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잡는 고춧잎…“지역 특화작목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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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 고춧잎을 상주 특화작목으로 만들어보려고요."
2012년 경북 상주로 귀농한 김영식 속리산자연농산 대표(69·대한민국스타팜중앙연합회장)는 2022년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잎 전용 고추 품종 '원기2호'를 재배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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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 전용 품종 ‘원기2호’ 재배
혈당상승 억제 활성 75% 달해
분말·환 제품으로 만들어 판매 경북>
“기능성 고춧잎을 상주 특화작목으로 만들어보려고요.”
2012년 경북 상주로 귀농한 김영식 속리산자연농산 대표(69·대한민국스타팜중앙연합회장)는 2022년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잎 전용 고추 품종 ‘원기2호’를 재배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원기2호’는 혈당상승 억제 성분(AGI) 활성이 74.8%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품종이다. 일반 고춧잎에 비해서는 12배나 높고 시중에서 판매되는 당뇨병 치료약 ‘아카보스’(80.2%) 수준에 달하는 그야말로 ‘약이 되는 농산물’이다.
김 대표는 10여년 전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접고 상주에 터를 잡았다. 공직생활을 정리하고 귀농한 그는 단순히 상품성이 있는 작물을 재배해 돈을 버는 농사가 아닌 지역사회를 활성화할 수 있는 작목을 선택하기 위해 고심했다.
고민 끝에 처음 선택했던 건 곰취였다. 몸에 좋고 맛도 좋지만 당시만 해도 소비자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고 주산지도 뚜렷하지 않은 곰취를 지역농가와 함께 재배해 상주 농업을 부흥시키겠다는 꿈을 꾼 것이다. 곰취 재배 작목반을 조직하고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전까지 매년 직접 곰취축제를 열어 소비자들을 초청했다. 김씨는 “토요일 하루 축제에만 2000여명이 방문하기도 했다”며 “소비자와 농민간 소통의 장을 만들어 농업의 가치를 알리는 역할을 하고 싶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코로나19 시기를 겪으며 곰취 소비가 줄자 그는 또 한번의 변화를 시도했다. 새로운 작목에 도전한 것이다. 바로 ‘원기2호’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고추는 열매 생산을 목적으로 키우는 품목이었다. 잎이나 줄기는 대부분 재배가 끝나면 버리는 부산물로 인식됐다. 하지만 ‘원기2호’는 잎을 말려 환이나 분말(가루 제품)로 만들어 혈당 억제에 도움을 주는 ‘건강보조제’로 판매하는 게 주목적이다.
김씨는 “농진청에서 낸 자료를 신문에서 보고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며 “농진청에 연락해 기술이전을 받고, 건조기를 구입해 직접 가공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 제품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조하고 있다. 이렇게 생산한 생잎과 분말·환 제품은 인터넷과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농가맛집에서 판매 중이다. 당연히 일반 고춧잎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부가가치 창출뿐 아니라 재배가 쉽다는 것 역시 ‘원기2호’의 장점이다. 잎 생산이 주요 목적인 만큼 잎따기(적엽)를 하지 않고 풍성하게 자라도록 두는 데다 수확할 때도 충분히 자란 잎을 낫으로 베기만 하면 그 자리에서 다시 잎이 자라 관리가 수월하다. 김씨는 “농사 자체가 쉽기 때문에 비싼 농기계를 구입하는 대신 가공에 투자할 수 있고, 고령의 농가가 재배하기에도 적합하다”며 “지역에서 함께 뜻을 모아 기능성 고추잎을 재배하는 농가를 늘려 상주의 특화작목이 되도록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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