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강한 메시지" 김태형 이례적인 2회 마운드 방문, 그러나 '안경 에이스' 5볼넷-8실점 흔들

양정웅 기자 2024. 8. 10.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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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이 경기 초반부터 직접 마운드에 올라가 '정신무장'을 시켰다.

감독이 마운드에 직접 올라오는 일은 흔하지 않다.

이날 경기의 해설을 맡은 이택근 SBS스포츠 해설위원도 "경기 초반에 감독이 직접 선발투수에게 가는 건 흔한 상황은 아니다. 강력한 메시지를 주기 위함이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박세웅에게 직접 "안경 에이스야"라고 부를 정도로 그동안 믿음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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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롯데 박세웅이 9일 수원 KT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김태형 감독.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감독이 경기 초반부터 직접 마운드에 올라가 '정신무장'을 시켰다. 하지만 효과는 길지 않았다. 롯데 자이언츠의 '안경 에이스' 박세웅(29)이 후반기 나쁘지 않았던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박세웅은 9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롯데의 선발투수로 등판, 4이닝 12피안타 5볼넷 1탈삼진 8실점(7자책)을 기록했다.

후반기 들어 5번째 등판에 나선 박세웅은 1회 말 2사 후 볼넷 2개를 연달아 내줬지만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2회 들어 김민혁과 배정대의 연속 안타와 희생번트, 그리고 심우준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아 선취점을 내주고 말았다.

이후로도 박세웅은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지 못하는 등 어려운 싸움을 이어갔다. 멜 로하스 주니어의 안타로 1, 3루가 된 상황에서 강백호의 우전안타 때 우익수 빅터 레이예스가 포구 실수를 저질러 2, 3루가 됐다. 흔들린 박세웅은 3번 김상수에게 5구 만에 볼넷을 내주며 어려운 승부를 펼쳤다.

그러자 더그아웃에서 지켜보던 김태형(57) 롯데 감독이 타임을 부르고는 마운드로 올라갔다. 굳은 표정으로 다가간 김 감독은 박세웅에게 몇 마디를 던졌고, 박세웅도 고개를 끄덕였다. 이후 박세웅은 오재일을 삼진, 황재균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만루 위기를 넘겼다.

롯데 김태형 감독(왼쪽)이 9일 수원 KT전에서 2회 말 만루 위기에서 박세웅에게 다가가고 있다. /영상=티빙(TVING) 제공
롯데 김태형 감독이 9일 수원 KT전에서 2회 말 만루 위기에서 박세웅에게 다가가 무언가 말을 하고 있다. /영상=티빙(TVING) 제공

감독이 마운드에 직접 올라오는 일은 흔하지 않다. 보통 투수교체를 위해 가는 일이 많지만, 이렇듯 경기 초반에 나오는 일은 거의 없다. 이날 경기의 해설을 맡은 이택근 SBS스포츠 해설위원도 "경기 초반에 감독이 직접 선발투수에게 가는 건 흔한 상황은 아니다. 강력한 메시지를 주기 위함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세웅의 실점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3회 선두타자 김민혁이 내야안타에 이은 송구 실책으로 2루까지 간 가운데 배정대의 적시타가 나오면 한 점을 더 내줬다. 이어 4회에는 김상수에게 안타를 맞은 후 오재일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고, 5번 황재균에게 좌월 스리런 홈런을 맞고 말았다. 이후 연속안타를 또 내준 박세웅은 조대현의 적시타로 8점째를 내줬다.

4회가 끝난 후 박세웅은 마운드를 내려갔고, 롯데 타선은 경기 후반 추격에 나섰다. 하지만 이미 벌어진 점수 차를 극복하지 못했고, 결국 6-10으로 패배하며 박세웅은 패전투수가 됐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박세웅은 올 시즌 22경기에 등판, 6승 8패 평균자책점 5.35로 부진에 빠졌다. 피안타율은 0.289,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도 1.52로 높은 편이다. 3년 연속(2021~2023년)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 나갈 만큼 자리를 잡았으나 올 시즌은 흔들리고 있다.

김 감독은 박세웅에게 직접 "안경 에이스야"라고 부를 정도로 그동안 믿음을 줬다. 그는 "에이스라고 할 수 있지 않나"며 "항상 '고개를 갸우뚱하지 말라'고 주문한다. 자기 공을 던져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볼카운트가 1볼이 되면, 그 카운트를 가져가지 말고 초구를 던진다고 생각하고 던져야 한다"며 "세웅이 정도면 그 정도는 안해도 되는데, 더 잘 던지려고 예민하게 신경쓰는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투구는 그런 김 감독의 믿음에 배신하는 내용이었다. 결과보다도 피해가는 과정이 너무나도 좋지 않았다.

박세웅.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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