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 고양이' 다 쫓아내고…쥐 퇴치에 1억 씁니다[남기자의 체헐리즘]

남형도 기자 2024. 8. 1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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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 없애라고 섬에 데려와 놓고, 천연기념물 뿔쇠오리 공격한다며 고양이 45마리 쫓아내
20년 넘게 써먹고 함께 산 존재를, 고작 몇 달 만에 '내쫓기'로 해결한 국가유산청
마라도 전체에 번식하던 멸종위기종 뿔쇠오리를 절벽으로 몰아낸 주범도 '인간'
이들 돌볼 '고양이 도서관' 짓기로…"생명 경시 위험 배우고, 공생 실천하는 공간으로"
[편집자주] 수습기자 때 휠체어를 타고 서울 시내를 다녀 봤습니다. 세상이 처음 불편해졌지요. 직접 체험해 알리는 기사를 써보기로 했습니다. 이름은 '체헐리즘', 체험과 저널리즘을 합친 말입니다. 사서 고생하며 깊숙한 이면을 알리고, 가장자리가 보이도록 힘쓰려합니다.

마라도 고양이들이 살던 곳을 떠나 지내는 곳, 제주 선흘 세계유산본부 내 임시보호시설. 한 치즈 고양이가 풀 위에 앉아 있다./사진=남형도 기자
"뿌리 뽑힐 때 나무가 느낄 공포감을 인간이 얼마나 알까?"

어느 날 서 있던 곳에서 들려 천이백 킬로미터 떨어진 곳으로 보내진 메타세쿼이아들이 감당했을 시차…… 그 혼란과 피로를 나는 이해할 것 같다. (김숨 소설가 - 나는 나무를 만질 수 있을까 中 뿌리 이야기 77쪽)

천장 가까이에 있던 까만 고양이가 날 힐끔 봤다. 그러자마자 껑충 뛰어 내게서 더 먼 곳으로 넘어갔다. 인간에 대한 경계심, 두려움과 질림, 배신감, 아마 그런 감정인 걸까. 제주 선흘에 있는 세계유산본부 임시 보호 시설. 여기에 26마리의 '마라도 고양이'가 잠시 지내고 있었다.

살던 섬에서 돌연 쫓겨난 건 지난해 3월 3일이었다. 잘 잡히라고 하루 굶겨 45마리를 포획했다. 특정 범위에서 평생 살아가는 '영역 동물'인 고양이에게, 그건 어떤 의미였을까. 곁에 있던 김성호 한국성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말했다.

"그거는 완전 영화 '올드보이'나 다름없죠."

천연기념물 뿔쇠오리 개체수를 줄이는 주범으로 지목돼 포획된 마라도 고양이./사진=뉴스1

김영환 동물권행동 카라 교육팀장도 바로 이어 덧붙였다.

"너 이제 납치된 거야, 그런 거예요. 동물을 포획해 이송하는 건 굉장히 큰 스트레스죠."

천명선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좀 더 자세히 설명했다.

"강제로,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붕 띄워져 옮겼다는 건…어떤 고양이들에겐 죽을 정도로 힘들었을 거예요."

포획돼 이송 준비 중인 마라도 고양이./사진=김란영 제주비건 대표

실제로 곁에서 지켜보니 그랬단다. 이주부터 돌봄까지, 활동가들과 함께하고 있는 김란영 제주비건 대표가 말했다.

"처음엔 엄청 힘들어했죠. 한두 달은 피똥 싸고, 밥그릇 엎고, 먹지도 않고. 쫓겨난 걸 인지하더라고요. 영역 동물이니까 이 터에서 떠난 그 자체는, 제가 보기엔 죽음의 절벽까지 간 거예요."

최남단 섬에, 애초 고양이를 데려온 건 '인간'이었다
섬에서 햇볕을 받으며 쉬고 있는 마라도 고양이./사진=뉴스1
고양이가 어째서 대한민국 최남단 섬 마라도까지 오게 됐을까.

천명선 교수 책 '우리는 지구에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21세기북스, 2024)'에 이리 적혀 있었다.

'마라도 해녀들은 어망을 씹어 망가뜨리는 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예전부터 고양이를 길렀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오면서, 사람과 식당이 늘어나며 자연스레 쥐들도 늘어났다. 쥐가 늘어나 이로 인한 피해가 증가하자 인간은 쥐를 제어하기 위해서 마라도로 고양이를 더 데려왔다.'

인간이 고양이를 데려온 거였다. 그게 2000년대 초중반이라고 했다. 약 20년을 이 섬에서, 고양이가 인간과 함께 살았다. 고양이는 자연의 순리대로 점점 더 번식해 숫자가 늘어났다.
마라도 횟집에서 쉬고 있는 고양이들./사진=뉴스1
천연기념물 뿔쇠오리를 죽이는 주범으로 지목된 '고양이'
철새인 새끼 뿔쇠오리의 모습./사진=국립공원공단
2019년 2월에 서울대 석사 학위 논문 하나가 발표됐다. '마라도의 뿔쇠오리 개체군 보전을 위한 고양이의 서식 현황과 행동권 및 생존능력분석'이란 제목이었다. 이듬해인 2020년엔 한국환경생태학회지에도 실렸다. 김유진 국립생물자원관 전문연구원과 이우신, 최창용 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가 함께 썼다.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뿔쇠오리'. 이 철새는 3월에 마라도에 날아와 5월까지 머물다 간다고 했다. 주로 절벽에서 번식하는데, 육지에 머무는 사이 고양이가 공격한단 거였다. 논문 67쪽엔 이리 적혀 있었다.

'현장 조사를 수행한 2018년 기준으로 고양이에 의해 포식된 뿔쇠오리는 24마리로 추정되고 고양이 한 마리에 의해 1.2마리의 뿔쇠오리가 포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미발표 자료). (중략) 특히 고양이의 최대수용능력이 80마리 이상일 때 20년 뒤 뿔쇠오리는 마라도에서 절멸할 것으로 예상된다.'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뿔쇠오리./사진=뉴스1

최창용 교수에게 이리 추정한 근거를 물어봤다.

"24마리로 추정된다는 건 저희가 직접 현장에서 관찰한 사체 숫자입니다. 주로 언덕 주변을 돌아다니며 사체들을 확인해 발견한 겁니다. 고양이에게 포식당한 흔적의 형태라든가, 얘네들을 숨겨놓는 게 매들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거든요. 고양이가 20마리가 있어서 일단은 한 마리당 1.2마리라고 얘기한 겁니다. 여러 절벽 등 제한 요인이 있기 때문에, 발견하지 못한 걸 생각하면 훨씬 더 피해가 심각할 수 있고요."

'좋은 동물'이었다가 '나쁜 동물'로, 인간에게
세계유산본부 내 임시보호시설에서 휴식 중인 마라도 고양이들./사진=남형도 기자
해당 논문에선 고양이를 향해 '인위적으로 유입돼 증가하고 있는 외래 포식자'란 표현을 썼다. 인위적이란 말. '사람의 힘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란 뜻.

그러니까 주어는 '인간'이다. 그런데 이 주어는 자꾸 묘하게 숨고, 포식자 고양이의 이미지만 남게 됐다. 2022년 말에 나온 한 언론사 기획 제목은 '두 얼굴의 고양이'였다. 귀엽고 예쁨 받지만, 야생에선 작은 동물을 공격한단 거였다. 두 얼굴이 아니라 원래 그런 본능을 가진 동물이다. 고양이가 그리 봐달라고 한 적은 없다. 인간이 보고 싶은 대로 봤을 뿐. 늘 그랬듯이.

천명선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가 중요한 말을 했다. '인간동물학'을 연구하는 이답게, 인간과 동물 간의 관계를 짚었다.

"좋은 동물과 나쁜 동물을 구별하죠. 인간이 정해준 자리에 가만히 있고, 이익을 주는 동물은 좋은 동물. 그렇게 봤을 땐 고양이는 사실 인간에게 별로 이로움을 주는 동물도 아니고, 가만히 있는 애들도 아닌 거예요. '치워야 하는 동물'로 여겨지기가 아주 편하죠."

SNS에서 인기가 많은 고양이들의 모습은 대개 이렇다./사진=인스타그램 화면 캡쳐

그런 관점에서 보면 SNS에 올라오는 고양이들은 귀여운 대상. 골목을 어슬렁거리는 길고양이들은 편견 어린 시선과 미움을 받는다고. 마라도 고양이들 역시, 인간이 싫어하는 쥐를 잡을 땐 '좋은 동물'로 여겨졌을 거였다.

뿔쇠오리를 절벽으로 내몬 것도 '인간'이었다
마라도에 몰리는 관광객들./사진=뉴시스
최창용 교수 이야기를 듣다가 알게 된 게 하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뿔쇠오리 번식지는 총 4곳. 그중 마라도를 제외한 3곳은 다 '무인도'란 거였다. 최 교수가 말했다.

"유인도에서 뿔쇠오리가 번식하는 이유가 뭘까요? 원래 뿔쇠오리는 사람이나 육지 포식자가 살지 않는 무인도에서만 번식하는 조류거든요. 마라도가 개간이 된 지 300년밖에 안 됐습니다. 예전엔 섬 전체에 뿔쇠오리가 번식했을 건데, 사람이 살면서 식생을 다 걷어내고 땅을 평탄화했어요. 그 과정에서 뿔쇠오리들이 번식지를 잃고 지금은 절벽에만 살아남아 있는 개체군이에요."

마라도에 그나마 생존할 수 있었던 게, 절벽이 있기 때문이란 거였다. 인간에게 내몰리지 않았다면 섬 전체에 뿔쇠오리가 아름답게 보였을 거란 것. 인간이 접근할 수 없는 구역이 있기에 살아남았다는 것.

제주 가파도 해안가에 버려진 쓰레기들./사진=뉴시스

빙기창 조선대 교수 논문 '철새 중간 기착지에서 발생하는 조류 사건원인 분석에 관한 연구'에선, 홍도에서 철새가 당하는 사망 사고를 연구했다. 사고 원인은 고양이에 의한 포살(29.3%), 인공구조물(유리창 등)에 의한 충돌(22.3%), 기름 오염(15%) 등으로 많았다. 인간과 관련된 인위적인 요인에 의한 사고가 전체의 73.8%였다. 고양이에 의한 것도 인간이 반려 또는 쥐 제거 등으로 도입한 게 유기되며 야생화 한 걸로 봤다.

쓰레기를 얼마나 많이 버리면, '버리지 마라도'란 표어까지 만들었다./사진=뉴스1

하물며 마라도에선 여전히 뿔쇠오리에 대한 자세한 연구도, 뿔쇠오리 사망 사고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요인에 대한 연구도 전무한 상황. 국가유산청에선 올해 6월이 돼서야 관련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고 했다. 마라도 고양이가 반출되고도 1년 3개월만이다. 해당 관계자는 "12월에 1차적으로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고 했다.

천명선 교수가 저서 '우리는 지구에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에서, 마라도 고양이 사건 관련 비판한 내용이 이랬다.

'이 사건에서 마라도 고양이는 일단 멸종위기종인 뿔쇠오리를 공격하는 죄를 가진 동물로 인식된다. 뿔쇠오리의 이동 경로, 개체군 번식 특성 등에 대해 진행된 연구는 전무하다. 고양이가 뿔쇠오리 개체군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도 명확지 않다. 단 한 편의 논문이 전부다.'

'고양이 내쫓기'라는…인간 위주의 간편한 방식으로
마라도 고양이를 포획하기 위해 준비한 틀./사진=뉴스1
마라도 주민들도 고양이 개체수 관리에 대한 필요성을 인지했다. '중성화'가 2021년부터 이미 진행되고 있었다. 90% 이상 진행됐고, 고양이 반출이 결정되기 직전까지 급격히 수가 줄어들고 있었다. 남은 건 56마리였다.

국가유산청(당시 문화재청)의 주도하에 협의체가 구성되긴 했으나, 일방적이었단 비판을 받으며 '고양이 반출'이 결정됐다. 포획 기준이나 포획 이후 방안, 보호 시설 마련 등에 대한 의견도 무시됐단다. 호주 사례를 언급하며 고양이를 '살처분'하자는 의견까지 나왔다.

김란영 제주비건 대표가 말했다.

"문화재청이 주도하고, 이건 이미 답은 고양이를 반출하는 걸로 정해져 있었어요. 도에서도 우리는 완도에 방사하기로 결정했다고 하고. 민원이 폭주하니까 막 일을 저질러버린 거죠. 뿔쇠오리 24마리를 죽인 주범으로 고양이가 지목된 거예요. 근데 거기 돌아다닐 때 사실 개도 있었고, 매도 있고, 뱀도 있고, 쥐도 있어요. 뿔쇠오리엔 다 천적이거든요."

20년 가까이 마라도에서 살아온 고양이 반출이, 불과 몇 달 만에 급히 결정됐다. 마라도에서 반출하지 말고 폐가에 뿔쇠오리가 오는 기간(한 달 반 정도)만 울타리를 쳐서 막자고. 김 대표가 대안을 제시했으나 수용되지 않았다.

천명선 교수도 이 과정에 대한 문제점을 비판했다.

"(서울대) 논문도 그렇고 논의가 계속 고양이를 중심으로 해서 간 거고요. 만약에 이게 제대로 되려면 뿔쇠오리가 예컨대 200~250쌍이 온다고 하면요. 모두 함께 모여서, 쥐도 뿔쇠오리 알을 까먹으니까 못 들어가야 하고, 펜스를 친다거나, 사람들도 그쪽으로 배 좀 그만 타고 가게 하고, 여러 방안을 만들면서 고양이에 대한 것도 얘기가 됐어야 했지요."

포획된 마라도 고양이./사진=뉴스1

'해수구제.' 전통적으로 인간한테 해를 주는 동물을 잡는 건, 이렇게 한꺼번에 몰살해 없애는 방식을 많이 써왔다고. 천 교수는 "각각의 동물과 사람이 줄 수 있는 해에 대해서 총체적으로 파악하고, 지역사회와 어떻게 단계적으로 실현 가능하게 할지, 그 과정을 생각해야한다""동물들에 대한 입장을 생각하면 막 극단적으로는 못 할 것 같다"고 했다.

내년이면 갈 곳 없는 마라도 고양이…'고양이 도서관' 짓는다
세계유산본부 내 임시보호시설에서 지내고 있는 마라도 고양이들./사진=남형도 기자
김란영 대표는, 이후 해결을 잘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했다. '아름다운 결말'이란 표현을 자주 썼다.

"어떤 문제나 갈등이 생겼을 때, 어느 하나는 무조건 죽여야 하는 거예요. 아주 1차원적이고 문제가 있는 거지요. 단지 마라도 고양이 때문만이 아니에요. 연쇄적으로 우리가 사람을 대할 때도 그렇고, 생명 경시 때문에 약자들한테 함부로 하는 게 연관돼 있죠."

마라도 고양이는 반출됐으나 좋은 결과를 남겨 의미가 되고픈 거란다. 마라도 고양이들은 내년이면 세계유산본부 임시 보호 시설에서도 나와야 한다고. 갈 곳이 없어지기에 '고양이 도서관'을 지어 돌보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주시와 함께 민관협력으로 추진 중인 작은 도서관. 비건, 동물 관련 책을 구비하고 생명존중 등 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총 예산 3억6000만원 중 국비와 도비가 70%이고, 나머지 30%(1억800만원)를 제주동물권행동 나우가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10%밖에 마련하지 못했다. 기금 마련을 위해 8월 19일부터 24일까지 '고양이 예술제'를 연다. 그림 경연대회, 경희대 학생들의 다큐멘터리(45고양이 표류기, 마라도 고양이를 주제로 1년 넘게 촬영), 가수 강산에와 12팀이 함께하는 고양이 음악회 등이 열린다. 산책을 좋아하는 고양이 '미야'와 함께하는 밤고냉이 산책도 준비돼 있다.

김란영 대표가 만들 '고양이 도서관'을 짐작했다. 그가 아무것도 없던 땅에 만들어낸 '마라도 고양이 임시보호시설'을 보며. 여길 둘러보던 김영환 동물권행동 카라 팀장은 "행동 풍부화(제한된 공간에서 사는 동물들을 위해 행동적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게 해주는 것)가 장난 아니게 잘 돼 있다"라고 했다.

갇혀 지내는 고양이들의 행동 풍부화를 고민한 흔적들./사진=남형도 기자

도청에서 안 쓰는 화분을 받아 고양이들이 숨을 곳을 다 마련해주었다. 마라도 고양이들이 컨테이너 꼭대기에서 바닥으로 뛰어내리기도 했다. 바닥이 푹신하고 안전하단 걸 아는 거였다. 고양이를 싣고 온 철로 된 이동장은 위로 쌓았다. 가두는 물건이, 고양이가 넓게 공간을 쓰게 지탱해주는 걸로 바뀌었다. 곳곳이 섬세한 고민의 흔적. 조은지 동물권행동 나우 팀장이 많이 고생했단다.

김성호 한국성서대 교수가 '고양이 도서관'의 의미에 대해 이리 부여했다.

"마라도 고양이를 이렇게 잘 풀어낼 수 있으면, 대한민국의 많은 지역과 생태 문제, 갈등을 해결할 실마리가 된다는 것. 그런 상징성과 포부가 있는 거지요."

에필로그(epilogue).

고양이 56마리 중 45마리가 반출되고, 마라도엔 이제 10여 마리가 남았단다. 모두 중성화를 마쳤다.

고양이가 반출된 뒤, 이번엔 쥐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고. 늘었단 주민 얘기가 많아졌다고 김란영 대표가 말했다.

"쥐가 늘어서 집안까지 들어온다고 마라도 주민들이 말하더라고요. 가게 안까지 쥐가 들어와서 방역했다고 했습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가 책정한 쥐 퇴치 예산이 지난해 6000만원, 올해는 1억원이라고 했다. 고양이 반출로 쥐가 늘 것에 대한 우려로 책정된 거란다. 쥐를 잡으려 고양이를 데려왔다가, 고양이가 늘어나니 반출시키고, 다시 쥐가 늘까 봐 1억원 넘게 세금을 쓰고 있다.

그러니 인간의 개입을 최소한으로 신중히 결정해야 하는 거라고.

'일각의 주장처럼 마라도에서 모든 고양이를 전부 다 제거한다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까? 아마도 그렇지 않을 것이다. 고양이가 전부 없어지면 당연히 쥐가 다시 늘어난다. 그러면 쥐의 개체 수를 줄일 또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 그 방법이 쥐약이라면 어떨까? 애초 목적은 확실히 성공할 수 있겠지만 다른 동물들도 죽게되는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그게 끝이 아니다. 야생 쥐들까지 모두 죽게 된다면 새들의 먹이가 사라지게 된다. 쥐는 사실 마라도의 생태계에서 여러 가지 기능을 담당한다. 이런 복잡한 관계를 전부는 아니더라도 가능한 한 많은 부분 이해한 다음에야 인간은 비로소 어느 지점에 개입하고 어느 정도로 개입할지, 이에 대해 어떤 책임을 질 것인지 논의하고 합의할 수 있다.'

(천명선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우리는 지구에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中 )

남형도 기자 hum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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