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장동혁 "제3자 특검법, 무슨 의미…이미 상황 변화 많다"[인터뷰]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한동훈 대표의 입장이 변하지 않았더라도 이미 상황 변화가 너무 많다."
친한(친한동훈)계 핵심인 장동혁 최고위원이 지난 8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인터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의 수사외압' 의혹에 대한 특검법이 부결되자 재발의하면서 '공수처도 수사외압 했다'며 (내용을) 부풀렸다. 이번엔 '구명 로비 의혹'까지 포함시키고 다른 것도 포함시킬 태세"라며 이같이 밝혔다.
민주당은 최근 의원 169명 전원이 이름을 올린 세 번째 채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특검 수사 대상에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먼트 대표 등이 김건희 여사 등에게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을 부탁한 불법 로비 의혹'이 추가되는 등 당초의 법안에서 방향이 틀어졌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진실 규명보다 정쟁을 목적으로 법안을 발의했다고 본다.
장 최고위원은 "대통령실 수사외압 의혹도 말이 안 되지만 (특검을) 한다면 공정한 수사를 위해 제3자가 추천해야 한다고 한 게 (한동훈 대표 제안의) 본질"이라며 "국민적 의혹이니 피해가지 말잔 것이었는데 이렇게 민주당이 다른 걸 무더기로 붙인 상황에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은 이미 이상한 걸 다 굴려서 다음 페이지로 넘어갔다"며 "기존의 대통령 수사외압 의혹만 쏙 빼서 제3자 특검법 발의하겠다는 게 무슨 실익이나 의미가 있나"라고 강조했다.
장 최고위원은 지난달 25일 SBS라디오에서 채상병 특검법이 부결된다면 한 대표가 제안한 제3자 특검법 논의를 이어갈 실익이 없다고 말해 화제가 됐다. 장 최고위원은 "민주당은 다른 차원으로 넘어가서 자꾸 '너네 제3자 특검법 언제 발의할 거야' 하고 우리의 분열을 부추기는데 거기 말려들 필요가 있나"라고 했다.
장 최고위원은 한동훈 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올 때 비판적인 입장이었다. 이후 비대위의 사무총장에 임명되면서 한 대표의 최측근이 됐고 전당대회에서 수석최고위원으로 당선됐다. 한 대표의 매력이 뭐냐고 묻자 "명분을 중시한단 것"이라며 "정치인에게 명분은 결국 민심이다. 민심 가까이 섰을 때 명분이 있는데 한 대표는 국민이 어떤 걸 원하고 바라보는지에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답했다.
한 대표가 최근 최고위 사전회의에서 '전국민 25만원 지원법'(민생회복지원지급 특별조치법)에 대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하는 게 적절한지 우려한 데 대해서는 "민심에 반응하고 민심에 답할 준비가 돼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최고위원은 "국민들 중엔 25만원이라도 목말라하는 분들이 있다. 그럼 정부는 어떤 다른 지원방법을 강구하거나 25만원을 전국민에게 나눠주는 게 아니라 절차가 복잡하더라도 하위 60%, 70%에게 지급할 대안을 고민하거나 아니면 여름철 전기요금을 경감하는 대안을 갖고 얘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장 최고위원은 "우리가 싸우되 똑같은 모습이 아니라 창의적으로 싸웠으면 좋겠다"며 "소상공인들을 모아서 당장 25만원보다 최저임금 등 시스템이 무너진 게 문제니 그런 시급하게 필요한 것이 뭔지 목소리를 담아서 우린 그걸 하겠다고 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 최고위원은 한 대표의 또 다른 매력으로 "많이 물어보고, (의견을) 수용한다"며 "리더로서 중요한 덕목"이라고 했다.
그는 한동훈 지도부 인선에 대해선 "무난했다. 정책위의장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정치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며 "서둘러 크게 파열을 내지 않고 핵심 키였던 용산과 소통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선수 안배, 전문성 측면에서 (무난했고),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을 계파 색채가 짙지 않은 분으로 인사해 오히려 한 대표를 적극 지지하는 분들은 불만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소위 '한딸(한 대표 극성 팬덤)' 논란에 대해선 "팬덤은 자발적으로 생기는 것이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다만 정치인이 팬덤에 편승해서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하는 건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팬덤이 문자를 보내는 것은 SNS(소셜미디어)가 발달한 시대엔 정치인이든 연예인이든 감당할 수밖에 없다"며 "저도 어떤 때는 문자를 하루 수백개씩 받는데 이런 정치적 의사표현 행위를 100개까지만 받겠다 할 순 없는 것이다. (팬덤의) 문자 수가 많다고 제재하거나 나쁘다고 평가하는 건 옳지 않다"고 했다.
판사 출신으로 21대 국회에 이어 22대에서도 법제사법위원회에 소속된 장 최고위원은 최근 여야간 대립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고성'에 동참하지 않으면서 정청래 법사위원장으로부터 공개적으로 호평을 받았다. 장 최고위원은 "처음부터 법사위에서 전선을 넓히지 말자고 했다. 강대강으로 싸우면 정청래 위원장만 키워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는 여당으로서의 품격을 지키면서 논리로 싸우면 되지 같이 내려가서 싸울 필욘 없다"며 "정중하게 논리를 갖고 요구했는데 정청래 위원장이 안 주면 우리한테 득점인데, 안 준다고 같이 삿대질하면 같이 실점하는 것"이라고 했다.
장 최고위원은 여야간 협치가 시작될 단초는 여당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야당은 협치할 마음도 여유도 없다. 그걸 설득하는 건 결국 민심"이라며 "국민들이 절대적으로 공감할 것을 우리가 내놓으면 민주당이 안 할 수가 없을 거다. 금융투자소득세의 경우도 지금 댓글 보면 '25만원 안 줘도 좋으니 (유예)해달라'고 하잖나. 이런 게 여당이 할 일"이라고 밝혔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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