에 이정재가 다양하게 주주로 발을 걸친 회사들의 사업성은 다소 의아해 보인다. 소프트웨어 개발, 데이터 분석 등의 연예계와 무관한 정체성을 차치하고라도 한결같이 수익성이 나오지 않았다는 공통점도 있다.

근 10년 간 가상 화폐, 어플리케이션을 다루는 플랫 등이 신사업 소재로 각광 받은 가운데, 이정재는 일차적으로 모든 공식입장에서 K-콘텐츠 개발에 유의미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피력한다. 래몽래인 역시 유수 드라마를 만들어낸 제작사이긴 하다. 그러나 현재 김 대표의 불만 요지는 이정재가 래몽래인 자본으로 타사를 인수하려는 의향 그 자체다.

배우·감독, 사업 투자자로서 이정재의 성공 야망은 언제고 남달랐다. ‘오징어 게임’을 선택하는 안목, 이를 기어이 성공시키며 세계 무대로 나간 도약, 일련의 과정을 개인 투자에 활용하는 것은 단연 특별한 능력이다.

하지만 이처럼 각종 구설을 동반한 투자·인수를 통해 그가 알음알음 챙긴 시세 차익은 어디로 증발했나. K-콘텐츠 생성과 도약에 관심이 많다는 이 톱 셀러브리티는 그간 영세기업 경영권을 빙자한 개별 이권, 즉 영달 챙기기에 무심결 급급했던 것은 아닌가.

@3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news@tv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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