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져버린 성적표, 나성범이 되새기는 망각의 힘… 현실 도피가 아닌 최선의 의지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슈퍼스타, 고액 연봉자들에게는 그만한 큰 기대치가 걸리기 마련이다. 이 압박감을 달고 사는 게 숙명이다. 조금이라도 못하면 다른 선수들에 비해 더 큰 비난이 쏟아진다.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항상 잘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어쩌면 올해 나성범(35·KIA)은 그 기대와 비판이 교차되는 선수일지 모른다. 나성범은 시즌 9일 현재 시즌 77경기에서 타율 0.283, 13홈런, 5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32를 기록 중이다. 상대적인 기준에서 아주 엉망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나성범이기에’ 이 성적표는 초라해 보인다. 당장 지난해 타율이 0.365, 장타율이 0.671이었던 선수다.
햄스트링 부상이 많은 것을 앗아갔다. 나성범은 시즌이 시작하기 전 햄스트링을 다쳤다. 작년에 나성범의 시즌을 끝내버린 그 부위 그대로였다. 2년 연속 다친 부위는 나성범의 운동 능력을 상당 부분 뺏어갔다. 선수도 ‘다시 다치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 속에 뭔가를 주저하고 있다. 타격폼이 무너지고, 수비시 첫 발 스타트를 과감하게 하지 못하다보니 수비 범위도 줄어들었다. 주루나 수비시 탄력도 잘 붙지 않는다. 선수도, 구단도 당황스러워할 정도의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
이미 시즌은 반환점을 돌아 막판으로 흘러가고 있다. 올해 떨어진 성적을 한꺼번에 만회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에 이르렀다. 비난도 많이 받았다. 망가진 성적표를 보는 나성범의 심정도 착잡하다. 어쩌면 시즌을 놓고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성범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지금 필요한 건 어쩌면 망각의 힘이다.
나성범은 9일 광주 삼성전이 끝난 뒤 시즌 부진에 대한 심리적인 부분에 대해 “솔직히 (컨트롤이) 쉽지는 않다”고 인정한다. 그래서 계속 비워내려고 한다. 나성범은 “계속 잊어버리려고 하고 있다. 안 좋은 기억들, 순간을 항상 잊어버리려고 하고 있다. 대신 내가 작년에 좋았던 기억들이라든지 올해 하면서 좋았던 기억들을 계속 되새기려 한다. 그러다보면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현실 도피가 결코 아니다. 안 좋았던 기억에 매달리면 경기력에 좋을 게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최대한 잊으려고 하고, 앞만 보려고 한다. 주중 kt와 3연전에서 공·수 모두 부진했던 나성범은 9일 광주 삼성전에서 7-8로 뒤진 9회 팀의 끝내기 승리 발판을 놓는 동점 적시타를 포함해 3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모처럼 해결사의 체면을 세웠다. 나성범은 “편안한 마음으로 들어갔던 것 같다”고 동점 적시타 순간을 떠올렸다. 안 좋았던 기억은 잊고, 그 타석에만 집중하려고 했다.
나성범은 “어제 연장까지 갔다. 나도 힘들었고 선수들도 정말 힘들었는데 아쉽게 졌다. 오늘도 지면 연패로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그래서 선수들도 마음가짐을 달리 했었다. 똑같이 준비를 잘 해 왔고 ‘하던 것만 하자’고 이렇게 선수들끼리 이야기했다. 그러다보니 오늘 좋은 경기를 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 타석에서 나온 동점 적시타에 대해서는 “노아웃이고 또 주자가 1,2루였다. 어떻게든지 최소한 2,3루까지는 만들어주자는 생각을 가지고 진루타 생각을 했다. 질 좋은 타구가 나오다 보면 또 안타까지 나올 수 있으니까 그냥 편안한 마음으로 들어갔던 것 같다. 너무 긴장하다보면 내 스윙이 안 나온다. 오늘은 내가 생각한 대로 잘 맞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나성범은 뒤를 돌아보지 않으려 한다. 그는 “매 경기 준비를 잘 하려고 하고 있고 최상의 컨디션에서 시작하려고 하고 있다. 선수들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게끔 감독님께서 많이 배려도 해주신다”고 했다. 팬들의 비판, 주위에서 들리는 말도 알고 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의지다. 나성범은 “몇 경기 안 남았지만 그래도 내가 오늘 같이 팀에게 많이 보탬이 된다면 팬분들도 더 좋아해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의지를 다졌다. 나성범의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오히려 KIA는 더 중요한 경기들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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