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원래 실력이야, 뭘 한숨을 쉬냐” 강민호식 유쾌한 위로…삼성 24세 토종에이스는 다시 심기일전[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이게 원래 실력이야. 뭘 한숨을 쉬냐.”
삼성 토종 에이스 원태인(24)은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리그 정상급 우완투수가 됐다. 2021년 14승, 2022년 10승을 따냈다. 그러나 2023시즌에는 26경기서 7승7패 평균자책점 3.24로 주춤했다. 사실 세부기록은 떨어지지 않았다. 승운이 좀 따르지 않은 시즌이었다.
올해는 다르다. 생애 첫 완투승을 따내는 등 10승 투수로 돌아왔다. 21경기서 10승6패 평균자책점 3.62다. 140km대 중반의 포심과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터와 커브까지. 압도적인 구위를 보유한 건 아니지만, 스스로 1경기를 책임질 능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원태인은 최근 야구가 안 풀린다며 강민호(39) 앞에서 한숨을 내쉰 모양이다. 6월까지 잘 달리다 7월에 3경기서 2승1패 평균자책점 6.08로 주춤했다. 8월 2경기서는 1승1패 평균자책점 4.20. 잘 하고 있지만, 시즌 초반의 극상승세는 꺾였다. 장기레이스에서 자연스러운 일일 수도 있다.
강민호는 원태인에게 칭찬과 함께 유쾌한 위로를 건넸다. 9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태인이는 본인이 워낙 잘 하기 때문에. 전반기에 너무 잘 했다. 전반기 막판부터 부침은 있었는데 혼자 실망을 하더라”고 했다.
계속해서 강민호는 원태인에게 “이게 원래 실력이야. 부담 갖지 말고 해라”고 했다. 웃은 강민호는 “자기는 뭐 계속 내려놨다고 하는데 자꾸 한숨만 쉬더라고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원태인에게 “뭘 한숨을 쉬냐. 너 지금 잘 하고 있다. 최근에 이렇게 안 좋은데 방어율도 몇 등(5위)하고 있고, 안 좋다 안 좋다고 해도 10승도 했다. 너무 기대치가 크면 실망도 크다. 그냥 주어진대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자”라고 했다.
원태인은 강민호의 말에 힘을 얻었을까. 다음 등판 내용과 결과를 보면 될 듯하다. 이처럼 삼성 투수들에게 강민호는 남다른 존재감이 있다. 산전수전을 겪은 포수다. 젊은 투수들이 베테랑 포수에게 많이 의지할 수 있다.
그런 강민호는 외국인투수 코너 시볼드(23경기 9승5패 평균자책점 3.75), 대니 레예스(22경기 9승4패 평균자책점 3.68)에겐 직설적으로 조언했다. 두 사람이 KBO리그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지분이 있는 셈이다.
강민호는 “코너는 본인은 미국에서 체인지업 구종가치가 높았다고 하던데, 한국타자들은 변화구 대처능력이 좋다. 본인도 느꼈을 것이다. 오히려 난 직구가 좋으니 윽박지르자고 했다. 거기서 포인트를 찾았다. 레예스는 워낙 컨트롤이 좋다. 도망가지 말고 공격적으로 붙자고 했다. 투구수가 많으니 6이닝을 던지려면 유인구를 줄여야 한다. 공격적으로 들어오란 말에 잘 적응한 것 같다”라고 했다.
박진만 감독도 강민호를 바라보면 흐뭇하다. 베이징올림픽 때 퇴장 후 포수 장비를 패대기 치는 모습이 아직도 기억 난다고 웃었다. 승부욕도 있지만, 체력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박진만 감독은 “시즌 초반에 못한 도루까지 다 잡고, 홈런은 더 많이 친다. 스피드가 죽지 않았다”라고 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