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따블' 기다렸는데 -20% 패닉…청약 흥행 공모주도 힘 못쓰는 이유

김진석 기자 2024. 8. 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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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공모주 불패 저무나① 7월 상장 새내기주 전부 공모가 하회…이유는?
[편집자주] 기회의 땅이었던 IPO 시장이 흔들린다. '따따상'은 커녕 상장 직후 주가가 하락하는 종목들이 부지기수다. 공모가 뻥튀기, 부실 상장 등 잡음도 이어진다. 가능성 있는 기업의 성장을 위한 자본 조달 통로가 되고 투자자들에게 투자 기회 역할을 해야 할 공모주 시장에 대한 불신이 더 커지기 전에 개선방안이 시급하다.

7월 새내기주 주가 현황/그래픽=이지혜 기자

공모주 불패 인식이 사라지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심심찮게 보였던 '따따블'(공모가의 4배) 종목을 찾아볼 수 없다. 게다가 최근 증시에 입성한 새내기주들이 상장 첫날부터 공모가 밑으로 추락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기관 투자자들의 경쟁 심화에 따라 과하게 높아진 공모가, 증권사들의 우후죽순식 주관 업무가 시장에 부작용으로 이어졌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상장한 새내기주의 주가(8일 종가)가 모두 공모가를 크게 밑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월 새롭게 증시에 입성한 기업은 이노스페이스, 하스, 엑셀세라퓨틱스, 피앤에스미캐닉스 총 4곳이다. 해당 종목들은 투자자들의 기대에도 불구 상장 첫날부터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이후에도 연일 낙폭을 키워가고 있다. 시장 약세로 인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도 물론 있지만 상장첫날 부터 약세를 보이며 '따따블' 신화가 사라진 것은 명백하다.

지난달 15일 상장한 엑셀세라퓨틱스는 상장 첫날 공모가(1만원) 대비 16.7% 급락했다. 둘째날에도 보합권에서 마무리하며 반등에 실패했다. 그 이후에도 뚜렷한 반등을 보이지 못하면서 6000원 선을 횡보하고 있다. 같은달 2일 상장한 이노스페이스 역시 첫날 공모가(4만3300원)보다 20.44% 낮은 주가에 마감했고, 현재는 공모가 대비 60% 넘게 낙폭을 키웠다.

앞서 진행된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에서 높은 경쟁률을 보였던 만큼 투자자의 실망감도 크다. 엑셀세라퓨틱스는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희망밴드 상단을 넘겨 공모가를 확정했다. 일반투자자 공모주 청약에서는 517.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1조원 넘는 증거금을 모았다. 이노스페이스도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를 희망범위 최상단으로 확정하는 등 청약이 흥행했다.

따따블은 아니어도 첫날 상승 마감했던 새내기주마저 공모가 밑으로 내려앉았다. 하스는 공모가 1만6000원으로 상장했지만, 8일 종가는 1만3900원이다.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13.4%다. 지난달 말 상장한 피앤에스미캐닉스도 공모가(2만2000원)보다 30.4% 하락한 1만5380원을 나타냈다. 지난달 상장한 네 종목의 공모가 대비 평균 손실률은 35.13%에 달한다.

기관들의 과도한 경쟁으로 기업 내재가치에 비해 높은 공모가가 책정된 탓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를 뒷받침할 만한 실적도 빈약하다는 비판이 있다. 엑셀세라퓨틱스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연간 영업적자를 냈다. 올해 1분기에도 21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노스페이스는 지난해 연결 영업손실이 159억원으로 적자를 지속했다. 매출도 32% 감소했다.

적자 지속, 역성장 등 성장성을 고려하지 않은 기업과 증권사들의 우후죽순식 상장 추진도 문제로 지적받는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은 주관 계약한 기업들이 성공적으로 상장해야 그에 따른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며 "설령 IPO 주관 계약 기업의 빈약한 부분을 발견하더라도 강점을 부각해 최대한 기업공개가 순항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증권사의 능력이자 역할"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최근 공모주들의 부진한 주가가 시장 정상화 과정의 근거라는 평가도 있다. 이에 따라 공모주에 대한 투자 매력도는 여전하다는 설명이다. 조대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과열된 시장 분위기는 다소 가라앉았으나 아직까지 보수적으로 접근하기는 이르다고 보인다"며 "부진했던 상장일 수익률로 주춤했던 분위기는 조 단위 시가총액 기업의 흥행으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진석 기자 wls74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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