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색구간 [詩의 뜨락]

2024. 8. 10.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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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찬

너무 깊이 잠들어 차고지까지 들어가 버린 사람의 꿈을 보았네 아주 슬프고 쓸쓸한 꿈이었네 꿈에서 깨고 나서야 그게 내 꿈인 줄을 알았지만 깨기 전에는 이렇게 슬픈 꿈이 내 꿈이 아니라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네

차고지에 들어간 열차는 언젠가 다시 차고지를 나오겠지만 꿈속에 들어간 사람의 꿈은 어떻게 되는지 아무도 알려주지를 않았네 꿈에서 깨어나도 꿈이 어두운 차고지에 혼자 남아 있다면 어쩌나 그런 생각에 도무지 꿈에서 깰 수가 없었네

-계간지 ‘시로 여는 세상’(2023년 겨울호) 수록

●황인찬 약력

△1988년 안양 출생. 2010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구관조 씻기기’, ‘희지의 세계’, ‘사랑을 위한 되풀이’, ‘여기까지가 미래입니다’, ‘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 등을 펴냄. 김수영문학상, 현대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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