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시청률 1% 충격' 지상파 대신…'여기' 몰려가 즐겼다
시차도 크고 시청패턴 변해…TV 시청률은 뚝
2024 파리 올림픽 시청자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등 뉴미디어 플랫폼으로 몰리고 있다. 시차 영향으로 생중계를 시청하는 이들이 줄어든 데다 뉴미디어 플랫폼이 제공하는 다양한 파생 콘텐츠들이 인기를 끈 덕분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OTT 웨이브는 지난 5일 안세영 선수가 출전했던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 결정전에서 올해 최다 접속자를 기록했다. 이는 평시의 8.2배에 달한다. 지난 4일 김우진 선수가 출전한 양궁 남자 개인 금메달 결정전의 접속자도 평시 대비 7.2배 늘었다.
웨이브에서는 올림픽 경기뿐만 아니라 국가대표 선수들이 나온 과거 예능 프로그램도 재조명받고 있다. 펜싱의 오상욱 선수는 지난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후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한 바 있는데, 오 선수가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또다시 금메달 획득에 성공하자 해당 회차의 시청자 수와 시청 시간이 모두 8배 상승했다. 남자 양궁의 김우진·김제덕 선수가 나왔던 SBS '집사부일체' 시청 지표도 2배 이상 뛰었다. 탁구 '삐약이' 신유빈 선수가 어린 시절 출연한 SBS '스타킹'과 MBC '무한도전'도 시청자가 1.5배 늘었다.
SOOP(옛 아프리카TV)도 지난 4일 김우진 선수가 출전한 양궁 남자 개인 결승전 당시 서비스 동시 접속자 수 45만명을 기록했다. 지난달 30일 진행된 남자 양궁 국가대표팀 단체 결승전과 탁구 혼합복식 4강전 중계에서도 40만명이 넘는 사람이 몰렸다. SOOP은 올림픽 경기를 온라인에서 무료로 중계하고 있어 많은 시청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웨이브와 SOOP은 파리 올림픽 생중계를 하는 유일한 뉴미디어 플랫폼이다. SOOP 관계자는 "스트리머들과 함께 대표팀을 응원하는 문화가 있는데, 인기 스트리머 감스트의 올림픽 방송은 평균 약 10만명의 유저가 즐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송 생중계권을 보유한 지상파 3사(KBS·MBC·SBS)는 그다지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특히 개막식의 경우 지상파 3사 모두 1% 안팎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올림픽 특수가 사라진 것 아니냐는 우려를 사기도 했다. 지난달 27일 새벽 2시부터 6시까지 진행된 파리올림픽 개막식의 지상파 3사 합계 시청률은 3%에 불과하다. 직전 행사였던 2020년 도쿄올림픽 개막식 생중계 합계 시청률(17.2%)의 약 6분의 1 수준이다. 프랑스와 시차가 1시간밖에 나지 않는 2012년 런던 올림픽 개막식 합계 시청률은 14%에 달했다.
대표팀 선수들이 깜짝 활약을 펼치며 시청률이 반등하고 있지만, 올림픽 '특수'라기엔 다소 아쉬운 수준이다. MBC에서 남녀 양궁 개인 결승전 경기 시청률이 10%를 넘겼지만, 그 외 경기 시청률은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7일 올림픽 최고 시청률은 SBS가 5.7%, MBC가 5.3%, KBS가 3.3%였다.
방송업계는 저조한 올림픽 시청률에 대해 축구·야구·배구 등 인기 구기 종목이 진출하지 못했다는 점과 상대적으로 큰 시차(7시간)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하지만 플랫폼 업계는 영화·드라마뿐만 아니라 스포츠를 즐기는 패턴도 TV에서 OTT 등 뉴미디어 플랫폼으로 옮겨갔기 때문으로 본다. 실시간 중계도 볼 수 있고, 놓친 플레이도 곧바로 돌려볼 수 있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CJ ENM은 이날 2분기 실적발표에서 올해 KBO 프로야구 생중계권을 독점 획득한 후 OTT 티빙의 유료 가입자가 전년 동기 대비 29% 늘었다고 밝혔다. 웨이브도 파리올림픽 이후 신규 유료 가입자가 평소의 2.3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스포츠를 뉴미디어 플랫폼으로 시청하는 패턴은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글로벌 OTT 서비스 디즈니플러스는 지난 2분기 출범 후 첫 흑자를 기록했는데, 이는 스포츠 중계를 하는 'ESPN+' 덕분으로 분석됐다. 미국 NBC 계열 OTT '피콕'도 올림픽 중계권 효과로 파리 올림픽 첫 주에만 약 600만명의 시청자를 모았다.
배한님 기자 bhn2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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