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2K 넘어 Y3K?...진화하는 '옛것' 열풍

김승환 2024. 8. 10.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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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 등장했던 'Y2K' 패션을 넘어 미래 느낌의 쇠맛 트렌드라고 불리는 'Y3K' 패션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패션뿐 아니라 음악, 유통 등에서도 옛날 스타일에 새로움을 가미한 '뉴트로' 열풍이 몇 년째 이어지는 중인데요.

그 이유는 무엇인지 김승환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1995년 보도 당시 기자 멘트 : 번쩍이는 옷차림으로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끌며 거리를 오가는 과감한 신세대]

[시민 : 친구들이 로켓 타고 왔다 그런 얘기도 하고]

광택감 있는 은색 소재가 돋보이는 이 같은 스타일은 Y2K에서 진화한 'Y3K'란 이름으로 30년이 지난 최근 패션계를 휘감고 있습니다.

1980년대 유명 CM송을 재사용한 껌 광고도 유튜브 조회 수 420만 회가 넘으며 광고계에도 '옛것' 바람이 이어졌고,

올여름 '세기말 감성'을 건드린 영화가 개봉하는 등 콘텐츠 업계에서도 복고는 여전히 유효한 공식입니다.

다만, 대중이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능동적으로 놀이로 즐긴다는 게 과거와 다른 요즘 복고 문화의 특징입니다.

자기 스스로 복고문화를 향유 한다고 답한 20대 응답자는 8년 전 29.6%에서 지난해 65.8%로 급증하면서 연령대가 점점 내려가는 모양새입니다.

팔로워 수 14만 명이 넘는 인플루언서가 바로 그 사례입니다.

저도 20~30년 전 취재기자처럼 머리, 안경, 정장을 이렇게 입어봤는데요.

안녕하세요. 인간 Y2K로 불리는 분입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오셨나요?

[불레따리 / 서울 강남 : 안녕하세요. 타임머신을 타고 온 '불레따리'라고 하고요. 저는 Y2K 콘텐츠 위주로 영상을 찍고 있어요. 이렇게 입으면요. 기분이 좋거든요.]

1990년대 후반과 2천 년대 초반 노래와 춤이 좋아 시작한 복고 콘텐츠는 어느덧 판이 커졌습니다.

팔로워들이 좋아할 만한 소재로 영상을 제작하고, 기발한 댓글 반응까지 콘텐츠로 만들며 적극 소통에 나서는 게 인기 비결입니다.

[불레따리 / 레트로 컨셉 인플루언서 : 저는 평소엔 굉장히 조용한 걸 좋아하고요. 굉장히 놀라시네요? 스트레스를 풀려고 시작한 거예요. '우울증이 고쳐진 것 같다' 이렇게 얘기하시는 게 저는 제일 뿌듯한 것 같아요.]

2030 세대가 학창시절 들었던 음악 재생 목록이 유튜브 상에서 인기를 끄는 것처럼 그리 오래되지 않은 추억을 서로 나누는 점도 눈에 띕니다.

이를 두고 걱정 없이 정서적 지지를 받던 때를 추억하며 만족감을 얻고 싶어하는 게 아니겠느냐는 분석도 있습니다.

[채선애 / 마크로밀 엠브레인 콘텐츠사업부 부서장 : 요즘 회자되는 단어가 육각형 인간이잖아요. (모든 걸 잘하는) 육각형 (인간)이 되고 싶긴 한데, 육각형 (인간)이 되기 어렵다는 걸 이 친구들이 알죠. 정서적으로 지지를 엄청 받았던 세대이기 때문에 (힘든 현실 속에서) 그때 그 기억과 정서는 가지고 있는 거죠.]

뉴진스 하니가 도쿄 돔에서 1980년대 일본 전성기 상징인 '푸른 산호초'를 부르며 한일 두 나라 전 세대에서 큰 호응을 받았듯이

중장년층엔 아련함을, 젊은 세대엔 새로움을 안겨주는 복고 문화는 앞으로도 다양한 얼굴로 인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YTN 김승환입니다.

촬영기자: 이현오

디자인: 이나영

YTN 김승환 (ks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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