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억' 계약→AG 금메달 군 문제도 끝났는데…김태형 분노도 무용지물, 박세웅 ERA 리그 꼴찌 추락 [MD수원]
[마이데일리 = 수원 박승환 기자]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 것일까. 김태형 감독의 질책 효과도 일시적이었다. 무려 12안타를 맞으면서 8실점으로 무너진 결과 리그 평균자책점 꼴등으로 주저앉았다.
박세웅은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 팀 간 시즌 11차전 원정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투구수 79구, 12피안타(1피홈런) 5볼넷 1탈삼진 8실점(7자책)으로 무너지며 시즌 8패(6승)째를 떠안았다.
이날 박세웅의 투구는 시작부터 불안했다. 1회 멜 로하스 주니어와 강백호라는 강력한 타자들을 모두 범타로 돌려세우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는 듯했다. 하지만 이어 나온 김상수와 오재일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면서 1, 2루 위기를 자초했다. 그래도 박세웅은 실점 위기에서 황재균을 3루수 땅볼로 묶어내며 큰 고비를 넘겼는데, 투구 내용은 이닝을 거듭할수록 더 나빠지기 싲가했다.
박세웅은 2회 시작과 동시에 김민혁과 배정대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또다시 스코어링 포지션에 주자를 보냈다. 이후 조대현의 아웃카운트와 주자들의 진루를 맞바꾼 1사 2, 3루에서 심우준에게 커브를 공략 당해 2점을 내줬다. 매 경기 완벽할 수 없기에 2실점은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가 문제였다. 득점권에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박세웅은 로하스에게 안타를 맞으며 1, 3루 위기에 봉착했고, 이번에는 강백호에게 적시타를 맞았다.
쏟아지는 '집중타' 속에서 박세웅은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했다. 그 결과 후속타자 김상수에게 볼넷을 내주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이에 화가 난 김태형 감독이 이례적으로 마운드를 직접 찾았다. 통상적으로 경기 초반 선발 투수가 흔들리는 경우 투수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해 투수를 안정시키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엔 달랐다. 사령탑이 직접 무언가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마운드를 향해 걸어갔다.
김태형 감독은 보통 포수의 리드가 탐탁지 않은 경우 경기 초반에도 안방마님을 교체하거나, 포수를 질책하는 모습을 보일 때가 있다. 그러나 마운드를 찾은 사령탑은 박세웅에게 눈을 떼지 않았다. 화가 단단히 난 모양새였다. 그리고 이 충격 요법은 제대로 통했다. 이후 박세웅은 이어지는 만루 위기에서 오재일을 삼진, 황재균을 중견수 뜬공으로 묶어내며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다. 하지만 질책의 효과는 일시적이었다.
박세웅은 3회에도 선두타자를 내보낸 뒤 배정대에게 적시타를 맞으면서 4실점째를 기록했고, 4회에는 김상수에게 안타, 오재일에게 볼넷을 내주며 만들어진 1, 2루 위기에서 황재균에게 좌월 스리런홈런까지 허용했다. 그런데 주자가 모두 지워졌지만, 박세웅은 이닝을 쉽게 매듭짓지 못했다. 박세웅은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민혁과 배정대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면서 또 스코어링 포지션에 주자를 쌓았고, 조대현에게 좌전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오히려 점수를 더 내줬다.
8점을 헌납한 박세웅은 이어지는 1, 2루에서 심우준에게 볼넷을 헌납하면서 다시 한번 만루 위기를 자초했는데, 그래도 더이상의 실점은 없었다. 로하스에게 1루수 방면에 땅볼을 유도하는데 성공했고, 1루수 나승엽이 베이스를 찍은 뒤 홈을 파고들던 주자까지 지워내면서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다. 하지만 무려 12개의 피안타와 5개의 볼넷을 내주면서 내준 8점은 너무나도 컸다. 롯데는 경기가 종료되는 시점까지 KT를 쫓았으나, 끝내 흐름을 뒤집지 못하고 6-10으로 무릎을 꿇었고, 5연승에 실패했다.
박세웅은 명실상부한 롯데의 토종에이스다. 박세웅 만큼 선발 투수로 좋은 커리어를 보유한 선수는 없다. 때문에 롯데는 지난 시즌에 앞서 5년 총액 90억원의 장기계약을 안겼다. 미래를 보장받은 박세웅은 지난해 9승 7패 평균자책점 3.45의 성적을 남겼고, 항저우 아시안게임(AG) 대표팀에 승선해 금메달을 목에 걸며 병역 혜택까지 받았다. 아무런 걱정 없이 야구만 잘 하면 되는 상황. 그런데 올해는 너무나도 기복이 심한 모습이다.
올해 박세웅은 22번의 등판에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한 것이 10번에 불과하다. 심지어 5이닝도 채 소화하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간 경우가 무려 7차례. 10피안타 이상 경기도 네 차례에 달한다. 컨디션이 좋은 날에는 그 누구도 공략할 수 없는 공을 뿌리지만, 반대일 경우에는 집중타를 맞거나, 스스로 자멸하며 대량 실점을 하며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모습을 보기 위해 90억원을 투자한 것이 아니다.
9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 박세웅의 평균자책점은 5.34를 기록 중.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평균자책점 '꼴찌'에 해당된다. 지금의 흐름이라면 처음 프로 무대를 밟았던 2015~2016시즌 이후 최악의 시즌을 보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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