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강 유람하듯 무더위 잊다…서울시향 슈만 교향곡 3번 연주

임순현 2024. 8. 10.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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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 수준의 오케스트라인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이 라인강의 장엄함으로 무더위에 지친 시민들을 달랬다.

서울시향은 9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스위스 베른심포니오케스트라 수석 지휘자인 니컬러스 카터의 지휘로 슈만의 교향곡 3번을 연주했다.

서울시향을 처음으로 이끈 카터의 지휘도 군더더기 없이 훌륭했다.

서울시향과의 첫 연주 호흡임에도 불구하고 굵직한 국제 무대에서 경륜을 쌓아온 카터의 지휘는 평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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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른심포니 니컬러스 카터 지휘…소프라노 윤투넨이 부른 슈트라우스
공연을 마치고 객석을 보며 웃는 니컬러스 카터 (서울=연합뉴스) 스위스 베른심포니오케스트라 수석 지휘자인 니컬러스 카터가 9일 서울 송파고 롯데콘서트홀에서 서울시향과 슈만의 '교향곡 3번'을 연주한 뒤 객석을 바라보며 웃고 있다. 2024.08.09 hyun@yna.co.kr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국내 최고 수준의 오케스트라인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이 라인강의 장엄함으로 무더위에 지친 시민들을 달랬다.

서울시향은 9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스위스 베른심포니오케스트라 수석 지휘자인 니컬러스 카터의 지휘로 슈만의 교향곡 3번을 연주했다. 1850년 독일 서부 라인강 유역의 도시인 뒤셀도르프의 음악감독으로 부임한 슈만이 라인강의 장엄한 풍경에 영감을 받아 쓴 곡이다.

전반적인 곡 분위기는 슈만이 가장 존경했던 선배 음악가 베토벤의 교향곡 '영웅'과 '전원'을 닮았다. 전반적인 악상의 흐름은 '영웅'을, 5개의 악장으로 된 곡의 구성은 '전원'을 연상시키는 곡으로, 라인강 유역의 풍경을 그리듯 연주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연 준비 중인 서울시향 단원들 (서울=연합뉴스) 서울시향 단원들이 9일 서울 송파고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정기연주회에 앞서 악기를 조율하며 준비하고 있다. 2024.08.09 hyun@yna.co.kr

이번 공연에서는 1악장 초반과 4악장의 주제인 금관악기의 서정적인 연주가 탁월했다. 곡 전반에 흐르는 목가적인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키는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

서울시향을 처음으로 이끈 카터의 지휘도 군더더기 없이 훌륭했다. 카터는 2020년과 2022년 예정됐던 서울시향과의 무대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무산된 바 있다.

서울시향과의 첫 연주 호흡임에도 불구하고 굵직한 국제 무대에서 경륜을 쌓아온 카터의 지휘는 평온했다. 카터가 긴 팔과 다리를 휘저으면서 지휘하는 모습은 마치 라인강에 띄운 배 위에서 노를 젓는 것처럼 보였다.

카터의 능숙한 지휘 아래 30여분의 라인강 유람이 끝나자 객석 곳곳에서 박수 소리와 함께 '브라보'를 외치는 찬사가 터져 나왔다.

무릎 꿇고 인사하는 윤투넨 (서울=연합뉴스) 핀란드 출신 소프라노 헬레나 윤투넨이 9일 서울 송파고 롯데콘서트홀에서 슈트라우스의 '네 개의 마지막 노래'를 부른 뒤 관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4.08.09 hyun@yna.co.kr

핀란드 출신 소프라노 헬레나 윤투넨이 부른 슈트라우스의 '네 개의 마지막 노래'도 기억에 남을 공연이었다. 이번이 첫 내한 공연인 윤투넨은 낯선 한국 관객들 앞에서도 긴장하지 않고 사력을 다해 노래를 불렀다. 2천여석의 공연장을 가득 채운 윤투넨의 목소리에 전율이 느껴지는 공연이었다.

3분 가까이 이어진 관객들의 박수에 드레스 복장임에도 한쪽 무릎을 꿇고 인사하는 윤투넨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인사하는 카터와 윤투넨 (서울=연합뉴스) 스위스 베른심포니오케스트라 수석 지휘자인 니컬러스 카터와 핀란드 출신 소프라노 헬레나 윤투넨이 9일 서울 송파고 롯데콘서트홀에서 서울시향과의 협연을 마친 뒤 관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4.08.09 hyun@yna.co.kr

이날 공연에서는 스코틀랜드 출신 작곡가 헬렌 그라임의 '자정 가까이'가 국내 처음으로 연주돼 눈길을 끌었다.

그라임이 2012년 작곡한 '자정 가까이'는 영국 시인 로런스의 시 '주야 기도'(Week-night Service)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곡 전반에 걸쳐 트럼펫과 호른 등 금관악기들이 조용하고 낮게 연주되며 긴장감이 감돌았다. 마치 잘 만든 한 편의 공포영화처럼 섬뜩하면서도 더위를 잊게 해주는 연주였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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