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과도한 제한 중단해야”… 20년째 이어지는 두발자유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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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한 공립중학교에 재학 중인 A군은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해당 학교의 '학생생활 및 용의복장 규정'은 "염색(검정색 제외), 웨이브가 있는 파마, 무스 등을 제외한 학습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두발의 형태를 학생이 자율적으로 선택하되 요란한 장식형 머리띠나 머리핀은 금한다"고 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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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한 공립중학교에 재학 중인 A군은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염색 및 파마를 금지한 학교 규정이 학생들의 용의와 복장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는 것이다.
해당 학교의 ‘학생생활 및 용의복장 규정’은 “염색(검정색 제외), 웨이브가 있는 파마, 무스 등을 제외한 학습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두발의 형태를 학생이 자율적으로 선택하되 요란한 장식형 머리띠나 머리핀은 금한다”고 정하고 있다. 두발 등 규정을 어겼을 때는 벌점 1점을 부과한다는 내용도 있다. 다만 실제로 규정을 위반했다고 벌점을 가한 적은 없었다.
인권위는 학생이 파마나 염색을 해서 면학 분위기가 손상된다거나 학업 성적이 떨어질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막연하고 모호한 추론에 불과할 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고, 학생들의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는 명확한 근거는 되지 못한다”고 부정했다.
인권위는 올해 2월 해당 학교에 두발 제한에 관한 규정을 개정할 것을 권고했지만, 학교 측은 다수 의견에 따라 기존 교칙대로 두발을 규제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청소년의 두발 규제를 둘러싼 논쟁은 우리 사회에서 2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두발 자유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1990년대 간헐적으로 나오기 시작해 2000년대 초반 크게 분출됐다.
2000년 청소년들이 이용하던 인터넷 사이트가 연대해 꾸린 단체인 ‘위드’는 ‘노컷운동’이라는 두발 규제 반대 온라인 서명운동을 벌인다. 이 서명운동에는 10만명 넘게 참여했고 학생인권 문제를 표면화하는 계기가 됐다.
같은 해 ‘인권과 교육개혁을 위한 전국중고등학생연합’이라는 단체는 “두발 규제는 학생 인권 침해”라면서 철폐를 요구하는 ‘학교 민주화 공동선언’을 채택하고 서울 도심에서 집회를 벌이기도 했다.
2010년 경기를 시작으로 각 시·도에서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면서 두발 규제 논쟁이 재점화된다. 2012년 제정된 서울학생인권조례는 “학교장 및 교직원은 학생 의사에 반해 복장이나 두발 등 용모를 규제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여전히 학교 현장에선 여전히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서울시교육청이 2020년 진행한 ‘제2차 서울 학생인권 실태조사’에 따르면 ‘머리 모양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라는 문항에 중학생의 42.8%(전혀 그렇지 않다 22.9%, 그렇지 않은 편이다 19.9%), 고등학생의 48.0%(전혀 그렇지 않다 22.6%, 그렇지 않은 편이다 25.4%)는 부정적으로 응답했다.
백준무 기자 jm10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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