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들이여, 10대 자녀와 함께 보라…청소년기 고민 담아낸 두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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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다.
드라마 '웬즈데이'에서 해맑은 친구로 눈길을 끈 에마 마이어스가 핍으로 나온다.
요즘 한국 오티티(OTT) 드라마가 묘사하는 학교는 어떤 디스토피아보다 더 암울하다.
또 이렇게 학교라는 공간까지 어른들의 흥미를 위해 소비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공부 외의 모든 딴짓을 '등짝 스매싱'으로 대응했던 엄마·아빠들이 방학 때 한번쯤 아이들과 두 드라마를 봤으면 좋겠는데, 우리 기준으로는 수위가 높아 좀 민망해질 위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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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핍의 살인사건 안내서’와 ‘베로니카 마스’
방학이다. 바다로 계곡으로 떠나야 하지만, 우리나라 청소년에게는 더 많은 학원을 돌고 더 늦게까지 독서실에 앉아 있는 시간일 뿐이다. 방학만 사라진 게 아니다. 청소년 패션이랄 것도 없다. 대중문화 콘텐츠도 ‘어린이’에서 바로 ‘어른’으로 뛰어버린다. 청소년기는 그저 어른이 되기 위해 준비하는, 정확히는 입시를 준비하는 시간일 뿐일까?
다른 나라에서는 그렇지 않다. 10대의 음악이 존재하고 틴에이저 시트콤과 전용 케이블 채널이 있다. 다양한 장르의 청소년 문학도 인기다. 영미권에서는 이를 ‘와이에이(YA·Young Adult) 소설’이라고 한다.
홀리 잭슨의 와이에이 소설을 드라마로 만든 영국 비비시(BBC) 6부작 ‘핍의 살인사건 안내서’가 지난 7월 넷플릭스에서 공개됐다.
핍이 다니는 고등학교에는 5년 전 끔찍한 사건이 있었다. 앤디가 실종되고 용의자 샘이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핍은 졸업 논문 주제로 이 사건을 다시 조사한다. 핍이 사건의 진실에 다가갈수록 주변에서 그의 조사를 막는다. 심지어 협박도 한다.
친구의 변심, 학교 축제 등 어른들에게는 작은 일도 10대들에게는 엄청난 사건이 된다. 그 과정에서 10대들에겐 처음으로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생긴다. 처음 만나는 공포와 불안, 이를 걱정스럽게 지켜보는 어른들. 학교는 거대한 사회의 축소판이자 세상의 부조리를 가장 먼저 배우는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추리물은 10대들의 성장을 보여주기 적절한 장르다.
요즘 드라마답게 소셜미디어(SNS)나 온라인 속 단서들로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이 흥미롭다. 계급·인종 문제 등 영국 사회의 여러 사안도 녹여냈고, 음악에도 신경 썼다. 드라마 ‘웬즈데이’에서 해맑은 친구로 눈길을 끈 에마 마이어스가 핍으로 나온다.
여러모로 웨이브에서 볼 수 있는 미국 드라마 ‘베로니카 마스’와 닮았다. 고등학생 베로니카가 학교 내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작품으로 2004~2007년 방영 당시 청소년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영화 ‘겨울왕국’ 안나 목소리로 유명한 크리스틴 벨이 이 작품에서 청춘 스타로 떠올랐다. 드루 배리모어 등 스타들의 풋풋한 모습도 만날 수 있다. 드라마는 애초 시즌3으로 종영했는데, 팬들이 시즌 종료에 분노하며 드라마 제작비로 64억원을 모금하기도 했다. 결국 제작사는 극장판과 시즌4를 만들었고 흥행에도 성공했다.
요즘 한국 오티티(OTT) 드라마가 묘사하는 학교는 어떤 디스토피아보다 더 암울하다. 드라마 속 학교는 폭력과 마약, 권력과 괴롭힘의 공간이다. 현실과는 거리가 먼 판타지의 세계. 또 이렇게 학교라는 공간까지 어른들의 흥미를 위해 소비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공부 외의 모든 딴짓을 ‘등짝 스매싱’으로 대응했던 엄마·아빠들이 방학 때 한번쯤 아이들과 두 드라마를 봤으면 좋겠는데, 우리 기준으로는 수위가 높아 좀 민망해질 위험도 있다.
씨제이이엔엠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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