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민턴 金’ 안세영 작심발언에 정치권도 예의주시…“유야무야 안돼”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안세영(22·삼성생명)이 배드민턴협회와 대표팀을 향해 작심 발언을 쏟아낸 이후 정치권도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모습이다. 체육계 협회들의 선수 관리, 의사결정 체계 문제 등에 민감한 국민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안 선수는 지난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시상식을 마치고 협회의 선수 관리와 훈련 방식 등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통령실이 경위 파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안 선수는 취재진과 만나 “제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고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한테 조금 많이 실망했다”며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이랑은 조금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주장했다
권성동 의원은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수 부상에 있어 협회의 안일한 대처는 비판받아 마땅하다”며 “배드민턴 협회의 목적은 선수 지원과 관리다. 이런 것도 제대로 못하면 협회는 스스로 자격을 부정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윤상현 의원도 페이스북에 “배드민턴협회의 안일한 대처와 소통의 부재가 안 선수를 실망하게 했다는 기자회견 내용을 듣고 딸아이를 둔 부모로서 배드민턴을 사랑하는 동호인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시대는 바뀌고 젊은 선수들 의식도 빠르게 변하는데 협회는 아직도 독재적이고 권위적인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연욱 의원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세영 선수, 무엇이든 말해보세요”라며 “기회를 준다면 제가 그 어른이 되겠습니다”라고 했다.
올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 출신의 진종오 청년 최고위원도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 선수의 용기 있는 폭로가 유야무야 되지 않게 하겠다”고 적었다.
진 최고위원은 8일 오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안세영의 인터뷰가 우리가 앞으로 체육 강국으로서 보다 발전하기 위해 세밀하게 관심 가져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선수와 협회 간 의사소통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회가 반박 자료를 냈는데 협회는 잘못이 없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 같다”며 “체육계 전반적으로 면밀하게 살펴보고 선수와 협회들이 불합리한 일이 없고 체계적으로, 합리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스스로 노력하고 살펴보겠다”고 강조했다.
여름 휴가 중인 윤석열 대통령에게도 안 선수와 관련한 내용이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통령실은 문체부의 진상 조사를 기다리는 것이 우선이라며 일단 상황을 지켜보겠단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협회는 지난 7일 10여 쪽 분량의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안세영의 폭로를 반박하고 나섰다. 먼저 무릎 부상을 당한 안세영을 무리하게 국제대회에 출전시켰다는 논란에 대해 협회 측은 “안세영은 지난해 10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무릎 부상을 당한 뒤 치료와 5주간의 재활을 받았으며 이후 본인 의지로 국제대회에 복귀했다”고 했다.
또 아무리 세계 1위, 금메달을 딴 선수라도 특혜를 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 과정에서 협회 측은 “할 수 있는 만큼 지원했고 지원이 소홀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눈높이가 다른 것 같다”며 “(안세영이) 손흥민, 김연아에 맞춰진 눈높이가 기준이면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되물었다. 이같은 협회의 눈높이 발언은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확산되며 논란을 빚기도 했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7일 “정확한 사실 관계를 파악해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있으면 바꾸겠다”며 “이 문제는 대한배드민턴협회, 지도자가 선수를 위해 본연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가 핵심”이라고 밝혔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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