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이 몇 번을 말했는데…'볼볼볼볼' 안 바뀌는 90억 에이스, 왜 스스로 도망가는 걸까

조형래 2024. 8. 1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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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DB

[OSEN=조형래 기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은 지난 9일 수원 KT전, 마운드에 있는 선발 박세웅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나갔다. 시기는 2회. 승부처라고 볼 수는 없었지만 박세웅이 볼넷과 불리한 카운트 승부로 위기를 자초하면서 3실점을 한 뒤였다. 

박세웅은 이날 1회 2사 후 김상수 오재일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면서 2사 1,2루 위기를 자초했지만 황재균을 3루수 땅볼로 처리하면서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2회말 2구 안에 내리 연타를 얻어 맞으면서 3실점을 했다. 김민혁에게 초구 중전안타, 배정대에게는 2구째에 중전안타를 맞았다. 조대현의 희생번트로 맞이한 1사 2,3루에서는 심우준에게 역시 2구째에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내주면서 실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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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볼로 카운트를 시작했고 로하스에게 2볼에서 우전안타, 강백호와는 3볼 1스트라이크에서 우전 적시타까지 내줬다. 그리고 김상수에게 3볼로 승부를 시작한 뒤 볼넷. 직후 김태형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왔고 김태형 감독은 박세웅을 날카롭게 몰아붙였다. 정황상 ‘과감하게 승부해라’라는 메시지를 날카롭게 전한 듯 했다.

직후 박세웅은 오재일을 삼진, 황재균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추가 실점 없이 마운드를 내려왔다. 3회는 내야안타와 상대 실책으로 맞이한 위기에서 1실점 했고 4회 1사 1,2루에서 황재균에게 2볼 1스트라이크 카운트로 몰렸고 결국 스리런 홈런까지 얻어 맞았다. 이후 조대현에게 중전 적시타까지 내주면서 박세웅은 8실점(7자책점)을 기록하고 강판됐다.

김태형 감독의 메시지도 소용이 없었고 박세웅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4.99에서 5.34에서 껑충 뛰었다. 앞선 4경기에서 3차례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기록을 남겼고 승리는 없었지만 3.60의 평균자책점으로 완연한 회복세를 보여주고 있었다. 5점대 평균자책점에서 겨우 내려왔다. 그런데 한 경기 만에 다시 5점대로 폭등했다. 박세웅은 현재 규정이닝 20명의 투수 중 평균자책점 꼴찌(20위)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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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박세웅은 토종 에이스의 가치를 인정 받으면서 5년 90억원이라는 비FA 다년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올해는 90억 에이스의 가치를 전혀 못 보여주고 있다. 여전히 선발 로테이션을 돌면서 김태형 감독이 믿음을 보내고 있지만 믿음의 반에도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두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박세웅을 향해 좀 더 과감하게 승부하라는 주문을 끊임없이 했다. “너무 잘 던지려고 한다”라면서 투수의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타자와의 승부에서 너무 피해가려는 유인구 승부에 답답함을 표시한 바 있다. 박세웅에게 시즌 내내 숙제와도 같지만 그것을 해내지 못하고 있다. 

자신의 구위를 믿고 승부하라고 주문은 하지만 어쩌면 박세웅 스스로는 이전보다 힘이 떨어졌다고 느끼고 있을지 모른다. ‘스포츠투아이’의 투구추적시스템(PTS) 기준, 패스트볼의 구속과 상하 무브먼트는 서서히 떨어지고 있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을 살펴보면 2022년 146km였다. 2023년 145.4km, 올해는 144.6km다. 

상하 무브먼트는 2022년 25.9cm를 기록했는데 2023년 25.1cm, 그리고 올해는 23.4cm를 기록 중이다. 구속과 상하무브먼트 모두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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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드에 오르면 오를수록 꾸준함의 가치를 인정 받을 수 있지만 체력과 구위는 점점 떨어질 수 있다. 그것을 유지하는 게 가장 어려운 일. 박세웅은 2018년 시즌이 끝나고 팔꿈치 뼛조각 수술을 받았고 2019년 복귀했다. 그리고 2020년부터 풀타임 선발 투수로 다시 활약 중이다. 올해까지 선발 등판 횟수는 133회. 지금은 퇴출된 케이시 켈리(전 LG)가 134회로 1위였고 박세웅이 그 다음인 133회다. 토종 투수 가운데 1위다. 이닝 역시 744⅔이닝으로 전체 2위, 토종 1위다. 

박세웅으로서는 그동안 로테이션 개근을 했던 여파가 구위 하락으로 지금 다가오는 것일 수도 있다. 휴식을 원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박세웅 스스로가 느낀다고 한들, 박세웅의 현재 구위는 여전히 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수준이다. 올해 PTS 기준으로, 포심 패스트볼만 500개 이상 던진 선발 투수들 가운데 평균 구속은 한화 문동주(150.1km), 두산 곽빈(148.4km)에 이은 3번째다. 상대적으로 박세웅의 구속과 구위는 떨어졌다고 볼 수 있지만 리그 전체적으로 보면 여전히 최상위권이다. 

김태형 감독이 답답해 하고 화를 내는 이유다. 박세웅은 스스로 도망가는 피칭을 할 이유가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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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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