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대책, 부동산 시장 되레 '팔팔' 끓게 한다고?

채신화 2024. 8. 10.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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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톡톡]서울 아파트값 20주째 상승
성동구 0.58%↑… 2020~21년보다 높아
8·8대책, 매수심리 안정vs집값 올려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20주 연속 오른 가운데, 성동구는 부동산 상승기였던 2020~2021년에도 없었던 상승률(0.58%)을 기록했고요. 서울 전셋값은 벌써 64주째 상승세입니다.

모든 지표가 '상승'을 가리키고 있는데요. 이에 정부가 '8·8 공급 활성화 대책'을 통해 수요자들의 불안 심리를 다잡으려 했지만요. 비아파트 중심인 데다, 재건축이든 신규 택지든 공급을 기대하라는 아파트는 입주까지는 갈 길이 멀어 정책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 주목됩니다.

전국·수도권·지방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그래픽=비즈워치

서울 강남도 비강남도 집값 '쑥'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첫째주(5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변동률은 0.07%로 전주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지난 5월20일(0.01%) 상승 전환한 뒤 12주째 상승인데요.

서울 집값 상승률은 이번 주 0.26%로 지난 7월22일(0.30%) 이래로 2주 연속 낮아지고 있지만, 올 3월25일(0.01%) 상승으로 올라선 뒤 20주째 상승 곡선을 타고 있습니다. 수도권 집값도 5월20일(0.02%)부터 12주째 올라 이번주 0.16%의 상승률을 기록했고요.

부동산원 측은 "서울은 선호 지역 중심의 상승 거래와 매도 희망가격 오름세로 매수 심리가 조급해지고 있다"며 "휴가철 매수문의 감소 및 매물가격 급상승 단지에 대한 매수주저 현상이 상승 분위기를 일부 상쇄시키며 상승폭은 작아졌다"고 분석했습니다. 

서울은 집값 상승 후발대였던 비강남권도 상승률이 높습니다. 특히 성동구가 하왕십리·행당동 역세권 단지 위주로 오르면서 이번주 0.58% 올랐는데요. 성동구는 6월 들어 매주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더니 7월15일엔 0.60%까지 올랐죠.

이는 6년 전인 2018년 8월27일(0.58%) 수준인데요. 한참 집값이 오르기 시작했던 때죠. 이후 본격적인 상승기였던 2020~2021년 기록했던 주간 상승률보다도 이번주 상승률이 높습니다. 이밖에 광진구(0.36%), 마포구(0.35%), 용산구(0.33%) 등이 많이 올랐고요. 

강남3구(서초·송파·강남)의 상승률도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 송파구는 0.53%로 전주(0.55%)보다는 조금 떨어졌지만 서울시 내에선 성동구 다음으로 상승률이 높고요. 이어 서초구가 0.52% 오르고 강남구 0.37%의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인천은 지난주 0.18% 상승에서 이번주 0.10%로 상승폭이 줄었는데요. 경기도가 지난주 0.08%에서 이번주 0.11%로 늘면서 전체 수도권 상승률은 전주 수준인 0.16%를 유지했습니다.

매맷값을 밀어 올리는 전셋값 역시 강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이번주 0.17% 올라 지난해 5월22일(0.01%) 상승 전환한 이후 64주째 상승을 기록했습니다. 전국 전셋값 역시 지난해 7월24일(0.01%)부터 55주 연속 오르고 있고요. 

부동산원 측은 "서울 전셋값은 임차 선호도가 높은 역세권·학군지·대단지 및 중소형 규모 중심으로 상승 거래가 지속되고 매물이 감소하는 등 휴가철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서울 전체 상승이 지속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전국·수도권·지방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 변동률/그래픽=비즈워치

8·8대책이 불 끌까? 키울까?

이처럼 주택 시장 불안이 지속되자 정부는 지난 8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국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방안'(8·8대책)을 내놨습니다. 수요가 높은 서울 등 수도권에 6년간 42만7000가구 이상 공급하겠다는 게 골자죠. 

도심 내 아파트 공급을 위해서 정비사업 절차를 간소화하고 12년 만에 그린벨트(GB)를 풀어 '우수 입지'에 신규 택지를 조성하기로 했고요. 빌라 등 비아파트 시장 정상화를 위해 서울은 무제한으로 신축 주택을 매입하기로 했습니다. 

아파트와 비아파트 시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모습이죠. 진현환 국토교통부 제1차관은 "서울에서도 미분양이 대거 발생하는 사태를 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주택 공급에 임하겠다"고 할 정도로 충분한 주택 공급 의지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주택 공급 위축 우려가 꺾이면 가격도 일부 안정화 될 거란 기대감이 나옵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단기간 가용할 수 있는 주택 공급 방안을 총동원하고 올해 인허가가 급감한 도심 내 비아파트 공급을 통해 전셋값 안정을 꾀한다는 면에서 일정 부분 정책 효과가 기대된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대책 효과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합니다. 대책 발표 이후 각종 부동산 커뮤니티에선 "8·8대책이 집값을 팔팔 끓어올리는 게 아니냐"는 글들이 다수 보입니다. 정비사업 매수를 부추기고 그린벨트 후보 예상지역 위주로 가격이 오히려 오를 수 있다는 거죠.

더군다나 GB를 해제해 아파트를 공급하는 경우 신규 택지를 조성해 주택을 착공하기까지 10여년이 걸리다 보니 공급 위축 우려가 쉽게 해소되지 않는 분위기고요. 비아파트 시장은 활성화된다 해도 아파트 수요가 넘어오는 데는 한계가 있을 거란 지적도 있습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수도권 그린벨트는 서울 연담화를 막을 목적이라 기존 1~3기 신도시보다 서울 접근성이 매우 높은 위치"라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더라도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신규택지 개발 가능성이 커지며 후보지 지정에 대한 기대감에 물망지 토지가격 상승에 예상된다"고 했습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단기 공급은 비아파트 시장에서 나올텐데 선호도가 낮아 수요가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다"며 "집값을 받쳐주는 아파트 전세 공급이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는 이상 당분간 가격이 크게 안정되긴 어려워 보인다"고 봤습니다. 

그는 아울러 "집값을 내리기 위해 GB를 풀면서도 후보지 발표 전 토지거래허가구역을 광범위하게 지정하는 것은 결국 가격이 오를 거란 인식이 깔려 있다는 것"이라며 "집값 급등까지는 막을 수 있겠지만 상승세가 꺾일만한 유인은 아닌 듯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채신화 (csh@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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