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전 장관 “관리 때려잡는다고 세월호 같은 사건 재발 막을 수 있나”
강만수(79) 전 대통령 직속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이 “잘못이 있으면 잘못한 사람을 잘못대로 처벌하면 되지 왜 성실히 일하는 대다수 관료의 사기를 죽이는지 알 수 없다”며 “관리를 때려잡는다고 세월호 같은 사건의 재발을 막을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최근 펴낸 책 ‘현장에서 본 한국경제 도전실록’(삼성글로벌리서치)을 통해서다.
우리 사회와 정치권이 공권력을 존중하지 않거나 큰 사건이 터지면 관료주의 탓부터 하고 공무원을 희생양 삼는다는 인식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재무부 이재국장과 국제금융국장, 세제실장, 주미대사관 재무관, 관세청장 등 엘리트(최우수) 경제 관료 출신인 강 전 위원장은 “속담에 머슴 잘 부리려면 밥부터 많이 주라는 말이 있다”며 “한 세대 만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룬 기적의 배후에 엘리트 관료제도가 있다는 평가가 많다”고도 했다.
아울러 갈수록 증폭되는 우리 사회 갈등과 증오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조선총독 시절처럼) 슬픈 역사의 유산은 아직도 우리를 짓누르고 있다. 자기 학대와 자기 비하가 아니면 지금의 갈등과 증오를 설명하기 어렵다”면서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은 우리가 다수결로 뽑은 대통령”이라며 “지지하지 않는 사람은 다음 선거를 기다려야 한다. 이것이 다수결에 의한 대의민주주의의 요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중심의 거대 야권과 그 지지층이 윤 대통령 탄핵을 압박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으로 해석된다.
강 전 위원장은 “우리끼리 갈등과 증오를 확대 재생산하는 이 슬픈 유산에서 언제 해방될 수 있을까? 생각할수록 우울해진다”며 글을 마쳤다.
책은 크게 △재정 △금융 △국제금융 △아시아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위기의 반성 △일류국가의 정치경제학 7부로 나뉜다. 그 안에 부가가치세와 금융실명제, 부동산실명제 탄생 과정 및 비화를 비롯해 금융자율화, 금융시장 개방, 외환위기와 IMF 구제금융, 대통령선거와 세계 금융위기 대응 등 한국 경제정책사가 상세히 담겨 있다.
“내가 1987년 환란에서 많은 대가를 치르고 배운 뼈아픈 교훈은 다섯 가지다. 첫째, 위기는 다시 온다. 둘째, 대외균형이 우선이다. 셋째, 환율은 주권이다. 넷째, 외환보유고는 많을수록 좋다. 다섯째, 기술이 살길이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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