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나가느냐 못 살아나가느냐” 김영웅만 삼성 라이징스타 아냐, 23세 작은거인도 ‘큰 존재감’[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살아나가느냐 못 살아나가느냐.”
삼성 라이온즈는 올 시즌 김영웅(21)이라는 걸출한 젊은 대형 내야수를 발굴했다. 1년 먼저 자리잡은 이재현(21)도 변함없이 성장하고 있다. 이들은 삼성의 6~7년 미래를 책임질 게 확실하다. 경험을 쌓고 더 무서워질 일만 남았다.
그러나 이들만 라이징스타가 아니다. 박진만 감독은 중앙내야에서 중견수로 전향한 ‘작은거인’ 김지찬(23)을 주목한다. 김지찬은 올 시즌 107경기서 타율 0.318 3홈런 27타점 72득점 30도루 OPS 0.790으로 맹활약한다. 리드오프와 중견수로 건실한 활약을 펼친다.
명 수비수 출신의 박진만 감독은 우선 김지찬의 중견수 수비가 시즌 초반에 비해 상당히 안정감 있다고 평가했다. 9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내야에서 외야로 나가면, 타구가 날아올 때 같이 쫓아간다. 경험이 쌓이면 미리 스타트를 해서 준비를 한다. 시즌 초에는 같이 따라갔다. 급하게 잡는 상황이 많았다. 지금은 경험이 조금 쌓이니까 미리 가서 잡는다. 워낙 주력이 좋다 보니 그렇다. 많이 좋아졌다”라고 했다.
생애 첫 규정타석 3할 타율에 도전한다. 방망이를 둔 위치가 가슴에서 어깨 쪽으로 올라가면서 좋은 타격을 한다는 게 박진만 감독 설명이다. 그는 “서 있을 때 준비 자세에서 방손이 조금 올라갔다. 타격코치와 의논했는지 개인적으로 옮겼는지 모르겠는데, 올스타전 이후 변화들이 느껴진다”라고 했다.
흔히 히팅포인트까지 빨리 가기 위해 방망이 높이를 낮추는 변화를 많이 시도한다. 그러나 그게 꼭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변화구에 잘 속을 수 있고, 팔로우스로우가 무너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김지찬은 자신에게 잘 맞는 높이를 찾았다.
박진만 감독은 “우리는 김지찬이 살아나가느냐 못 살아나가느냐에 따라 득점력이 달라진다. 출루를 할 때와 못 할 때 득점력 차이가 크다. 출루율이 높아졌다. 지찬이가 살아나가면 중심타선에서 구자욱, 강민호, 김영웅이 해결해준다”라고 했다.
리드오프지만, 더 창의적인 플레이를 주문한다. 박진만 감독은 “더 큰 역할을 주문한다. 노아웃에 1루라면, 2루 도루를 하라고 한다. 노아웃 1루에서 번트 대면 1사 2루지만, 노아웃 2루에서 번트를 대면 1사 3루다. 득점력 차이가 크다. 김지찬에게 항상 적극적으로 움직여달라고 한다. 과감하면 좋겠다”라고 했다.
실제 김지찬은 9일 경기서 7-6으로 앞선 8회초 선두타자로 등장해 좌전안타를 날린 뒤 구자욱의 우전안타에 3루까지 들어갔다. 1사 1,3루서 구자욱과 더블스틸에 성공하며 득점했다. 김헌곤이 희생번트에 실패했지만, 삼성은 원하는 1점을 김지찬의 발로 만들어냈다.
삼성에 서서히 암흑기가 걷히고 새로운 시대가 열리려는 조짐이다. 이유 없는 변화는 없다. 삼성은 올해 2위 싸움에 사활을 걸었다. 김지찬의 성장도 중요한 동력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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