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악범 목에 건 200억…아는 맛인데도 맛깔나는 '노 웨이 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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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 성폭행범 김국호(유재명 분)는 마지막 피해자를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노 웨이 아웃'은 김국호를 둘러싼 다양한 인물들을 조명한다.
현상금을 노리는 시민으로부터 김국호를 보호하는 임무를 받으면서 그와 얽히게 된다.
다만, 필요 이상으로 잔인한 몇몇 장면과 김국호가 피해자를 강간하는 것을 노골적으로 담아낸 장면 등은 시청자에 따라선 불쾌감을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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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더더기 없는 스토리에 속도감 있는 전개…유머 활용한 완급조절까지
(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연쇄 성폭행범 김국호(유재명 분)는 마지막 피해자를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피해자 9명의 인생을 송두리째 망가뜨린 그가 받은 처벌은 징역 15년. 조용하게 수감 생활을 보낸 김국호는 모범수로 선정돼 13년 만에 다시 사회로 나왔다.
억울하게 딸을 떠나보낸 유가족은 치를 떨고, 김국호와 같은 동네에 사는 주민들은 불안감에 밤잠을 설치지만, 법적인 처벌은 이미 끝났기에 나라가 이들을 위해 더 이상 해줄 수 있는 것은 없다.
디즈니+ 새 시리즈 '노 웨이 아웃: 더 룰렛'(이하 '노 웨이 아웃')은 우리에게 익숙한 분노와 무력감을 파고들며 흥미로운 질문을 던진다.
죽어 마땅하다는 소리를 듣는 흉악범의 목에 누군가 200억원의 현상금을 걸고 살인 청부를 한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경찰을 보란 듯이 따돌리며 가면 뒤에 숨어 대중을 선동하는 비질란테, 게임처럼 행해지는 사적 제재, 욕망을 부추기는 거대한 상금 등은 어딘가 기시감을 주는 듯한 설정과 이야기지만, 드라마는 맛깔나게 살려낸다.
각자의 욕망을 품고 김국호를 노리는 캐릭터들이 얽히고설키는 군더더기 없는 스토리가 속도감 있게 풀어지며 몰입감을 높이고, 거액의 살인 보상금을 내건 '가면남'을 쫓는 과정 역시 장르적 재미를 더한다. 재치 있는 대사로 적재적소에 웃음을 자아내는 완급조절도 인상 깊다.
무엇보다 현실과 맞닿아있는 다양한 인간 군상이 비현실적인 소재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노 웨이 아웃'은 김국호를 둘러싼 다양한 인물들을 조명한다.
투자 사기를 당해 빚이 산더미인데 "내가 어떻게든 해보겠다"며 가족을 안심시키려 애쓰는 백중식(조진웅)은 전형적인 'K-가장'이자 '보통의 형사'로 그려진다. 현상금을 노리는 시민으로부터 김국호를 보호하는 임무를 받으면서 그와 얽히게 된다.
김국호를 이용하려고 드는 캐릭터들은 자연스레 백중식과 대치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현상금을 타내려는 도축업자 윤창재(이광수)와 킬러 '미스터 스마일'(쉬광한), 그리고 또 다른 욕망을 품고 접근하는 변호사 이상봉(김무열)과 시장 안명자(염정아) 등이 있다.
김국호의 법정대리인을 자처한 비리 변호사 이상봉과 김국호를 이용한 쇼맨십으로 시민들의 관심을 끌려는 정치인 안명자는 선뜻 응원하기 어려우나 나름의 매력이 뚜렷하다.
특히 거친 피부 분장을 하고 등장해 닳고 닳은 정치인을 묘사해내는 염정아가 예상을 뒤엎는 연기로 작품에 힘을 불어넣는다.
작품은 포스터에 등장하는 배우만 무려 8명인데, 전개가 산만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캐릭터 각자의 입체적인 서사가 완성도 있게 펼쳐지고, 이를 엮어내는 연출 역시 매끄럽다.
다만, 필요 이상으로 잔인한 몇몇 장면과 김국호가 피해자를 강간하는 것을 노골적으로 담아낸 장면 등은 시청자에 따라선 불쾌감을 가질 수 있다.
co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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