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건우 구한’ 오혜리, ‘갓코치’ 찬사 쏟아져…세계태권도연맹은 경고장
“선수 보호하려면 뭐든지 해야 했다”
◆ 2024 파리올림픽 ◆
파리 올림픽 한국 태권도 대표팀의 오혜리(36) 코치가 잘못된 판정에 항의하다가 세계태권도연맹(WT)으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9일(현지시간) WT는 남자 80㎏급 서건우(한국체대)와 호아킨 추르칠(칠레)의 16강전 경기가 끝나자 곧바로 대한체육회에 오 코치의 사과를 요구하는 ‘경고 문건’을 발송했다.
이날 오전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남자 80㎏급 16강전은 서건우의 올림픽 데뷔 무대였다.
서건우는 호아킨 추르칠을 라운드 점수 2-1(6-8 16-16 14-1)로 이겼다.
최종 승자는 서건우였으나 2라운드가 막 끝난 시점 승자가 추르칠로 선언됐다.
1라운드를 내준 서건우는 2라운드 종료와 함께 회심의 뒤차기를 성공한데다 상대 감점까지 끌어내 16-16을 만들었다.
이같이 라운드 동점인 경우 회전차기로 딴 점수가 더 많은 선수, 머리-몸통-주먹-감점의 순으로 낸 점수가 더 많은 선수, 전자호구 유효 타격이 많은 선수 순으로 승자를 결정한다.
오 코치는 서건우가 두 차례, 추르칠이 한 차례 회전 공격을 성공했음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추르칠이 승자가 된 상황을 납득할 수 없었다.
일단 경기가 종료되고 선수들과 경기 관계자들이 모두 떠나면 더는 결과를 바로잡을 기회가 없다고 판단했다.
빠르게 마음을 굳힌 오 코치는 코트로 뛰어들어 심판을 붙잡고 강하게 항의했다.
이후 양손 검지를 흔들며 잘못된 판정임을 강조한 오 코치는 이번에는 본부석으로 뛰어가 오심이라고 따졌다.
시스템상 오류로 회전 공격보다 감점 빈도가 먼저 계산된 게 드러났다. 서건우는 기사회생해서 16강을 통과했으나 3위 결정전에서 ‘덴마크 복병’ 에디 흐르니치에게 져서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오 코치는 아쉬움에 눈물을 보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오 코치는 16강전을 돌아보며 “심판 대신 기술 담당 대표에게 말해야 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뒷일을 생각할 때가 아니었다. 그대로 끝나면 뭘 해도 뒤집을 수 없다”고 말했다.
오 코치는 당시 항의로 인해 WT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규정상 지도자는 심판이 아니라 기술 담당 대표에게 항의해야 한다. 장내의 관중들을 상대로 특정한 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행동도 자제해야 한다.
양팔을 높게 치켜들며 억울함을 표현했던 오 코치의 행동에 WT는 대한체육회를 통해 공개 사과도 요구했다. 징계 조치 가운데 오 코치에게 ‘경고 및 공개 사과’를 적용한 것이다.
오 코치는 “내가 사과해야 한다”면서도 “선수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은 뭐든지 해야 했다. 그때는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국체대와 대표팀에서 서건우를 지도한 오 코치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이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여자 67㎏급에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방송 중계에서도 들릴 정도로 소리를 질러 서건우의 경기 운영을 도왔던 오 코치는 “건우가 정말, 누구보다도 열심히 했다”며 “좋아하는 콜라도 끊고, 탄산수를 먹이면서 운동했는데”라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더 열심히 하겠다. 주신 만큼 보답하는 선수가 되도록, 더 나은 제자가 되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이런게 바로 걸크러시, 갓 혜리” “코치가 빛났던 경기” “오심은 왜 사과 안하나” “선수와 코치 모두가 최선을 다한 경기였다. 두사람에게 박수를 보낸다” “코치가 누나같고, 정말 존경스럽다” “이런게 진정한 리더이고 지도자다. 배드민턴협회와 대한체육회는 느끼는게 없나” 등의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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