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나라' 유재명 "콘텐츠의 홍수 속에 우리 영화는 본류(本流)" [인터뷰M]

10.26과 12.12 사이, 우리가 몰랐던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을 다룬 영화 '행복의 나라'에서 위험한 야욕을 품은 합수부장 '전상두'를 연기한 배우 유재명을 만났다.

촬영한 작품들이 배우들의 이슈로 공개가 미뤄지며 강제 휴식기를 가져야 했던 유재명이 "저는 공식적으로 누굴 탓하거나 고통스러워한 적이 없다"라며 입장을 밝혔다.

그는 "작품이 안 나와서 답답해 하기는 했다. 하지만 작품이 공개되지 않던 시간에도 촬영을 하며 내 일을 하고 있었다. 참 좋은 작품이라 세상에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있었지만 절망하거나 남에게 아쉽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언젠가는 나오겠지. 꼭 나와야 하는 영화라 생각한다."라며 '강제휴식기'로 불렸던 지난 2년간의 시간 동안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지내왔는지를 이야기했다.

유재명은 곽도원의 음주운전으로 인해 개봉이 미뤄진 영화 '소방관'에 대해서 "소방관의 처우에 관한 문제를 다룬 이야기다. 우리의 생명을 다루는 분들의 이야기라 꼭 나왔으면 좋겠고 정말 재미있다. 또 다른 영화는 오백만 수험생과 학부모를 포함한 우리 시대의 화두인 수능을 다루고 있다. 지금도 대한민국은 수능을 통해 1년이 움직인다. 영화적 완성도에 대해서는 아직 완성작을 못 봐서 이야기 못하겠지만 제가 했던 작품들이 잘 나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라며 크랭크업 한 영화 '수능, 출제의 비밀'까지 애정이 담긴 설명을 했다.

이번에 공개된 영화 '행복의 나라'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다양한 장르의 영상 콘텐츠들이 실시간으로 계속 나오고 있는데 저희 영화는 영화의 본류(本流)라는 느낌을 받았다. 사실에 기반을 두고 영화적 상상력을 가미해 한 인간의 실존과 재미와 눈물과 절망을 영화만의 매력과 리듬으로 잘 뽑아낸 영화 같은 영화다. 오랜만에 영화다운 영화 한 편이 잘 나왔다는 생각이 드는 데 그런 게 관객들에게 잘 전달되면 좋겠다."며 '행복의 나라'가 어떤 의미인지를 이야기했다.

'행복의 나라'를 통해 전 국민적인 공분과 미움을 살 인물을 연기한 유재명은 "악역이라는 단어는 떠올린 적이 없다. 정말 나쁜 사람인데 나쁜 짓을 해서 나쁜 게 아니라 그 상황 때문에 그런 선택을 해야 하는 인물이다."라며 단순히 악역이라는 평가 말고 다른 표현으로 그 캐릭터를 불러줬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유재명은 "이번 영화에서는 많이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앞으로는 감정이 극단으로 치닫는 작품을 하고 싶다. 평이하게 흘러가는 이야기보다는 뜨겁고 처절하고 더 사랑하고 더 절망하는 감정이 많은 작품이 하고 싶다"며 요즘 매력이 느껴지는 캐릭터는 어떻것인지를 밝혔다.

원래 꿈이 영화감독이었다는 유재명은 "그건 꿈이었다. 지금은 연극을 하다가 영상 연기를 하게 되었는데 연극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조그만 연극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 영상 연출은 해서도 안될 것 같고 고통의 길로 들어가고 싶지 않다. 머리 다 빠지고 힘든 일 같다"며 손을 내저었다.

최근 출연작의 홍보를 위해 웹예능에 출연하며 팬들에게 큰 환영을 받았던 그다. "반응 보고 깜짝 놀랐다. 그걸 많은 사람들이 편하고 즐겁게 즐긴다는 걸 알고 놀래기도 했다. 너무 많은 분들이 봤다며 연락을 주시더라. 앞으로 좀 더 활발하고 재미있고 쿨하게 웹예능에 나가보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라며 생애 첫 웹예능 출연 소감을 밝혔다.

그는 "진짜 카메라가 너무 많아서 처음에는 적응하기 힘들었는데 점점 적응되니까 힘들지 않더라. 기회가 되면 또 나가보고 싶다"며 보다 더 적극적으로 시청자, 팬들과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1979년 10월 26일, 상관의 명령에 의해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와 그의 변호를 맡으며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 ‘정인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행복의 나라'는 8월 14일 개봉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N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