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즈업 조기 종료하는 엔씨…왜 1년을 못 기다리나
엔씨 첫 전체이용가 게임 '퍼즈업 아미토이' 출시 1년도 안돼 종료 예정
장르 다변화 꿈꿨지만 초반 수익성 확보 실패하자 빠른 정리
재무구조 개선보다 중요한 게 게임 유저들과의 신뢰 확보
[편집자주] 남녀노소 즐기는 게임, 이를 지탱하는 국내외 시장환경과 뒷이야기들을 다룹니다.
엔씨가 지난해 9월 깜짝 출시한 퍼즐게임 '퍼즈업 아미토이'가 이달 28일 서비스를 종료한다. 출시 초기 50만 다운로드를 넘어서면서 엔씨가 리니지 시리즈와 같은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이외의 영역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것으로도 기대를 모았지만, 로얄매치나 애니팡 등 기존 국내외 강자들의 아성을 넘지 못했다.
이는 퍼즈업을 개발한 엔씨 퍼즐개발실의 물리적 한계와도 연관 있다. 수백명씩 개발에 참여하는 다른 게임들과 달리 퍼즈업 개발에는 적은 두 자릿수의 인원만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7주년 기념으로만 100억원 넘게 마케팅 비용을 투자하는 리니지M 등과 달리 외부 마케팅에도 큰 비용을 들이지 않았다. 기타 브랜드와의 콜라보 정도에 그쳤다.
반면 이와 같은 '치고 빠지기' 전략이 여전히 게임개발 영역에서 유효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른바 '애자일(Agile)' 전략이다. 이는 시장에 빠르게 제품을 내놓고 피드백을 받아가면서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식의 방법론이다. 퍼즈업을 빠르게 포기하는 대신 출시 후 1년 동안 받은 피드백과 쌓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다 완성도 높은 차기작을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사업 구조조정 잣대를 게임에 그대로 적용하는 데는 무리가 따를 수 있다. 특히 퍼즐 장르의 경우 유저 기반이 늘어날수록 매출 규모도 비약적으로 늘어나는 특징이 있다. 퍼즈업의 초기 마케팅에 좀 더 힘을 실었다면 유저 급감을 막을 수 있었다는 아쉬운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퍼즈업의 조기 종료는 엔씨가 앞으로 내놓는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 역시 '시험작'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퍼질 수 있다. 엔씨가 올해 하반기 내놓는 수집형 RPG 호연, 방치형 RPG 리니지키우기 역시 초기 수익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그대로 1년 안에 사라질 수 있다.
하지만 게임사의 근본인 게임 서비스를 지속하면서 유저 신뢰를 확보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면 이는 반쪽짜리 체질개선에 그칠 수밖에 없다. 당장의 수익성보다 중요한 것은 엔씨의 운영을 믿고 지갑을 열 수 있는 유저들과의 관계 설정이다.
박 대표는 올해 초 M&A(인수합병) 기조를 설명할 때 "비게임 부문은 즉시 수익을 낼 수 있는 업체, 게임 부문은 당장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미래 가능성이 높은 업체를 찾겠다"고 전한 바 있다. 이 같은 게임부문에 대한 시각이 비단 M&A만 국한될 필요는 없다. 정작 내부에서 개발한 게임은 여전히 빠른 수익화를 시도한 이후 실패하면 즉시 서비스를 종료하는 흐름이라면, 새로운 유저층을 끌어들이겠다는 엔씨의 목표는 공염불에 그칠 뿐이다.
최우영 기자 yo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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