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벨트 해제서 입주까지 10년···불붙은 시장 진화엔 역부족"
◆ 부동산 전문가 5인 평가
지자체 협조 필수적···속도가 변수
단기 집값 안정화 효과는 없을 듯
非아파트 공급 확대도 영향 미미
뉴빌리지 정책 활성화가 더 도움
정비사업 규제 완화엔 긍정 평가
정부가 주택 공급 활성화를 위해 12년 만에 서울 그린벨트를 대폭 해제하는 카드까지 꺼내 들었지만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해 ‘무제한’ 매입하겠다고 밝힌 빌라·다세대 관련 정책에 대해 당장 치솟는 아파트 값을 잡기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9일 서울경제신문이 부동산 전문가 5인을 대상으로 ‘8·8 주택 공급 확대 방안’에 대한 평가를 조사한 결과 대다수의 전문가가 공급 확대의 취지는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가시적인 효과는 미미한 만큼 치솟고 있는 서울 집값을 안정화하기에 부족하다는 진단을 내렸다.
정부는 전날 주거 수요가 높은 서울과 수도권에 그린벨트를 풀어 21만 가구 이상을 추가 공급하고 기존에 추진 중이던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의 속도를 높여 21만 7000가구를 조기 공급하는 등 향후 6년간 42만 7000가구 이상을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우선 정부가 12년 만에 서울 그린벨트 대규모 해제를 발표한 것과 관련해 사업 계획 수립과 토지 보상 등 실제 공급까지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단기적인 집값 안정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평가했다. 고준석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토지 보상을 위한 예산도 필요하고 입주까지 10년 이상이 소요되는 만큼 단기 시장 안정화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대책”이라고 설명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 역시 “지방자치단체의 협조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속도 변수가 있을 것”이라며 “당장 집값 안정화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지적으로 과열된 시장 심리를 냉각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3기 신도시를 보면 사실상 기대가 되지 않는 입지가 많은데 대부분 강남권을 중심으로 그린벨트가 해제될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무주택자들의 기대감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전문위원은 “그린벨트 해제는 이번 공급 대책의 ‘강력한 한 방’”이라며 “실제 입주까지는 10년 이상이 소요되지만 공급 부족에 대한 불안심리를 달래는, 급한 불을 끄는 효과가 클 것”이라고 평가했다.
빌라·다세대 등 비(非)아파트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은 실제 아파트 값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주거 취약 계층을 위한 대책으로는 긍정적이지만 대부분 젊은 세대들은 아파트에서 태어나 아파트에서 살고 싶어 하는 만큼 수요를 끌어당기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평가했다. 윤 위원 역시 “빌라 공급이 늘어나도 LH의 매입임대 물량이라 서울의 주택 가격을 안정화하는 것과는 별개”라며 “차라리 뉴빌리지 정책을 활성화해 기축 빌라를 아파트 버금가는 주거 시설로 탈바꿈시키는 것이 비아파트 시장 정상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비사업 기간을 단축하고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의견이 잇따랐다. 김 소장은 “정비사업 동의율 요건을 완화해 조합 설립 속도가 유의미하게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동별 요건을 완화한 것은 상가 지분 쪼개기를 방지하는 효과도 있어 조합원들의 재건축 사업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고 원장도 “75%의 동의를 받는 데 최소 3~5년이 소요되는 것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분담금 부담이 높아 사업 추진이 어려운 강북권 아파트의 정비사업에 속도가 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부가 다양한 정책 추진 과제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재건축·재개발 특례법 제정을 비롯해 비아파트 세제 혜택 부과 등을 위해서는 입법과 법안 개정을 위해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가 추진 중인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폐지 법안의 경우 현재 여소야대 국회 지형에 발목이 잡힌 상황이다. 윤 위원은 “시장에 대한 인식이 잘 담겨 있고 서울과 경기 외곽, 지방의 다른 상황을 묶어낸 정책”이라면서도 “성취도를 얼마나 끌어올릴 것인지가 가장 중요한 숙제”라고 말했다.
김민경 기자 mkkim@sedaily.com신미진 기자 mjshin@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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