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석은 난기류 없는 거냐"…'라면 논쟁' 시끌 [차은지의 에어톡]
대한항공이 오는 15일부터 국제선 장거리 노선 일반석에서 컵라면 제공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여행객들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가 됐다. 뜨거운 국물이 있는 컵라면을 좁은 기내에서 서비스하는 것이 불안해보였는데 잘 됐다는 의견과 비즈니스석은 서비스를 지속하면서 일반석만 컵라면을 없앤 것은 불공평하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근 난기류가 자주 발생하면서 뜨거운 국물로 인한 사고가 날 수 있는 컵라면 대신 샌드위치와 콘독(핫도그) 등으로 국제선 장거리 노선의 기내 간식 메뉴를 개편하기로 했다.
최근 수년 동안 난기류 발생이 두 배 이상 늘면서 기체가 심하게 흔들리는 일이 잦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일반석의 경우 승무원이 뜨거운 물을 부은 컵라면을 한 번에 여러 개를 옮겨야 하고 승객들이 가깝게 앉아 있어 화상의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의 발표 이후 해외여행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적극 찬성한다는 의견과 아쉽다는 의견으로 반응이 갈렸다.
한 네티즌은 "안그래도 라면 냄새 때문에 서비스 안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아쉽지만 안전 측면에서 중단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누가 기내에서 라면을 먹을 때마다 불안했는데 정말 잘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더 이상 기내에서 컵라면을 먹을 수 없다는 아쉬움과 함께 일반석과 비즈니스석에 차이를 두는 것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일반석에서는 라면을 먹지 못하지만 비즈니스석에서는 계속 라면이 제공되기 때문이다.
또 다른 네티즌은 "난기류 때문에 중단하는 거면 왜 일반석만 중단하는지 모르겠다"며 "난기류가 일반석에만 있고 비즈니스석은 없는거냐?"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안전상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비즈니스석은 기내 트레이 자체가 일반석보다 크고 옆좌석과의 간격도 넓어서 옆 좌석 승객에게 피해를 줄 확률이 적다. 승무원당 케어해야하는 승객의 수가 많은 일반석과 달리 비즈니스석의 경우 거의 일대일 서비스가 가능해 일반석과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원래부터 안전을 이유로 일반석에서는 컵라면 제공을 하지 않는다. 대한항공과 마찬가지로 비즈니스석에서는 라면을 서비스 중이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의 컵라면 서비스 중단에 대해 대체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항공기가 정상적으로 순항하는 경우 승객들에게 컵라면 서비스는 꽤 높은 만족을 주지만 최근 난기류의 증가 추세를 고려하면 컵라면을 기내에서 제공하는 것을 지양하는 것이 승객과 승무원의 안전을 위해 옳은 결정이라는 것이다.
다만 일반석에만 적용돼 차등 서비스에 대한 논란이 있을 것 같고 커피나 차 등의 서비스는 그대로 진행하기 때문에 난기류만으로 서비스를 중단했다고 하기에 의문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랑 탑승객들에게 컵라면은 인기 상품이다. 제주항공에 따르면 올해 1~7월까지 국제선에서 약 13만개의 컵라면이 판매됐다. 월간 운항하는 항공편 수가 약 4200편인데 그 중 컵라면 판매를 하지 않는 초단거리 노선을 제외하면 항공기 당 평균 31개가 판매되는 셈이다.
대한항공이 일반석에서 컵라면 제공을 중단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이 국내 LCC까지 확대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LCC에서 컵라면은 부대수익을 창출하기에 좋은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이에 LCC들도 보다 안전한 서비스를 위해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다.
실제로 진에어, 제주항공, 에어부산, 티웨이항공은 고객에게 컵라면 제공 시 '지퍼백'에 담아 제공한다. 혹시나 모를 뜨거운 국물이 흐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스타항공은 지퍼백까지는 아니지만 컵라면에 '화상 주의' 스티커를 부착하고 승객에게 전달 시 트레이를 사용해 전달한다.
LCC 한 관계자는 "비행 전 브리핑 시 항공운항지원 기상서비스 사이트를 통해 난기류를 예상하고 실제 비행 시 난기류가 예측되는 구간에서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는 방향으로 주의하고 있다"며 "약간의 난기류가 발생했을지라도 승무원의 '서비스 중단' 판단의 재량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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