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기후위기] '폭염 도미노'…모든 게 연쇄적으로 쓰러져

정종오 2024. 8. 10.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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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3개월 연속, 세계 평균 기온 갈아치워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환승센터에서 한 시민이 옷으로 햇빛을 가린 채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폭염 ‘도미노 효과’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13개월 동안 세계 평균 기온은 계속 경신했다.

2000~2019년까지 폭염으로 매년 48만9000명이 사망했다. 이는 열대성 사이클론보다 더 큰 규모이다. 전 세계 식량 생산의 12%가 폭염으로 감소했다. 8000만명의 학생들이 2024년 폭염으로 학교에 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폭염의 ‘도미노 효과’가 사회 곳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불볕더위가 덮치면서 인류 삶에 치명적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2024년 7월은 전 세계적으로 두 번째로 더운 달로 기록됐다. 유럽연합(EU)의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C3S)의 관련 데이터(ERA5)를 분석한 결과 올해 7월은 2023년 7월과 비교했을 때 0.04°C 낮았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폭염에 대한 행동 촉구의 시급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그는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지구는 점점 더 뜨거워지고 위험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올해 7월 전 세계 평균기온. 대부분 지역이 고온 현상을 보였다. [사진=C3S]

세레스트 사울로 세계기상기구(WMO) 사무총장은 “지난해 지구의 대부분 대륙에서 광범위하고 강렬하고 오랫동안 지속하는 더위가 발생했다”며 “최소 10개국의 여러 지역에서 50°C 이상의 일일 기온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조기경보시스템 구축으로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울로 사무총장은 “WMO와 WHO(세계보건기구)가 최근 발표한 관련 보고서를 보면 57개국이 열 건강 경보 시스템을 전 세계적으로 확대하면 연간 약 9만8000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사울로 사무총장은 이 같은 현실에서 불볕더위에 적응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사울로 총장은 “근본 원인을 해결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정책에 각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3S의 관련 통계(ERA5)를 분석했더니 올해 7월 22일과 23일 일일 지구 평균 기온은 각각 17.16°C, 17.15°C에 이르렀다. ERA5 재분석 데이터 세트는 전 세계의 위성, 선박, 항공기와 기상 관측소에서 수십억 개의 측정값을 사용하기 때문에 정확도가 높다.

C3S는 그 원인의 하나로 남극을 꼽았다. 남극 대륙의 대부분 지역에서 평균보다 훨씬 높은 기온을 보였다. 남극 일부 지역에서는 평균보다 10°C 이상 높은 이상 기온을 나타내기도 했다.

◇극심한 폭염, 아시아=올해 7월 일본의 월 평균 기온은 1898년 이후 계측 기록 중 가장 높았다. 일본의 올해 7월 평균 기온은 1991~2020년 평균보다 2.16°C 더 높았다. 지난해 기록을 갈아치웠다.

8월에도 일본 전역에 극심한 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 기상청 자료를 보면 전국 153개 기상 관측소 중 62개의 올해 7월 평균 기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도 다르지 않았다. 올해 7월이 1961년 이후 기록상 가장 더운 달로 진단됐다. 중국 기상청은 “8월에도 더위가 이어지고 있고 중국 동부의 여러 지역에서 최고 일일 기온이 40°C를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인도와 파키스탄, 바레인 등도 불볕더위로 고통을 받고 있다.

폭염 '도미노 효과'로 사망자가 속출하고 식량 생산을 급감하고 학생들은 학교에 가지 못하는 상황으로 악화하고 있다. [사진=WMO]

◇열 스트레스 급증, 아프리카=모로코는 올해 7월 41.7도, 47.6도에 이르는 경험하지 못한 고온에 시달렸다. 그동안의 관련 최고 기온을 계속 경신하고 있다.

특히 시원했다 갑자기 더워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WMO 측은 이를 두고 “시원한 기온과 폭염이 대조를 이루면서 아프리카 주민의 열 스트레스가 악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펄펄 끓는 지중해, 유럽=지중해와 발칸 반도의 많은 지역이 올해 7월 지속하는 폭염에 시달려 사상자가 발생하고 공중 보건에 영향을 미쳤다.

과학자들은 이 같은 이상 현상을 두고 “지중해의 더위(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프랑스, ​​모로코)는 인간 활동으로 빚어진 기후변화 없이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리스, 헝가리,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불가리아를 포함한 여러 국가가 기록상 가장 더운 7월을 기록했다. 프랑스는 극심한 폭염이 있었던 것은 아닌데 파리올림픽에서 선수와 관중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1억6500만명 ‘폭염 경보’, 북미=북미 지역은 1억6500만명이 ‘폭염 경보’에 노출됐다. 미국은 2022년 폭염에 대비하기 위해 ‘히트(heat.gov)’를 본격화했다.

히트 자료를 보면 지난 8월 1일 약 1억6500만명이 폭염 경보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국립대기해양청(NOAA)은 지난 30일 동안 80개 이상의 최고 기온이 바뀌었다고 발표했다.

데스 밸리에서는 월 평균 기온이 42.5°C로 측정됐다. 8월 1일 라스베이거스는 최고 기온이 40.5°C 이상인 43일 연속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8월 2일에는 미국 전역에서 94건의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겨울에 더위, 남미=남미에서는 겨울에 일부 국가에서 여름과 비슷한 기온을 기록했다. 볼리비아, 파라과이, 브라질 남부,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북부의 일부 지역에서 30°C 이상을 보였다.

7월 상반기에는 이례적 추위가 대륙 일부 지역에 영향을 미쳤다. 페루 남부에서는 폭설로 많은 주택과 건물이 무너지기도 했다. 더웠다 갑자기 추운 날씨로 아르헨티나와 칠레에서도 사망자가 발생했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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