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세 동상이몽] 세금 때문에 집을 못산다고요?

정승조 기업은행 WM사업부 차장

정승조 기업은행 WM사업부 차장.

절세 비법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세세하고 장기적인 절세 전략에 따라 명품백 몇개 값을 아낄 수 있어 전문가를 찾는 것이다. 올해 기업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 세무전문가들이 뭉쳐 이런 꿀팁들을 담은 책 '이것만 알면 나도 세금전문가'를 펴냈다. 디지털타임스는 이들을 만나 격주로 절세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보려 한다.

요즘 서울 아파트 가격이 다시 상승하고 있다는 기사가 자주 보입니다. 주택을 소유한 사람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 일수도 있지만 조금 걱정이 되는 것이 세금입니다. 심지어 1주택을 소유한 경우 추가로 주택을 구입하는 것도 세금 때문에 주저 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이유를 물어보면 다주택 중과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 다주택 중과란?

2주택 이상을 소유한 경우 양도소득세, 종합부동산세와 취득세 등을 계산할 때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것을 뜻합니다. 다만, 다주택 중과는 계속해서 적용하는 제도는 아니고 부동산 시장이 지나치게 과열 됐을 때 이를 억제하기 위한 일시적인 수단입니다. 과거 양도소득세의 다주택중과는 아래 '표1'과 같이 적용됐습니다.

2004년부터 2009년까지 그리고 다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다주택중과 세율이 적용됐습니다. 2022년 5월 10일부터 2025년 5월 9일까지는 2년 이상 보유한 주택의 경우 다주택중과가 적용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 주택 양도소득세는 3가지 중 하나 (3%, 33%, 66%)

다주택 중과가 시행되면 우선 양도소득세가 크게 오릅니다. 5억에 취득한 주택을 25억에 양도한다고 가정 하에 세금은 아래 '표2'와 같습니다.

매매차익 20억인 보유기간 15년 주택의 일반적인 양도소득세는 약 6억2000만원 정도(20억의 약 31%)입니다. 1세대 1주택 비과세 요건을 충족하며 10년 거주를 했다면 양도소득세는 6000만원(20억의 약 3.2%)으로 감소합니다. 기억하기 쉽게 표현하면, 내가 소유한 주택이 2채이건 3채이건 매매차익 20억원에 대한 양도소득세는 매매차익의 약 33% 정도인데 마지막 한 채의 양도소득세는 없거나 매매차익의 약 3% 정도입니다. 그런데 다주택중과가 시행되면 매매차익의 33%가 아니라 66%정도로 세금이 증가합니다. 사례를 보면 20억 매매차익에 세금이 6억2000만원에서 13억6000만원으로 증가합니다.

물론 다주택중과는 매매차익의 66%정도의 세금을 걷겠다는 의미보다는 '세금이 비싸니 매각하지 마세요.'라는 의지가 반영돼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렇게 세금이 비싸다보니 1주택을 소유한 경우 추가로 주택을 구입하는 것조차 두려워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나는 1주택인데 추가로 주택을 구입한 상태에서 만약 25년 5월 10일부터 다주택중과가 부활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과거를 돌이켜보면, ① 2018년 4월에 다주택중과가 시행되기 전에 양도소득세가 크게 오를 것을 계산하고 미리 매각한 경우도 있고 ② 2018년 4월부터 2022년 5월까지 다주택중과 기간 동안 66%의 양도소득세를 낸 경우도 있고 ③ 2022년 5월 이후 다주택중과가 유예되고 다시 33%의 세금을 낸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다주택중과가 시행되면 양도소득세가 크게 오르는 건 사실이지만 다주택중과 제도가 영구적으로 적용되는 제도는 아니므로 다주택중과가 언젠가 다시 부활할지 모른다고 새로운 투자를 주저하는 것도 좋은 투자 기회를 잃는 건 아닐까 생각됩니다.

◇ 종합부동산세 측면

주택을 매각하지 않는다면 양도소득세를 고민하지 않아도 되지만 종합부동산세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2주택 이상 보유했다는 이유로 종합부동산세가 크게 오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공시지가 10억원의 주택 1채를 소유한 상태에서 공시지가 5억원의 주택을 추가로 보유함으로써 종합부동산세 증가금액은 아래와 같습니다. 과거 7년간을 보면 10억원 1주택만을 보유했다면 7년간 종합부동산세를 79만5000원만 납부하면 되지만 공시지가 5억원 주택을 1채 더 취득했다면 종합부동산세를 약 4167만1000원을 납부해야 합니다. 약 4000만원 가량 증가했습니다.

공시지가 20억원의 주택 1채를 소유한 상태에서 공시지가 10억원의 주택을 추가로 보유함으로써 종합부동산세 증가금액은 아래 '표3'과 같습니다. 20억원의 1주택을 보유한 것보다 10억원의 공시지가 1주택을 추가로 취득해서 다주택으로 종합부동산세가 중과되었다면 7년간 약 1억6000만원을 더 납부해야 됩니다. 특히 2021년의 경우 6600만원 가량의 종합부동산세를 부담해야 돼서 상담이 부담스러웠을 것입니다.

'표4'를 보면 양도소득세와 마찬가지로 종합부동산세 절세를 위해 2019년 이전에 추가 주택을 처분해 1주택을 만든 경우도 있을 것이고 현재까지 종합부동산세를 납부하며 2주택을 보유한 분도 계실 것입니다. 또한 앞으로 주택을 취득해 향후 다시 종합부동산세가 오르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도 계십니다. 다만 공시지가 10억원의 주택이라면 시가로 약 15억원 이상일 수 있는데 2018년부터 2024년까지 주택의 가치 상승분을 고려해보면 당장의 종합부동산세만 보고 부동산을 취득 또는 처분을 결정할 것은 아니고 장기적인 가치상승과 세금 납부 능력 등을 고려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