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도 안 걸렸다'...LG 역대 외국인 타자 기록을 갈아 치운 타자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밋밋하게 가운데로 떨어지는 포크볼은 LG 오스틴 딘의 먹잇감이었다.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는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3번 지명타자로 출전한 오스틴은 1회부터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두산 선발 시라카와의 2구째 136km 포크볼이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로 들어오자, 오스틴의 배트는 거침없이 돌았고 타구는 큰 포물선을 그리며 잠실구장 좌측 펜스 상단을 맞추는 큰 홈런이 됐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수 있는 타구 속도 170.1㎞, 비거리 125.1m의 대형 홈런이었다.
시즌 22호 홈런을 기록한 오스틴은 염경엽 감독의 축하를 받은 뒤 더그아웃에서 기다리고 있는 동료들에게 달려갔다. 그리고 동료들 가운데에서 빙글빙글 돌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오스틴이 이토록 행복해하던 이유가 있었다. 이 홈런으로 오스틴은 LG 역대 최고의 외국인 타자로 등극했기 때문이다.
홈런으로 2타점을 추가한 오스틴은 KBO리그 통산 180타점을 기록하게 되었고 이 타점은 루이스 히메네스(2015~2017)가 보유하고 있던 178타점을 넘어선 기록이다. 히메네스가 3시즌 동안 기록한 타점을 오스틴은 2시즌도 되기 전에 달성했다.
지난 시즌부터 줄무늬 유니폼을 입은 오스틴은 LG 외국인 잔혹사를 끊은 복덩이다. 지난해 139경기에서 타율 0.313 163안타(4위) 23홈런(3위) 95타점(3위) 그리고 리그에서 가장 많은 15개의 결승타를 기록했다. LG가 지난해 29년만 통합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4번 타자 오스틴의 존재다. 오른손 거포가 절실했던 LG는 오스틴의 가세로 타격의 팀으로 변모했고, 오스틴이 중심을 잡은 타선은 쉬어갈 타순이 없는 메가 트윈스였다. 팬들 사이에서는 여권을 압수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올 시즌은 지난해보다 타율은 조금 떨어졌지만, 장타율 및 OPS가 상승하며 홈런과 타점이 늘었다. 지난해 기록한 23홈런을 넘어 30홈런도 가능한 페이스로 지난해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오스틴이다. 10일 현재 타율 0.302 117안타 24홈런 90타점 11도루 출루율 0.372 장타율 0.557 OPS 0.929로 제 몫을 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사직 롯데전 무릎 부상 이후 지명타자로 나서고 있지만 재활과 회복 과정이 좋아 조만간 1루 수비가 가능할 예정이다. 오스틴은 "1루 수비까지 나가는 게 긴장감을 유지하고 마음이 편하다"라며 1루수 복귀를 희망하고 있다.
팀의 연패를 끊고 연승을 하게 한 오스틴은 오늘도 LG의 우승을 위해 달린다.
[LG 역대 외국인 타자 최다 타점을 기록한 오스틴 딘 / 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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