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알렉스 탭스콧 “韓 블록체인 산업 골든타임 곧 끝난다”
베스트셀러 ‘블록체인 혁명’ 공동 저자
“한국이 블록체인 선도할 기회 남아있어”
“한국 블록체인 산업 발전의 ‘골든타임’은 아직 지나지 않았습니다. 다만 남은 시간은 많지 않습니다.”
알렉스 탭스콧(Alex Tapscott·38) 작가는 최근 조선비즈와 서면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캐나다 출신의 탭스콧 작가는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유명 연사인 돈 탭스콧의 아들이다. 대학 졸업 후 증권업계에서 경력을 쌓은 탭스콧 작가는 아버지를 따라 젊은 나이에 저서 활동을 시작했다. 2016년, 탭스콧 부자(父子)가 함께 쓴 책 ‘블록체인 혁명’은 전 세계 20개 이상 언어로 번역됐으며 아마존 역대 경제 분야 베스트셀러 순위 200위권에 올랐다.
탭스콧 작가는 신간 ‘웹3 시대와 새로운 기회’를 발간하며 웹3.0 기술의 효용성을 다시 한번 통찰했다. 웹3.0이란 초창기 인터넷인 웹1.0, 플랫폼 개념의 웹2.0을 넘어선 개념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토대로 탈중앙화 가치를 지향하는 웹 생태계를 의미한다. 스티브 워즈니악 애플 공동창업자, 래리 서머스 전 미 재무부 장관 등이 이 책을 추천하며 탭스콧 작가는 다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탭스콧 작가 신간의 국내 출간을 기념해 진행된 인터뷰에서 탭스콧 작가는 한국 블록체인 산업에 큰 관심을 드러냈다. 그는 “아직 한국이 글로벌 블록체인 산업을 선도할 기회는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정부가 앞으로 4년 동안 블록체인 산업에 친화적인 태도로 돌아서면 미국이 블록체인 산업의 패권을 쥘 것”이라고 전망하며 산업 진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음은 탭스콧 작가와 일문일답.
―신간에서 “(한국엔) 블록체인,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의 디지털 혁명을 통해 추진되는 새로운 ‘한강의 기적’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인터넷 초창기 시절엔 미 실리콘밸리에 인적 자원과 기술 역량이 모였다. 웹3.0이 태동하는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전 세계에 균등하게 인적 자원과 기술이 분배돼 있다. 바꿔 말하면, 한국이 글로벌 디지털 경제에서 자신의 위상을 재정의할 기회이기도 하다. 어쩌면 한국이 자동차를 수출하듯, 블록체인 금융 산업을 견고히 구축해 전 세계로 수출할 수도 있다.”
―한국에선 과거에 비해 블록체인 및 웹3.0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줄고 있다.
“미래 산업에서 주요한 역할을 맡고 싶은 사람이라면 웹3.0을 주목해야 한다. 사람들 눈에 혁신은 하룻밤 새 만들어진 결과물처럼 보이곤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혁신은 수십년에 걸쳐 만들어진다. 모든 산업은 후퇴하는 시기가 있다. 1873년 글로벌 경제 공황 때, 미국 내 철도 기업의 가치가 하락해 여러 기업이 파산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는 세계 대공황의 시발점이 됐다. 그렇다고 이때 철도 산업이 멈추지는 않았다. 2001년 닷컴 버블 사태 때 인터넷에 대한 회의론이 일었지만 인터넷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았다. 웹3.0도 마찬가지다. 기업이 웹3.0 기술을 채택하면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주요 블록체인엔 엄청난 가치가 창출될 것이다.”
―웹3.0 기술이 금융 분야에 필수적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오늘날 생성형 AI의 상용화, 블록체인의 발전 등 여러 혁신이 동시다발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웹3.0은 차세대 인터넷 시대를 정의하는 용어로 모든 산업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다. 금융도 예외는 아니다. 주식, 채권, 지식재산권(IP) 등 모든 자산이 토큰화될 것으로 본다. 토큰화는 금융 서비스의 속도와 효율성을 높이고 금융 소비자 접근성도 개선할 것이다.”
―실제 기업의 매출과 순이익을 일으키는 웹3.0 금융 사업 모델은 무엇인가.
“결제, 가상자산 전자지갑, 가상자산 관리, 토큰화 등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분야다. 스테이블코인(법정화폐와 가치가 연동되는 가상자산) 사업을 꾸린 테더의 수익은 페이팔의 두 배에 달한다. 테더가 수익을 낼 수 있었던 이유는 담보로 보유한 국채의 수익성을 유지하면서 스테이블코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법을 찾았기 때문이다.”
―많은 글로벌 대기업이 웹3.0 서비스 도입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성공 사례는 많지 않다.
“기술만 사용한다고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다. 시장에 적합한 제품을 찾아야 한다. 성공적인 웹3.0 도입 사례를 만들려면 소비자 수요에 맞추면서도 쓸모 있는 가치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 아직 일부 대기업의 웹3.0 도입 사례를 보면 혁신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글로벌 기업은 웹3.0 채택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포천(fortune) 100대 기업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웹3.0 프로젝트는 전년 대비 39% 증가했다. 토큰화된 미국 국채 시장도 2023년 초 1억달러에서 현재 20억달러 가까이 성장했다. 월스트리트의 대형 자산운용사인 블랙록과 프랭클린 템플턴이 이를 주도하고 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솔라나 등 다양한 블록체인 메인넷이 존재한다. 어떠한 블록체인 메인넷이 웹3.0 대중화를 선도할지 관련 업계의 관심이 높다.
“섣불리 단정하긴 어렵다. 아직 더 많은 블록체인 메인넷이 등장할 여지는 있다. 다만 솔라나처럼 작고 독특한 환경에서 운용되는 블록체인 메인넷은 기술 고립이 우려된다. 모든 블록체인 메인넷이 상호 운용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더리움 혹은 이더리움 가상머신(EVM)을 중심으로 호환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마트콘트랙트, 디파이(DeFi·탈중앙화 금융) 등에 이은 블록체인 차세대 혁신 기술은 무엇일까.
“탈중앙화된 물리적 인프라 구축을 주목할 만하다. 웹3.0 이용자들이 직접 소유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보상을 받는다. 그리고 이 네트워크를 통해 전력, 인터넷 연결, 계산 작업 등의 필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최근 웹3.0에 AI를 접목하는 시도가 늘고 있다. 이러한 시도가 어떠한 영향을 만들 것이라고 보는가.
“AI를 발전하는 데 웹3.0이 도움을 줄 수 있다. AI는 방대한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 정보 수집 과정에서 AI를 개발진이 기존 정보를 만든 이에게 충분한 보상 없이 데이터를 사용한다는 지적이 항상 있다. 웹3.0 생태계에서는 자신이 만든 정보를 토큰화한다면 데이터가 공유될 때마다 자동으로 창작자에게 보상이 제공되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앞으로 중점적으로 연구할 분야는.
“현재 블록체인과 AI의 결합을 연구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AI 산업의 모든 분야는 변화의 갈림길에 서 있다. AI와 블록체인의 결합으로 관련 서비스의 질은 대폭 향상될 것이다.”
☞알렉스 탭스콧 작가는
▲애머스트대 법학·사회학 학사 ▲캐너코드 제뉴이티 기관 주식 영업 디렉터 ▲캐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문위원 ▲블록체인 연구소(BRI) 공동창업자 ▲나인포인트 파트너스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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