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감시+3세 子 얼차려 시키는 아빠, 오은영 우즈벡母 우울증 진단(금쪽)[어제TV]
[뉴스엔 서유나 기자]
권위적이고 통제적인 아빠에 우즈베키스탄 출신 엄마가 우울증을 호소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8월 9일 방송된 채널A 예능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 새끼'(이하 '금쪽같은 내새끼') 202회에서는 이혼 위기에 처한 우즈베키스탄 엄마와 한국 아빠의 사연이 공개됐다.
이날 스튜디오를 찾아온 부부는 19살 차이의 국제결혼 부부였다. 현재 9세, 6세, 3세 세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우즈베키스탄 엄마는 시도 때도 없이 떼쓰는 금쪽이가 고민이라며 "계속 이유 없이 울고 같은 말을 반복해서 힘들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이후 관찰 카메라에서 포착된 더 심각한 문제는 엄마와 아빠의 갈등이었다. 집안일 문제로 싸우기 시작한 부부는 세 아이가 보는 앞에서 언성을 높이며 싸우는 것도 모자라, 싸움이 무서워 우는 금쪽이를 달래주긴커녕 달래는 방법을 두고 팽팽하게 기싸움을 했다.
아빠의 훈육 방법도 눈길을 끌었다. 아이들 공부를 봐주고, 밥 먹는 아이들에게 클래식을 틀어주던 다정한 아빠는 금쪽이가 의자를 뒤로 까딱이는 장난을 치자 돌변했다.
"아빠가 그거 하지 말라고 했지"라며 돌연 파리채를 들고 와 "하지 마. 맴매할 거야"라고 경고한 아빠는 3살 금쪽이에게 "앉아, 일어서"라며 얼차려를 시키고 군기를 잡았다. 아빠는 훈육을 여기서 끝내지 않고 손 들고 서있는 벌도 세우며 울먹이는 금쪽이를 "울면 아빠가 더 혼내는 거 알지?"라고 무섭게 잡았다. 둘째는 바로 옆에서 긴장 속에 식사를 이어갔다.
오은영 박사는 이런 상황을 "어이가 없는 것도 아니고 웃기다"고 표현했다. 아이 정서에 좋으라고 클래식 음악을 틀어줘놓고 음악 흐르는 동안 파리채 들고 체벌을 하는 것이 웃기다는 것. 아빠는 이에 자신의 육아 철학이 '매를 아끼면 아이를 망친다'임을 밝히곤 "저도 다른 방법을 시도 안 해본 게 아니다. 그 방법을 효과 못 봐서 결과를 빨리 내고 싶은 조급함이 있는 것 같다"고 변명했다.
오은영 박사는 "아버님이 어떤 방식으로 아이를 지도할 때 가장 아이에게 도움이 될까라는 고민을 많이 안 한 것 같다"며 "이런 상황이 계속 반복되면 아이는 물리적 힘에 의한 두려움을 굉장히 공포로 느끼고 평생 영향을 받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오은영 박사와 패널들을 충격받게 만든 건 아빠가 엄마에게도 아이들에게 하듯 칭찬 도장을 주는 모습이었다. 장영란이 "엄마로서 너무 자존심 상하고 치욕적일 것 같아 속상하다"고 하자 아빠는 "제가 만든 게 아니라 첫째가 만든 거다. 애들에게 도장을 찍어주니 딸이 '엄마도 착하잖아. 엄마도 많이 했잖아. 도장 찍어줘'라고 해서 시작한 거다. 엄마에게 도장을 찍을 생각이 없었는데 애들이 시켜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이미 첫째가 아빠를 따라 엄마를 타박하고, 지시 내리는 모습을 영상으로 확인한 오은영 박사는 첫째가 아빠에게 "딸랑딸랑"한다고 분석했다. "이 집은 어쨌든 아빠가 힘의 우위를 갖고 있다. 나이도 많고 경제적으로도 더 많이 벌 거다. 아빠의 표현을 들어보면 엄마로서 인정하는 것 같지도 않다. '힘의 우위에 있는 아빠랑 똑같은 생각을 갖거나 동의해주는 게 나한테 훨씬 편하네. 아빠 인정 못 받는 엄마 편드는 건 난감하네'가 무의식적으로 있어서 아빠가 무슨 말을 하면 '그렇지'하고 딸랑딸랑하는 것"이라고.
이어 "엄마가 부모의 위치에 있지 않다. 이 집에선 부모의 위치에 있는 사람은 아빠밖에 없고 다 자녀의 위치"라며 "아이가 행동 수정하는 칭찬 도장에 엄마를 똑같이 동급으로 올린 거다. 칭찬 도장이니까 재밌게 봤지, 무릎 꿇고 앉으라고 했을 때 아이가 '엄마도 화장대 정리 안 했다'고 하면 '당신도 와서 무릎 꿇어'라고 하는 것과 똑같다. 그렇게 생각하는 딸이나 그걸 허락해 주는 아빠나 정말 생각해 보셔야 한다"고 경고했다.
아빠의 통제도 문제로 드러났다. 사실 아빠는 거실과 공부방에 CCTV를 두고 아이들을 감시 중이었다. 엄마가 본인이 감시받는 기분이라 불편하다고 주장해도 아빠는 "애들은 안 불편해 한다. (당신 감시) 안 한다. 애들 보는 것"이라며 CCTV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굽히지 않았다. 또 아빠는 엄마가 허락을 받고 잠깐 산책을 나가도 15분 만에 언제 들어오냐고 전화로 독촉을 시작, 늦어지자 세 아이 앞에서 언성을 높였다.
이 일은 다시 부부싸움이 됐다. 이때 엄마는 아이들 다 듣는데 이혼을 언급하곤 "나 우울증 생긴 것 같다. 내 집에서 내가 외롭고 내 집에서 내가 혼자 같다. 내 자리가 없는데 내가 왜 여기 살아야 하냐. 그냥 (우즈베키스탄으로) 가지"라고 하소연했다.
오은영 박사는 "많이 우울해 날카로워져서 싸우고 다투는 형태로 우울 증상이 표현되는 경우가 있다"며 엄마가 우울증이 맞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첫째 둘째가 표현을 안 한다고 괜찮은 게 아니다. 아이들이 엄마가 혹시 엄마의 나라로 돌아갈까봐 우리라도 찍소리 말고 잘 지내서 부담을 덜 줘야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아이들이 최우선으로 걱정되는 마음을 드러냈다.
이후 인터뷰에서 첫째는 "우리 때문에 싸우는 것 같아서 미안하다고 생각한다. 엄마, 아빠가 헤어지자고 말했다. 엄마한테 가서 위로해주고 싶고 슬프다. 근데 (싸움에) 끼어들 수가 없다. 엄마 아빠가 떠날까봐 걱정된다"고 속내를 고백했다. 이런 첫째가 부부싸움 후 슬퍼하는 엄마 곁에 조용히 다가와 안아주는 모습이 공개되자 아빠는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집사람에게도 (미안하다). 제가 너무 부족해보인다"며 반성했다.
솔루션에 들어가면서 아빠는 엄마가 그토록 싫어하던 CCTV와 칭찬 도장을 드디어 버렸다. 심리극 상담도 받고 아내에게 애교있게 말하는 법도 연습했다. 아빠까지 다함께 발레를 배우며 웃음을 되찾은 가족의 모습이 앞으로의 변화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뉴스엔 서유나 stranger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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