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성적이 곧 팀의 성적..흔들리는 ‘볼티모어의 심장’ 러치맨, 남은시즌 반등할까[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최고의 포수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볼티모어 오리올스는 올해도 순항하고 있다. 8월 9일(한국시간)까지 시즌 68승 48패(승률 0.586)를 기록해 뉴욕 양키스와 함께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시즌 101승을 거두며 동부지구 우승을 차지한 볼티모어는 올해도 지구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오프시즌에 영입한 에이스가 맹활약 중이고 투타의 신구조화도 잘 이뤄진 볼티모어는 가장 탄탄한 전력을 가진 팀 중 하나다. 볼티모어가 가을 무대로 향하는 것을 의심하는 이는 거의 없다.
하지만 볼티모어도 최근 고민이 있다. 가장 믿었던 부분이 고민거리가 됐다. 바로 주전 포수인 애들리 러치맨이다.
1998년생 우투양타 포수인 러치맨은 볼티모어 전력의 핵심이다. 볼티모어가 2019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지명한 선수인 러치맨은 볼티모어가 가장 기대한 선수였다. 러치맨은 2022년 빅리그에 데뷔했고 러치맨의 데뷔는 볼티모어의 가장 큰 전환점이 됐다.
2017년부터 하위권을 맴돌던 볼티모어는 2022시즌에도 초반 부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러치맨이 데뷔해 자리를 잡은 뒤 성적 반전을 이뤘고 2016년 이후 첫 위닝시즌을 달성했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야전 사령관' 러치맨의 지휘아래 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포수로서의 능력도 좋았지만 러치맨은 타자로서도 뛰어났다. 2022-2023시즌 267경기에 출전해 .268/.369/.439 33홈런 122타점을 기록했다. 정교함과 출루 능력, 장타력을 두루 갖췄다. 데뷔시즌 신인왕 투표 2위에 올랐고 지난해에는 올스타에 선정됐고 실버슬러거 수상과 함께 MVP 투표에서도 9위에 올랐다. 뛰어난 출루능력과 중장거리 타격 능력으로 2번 타순에서 타선을 이끌었다.
올시즌에도 마찬가지였다. 러치맨은 부동의 주전 포수이자 2번타자로 6월까지 79경기에 출전해 .294/.350/.471 15홈런 55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올스타에도 선정됐다.
하지만 7월 급격한 추락을 맞이했다. 러치맨은 7월 한 달 동안 21경기에서 .132/.258/.224 2홈런 6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한 달 동안 기록한 안타가 겨우 10개. 데뷔 후 가장 처참한 성적이었다. 2022년 6월부터 2024년 6월까지 월간 OPS 0.770 이하를 기록한 적이 단 한 번(2023년 6월 22G .222/.293/.367 3HR 7RBI) 뿐이었던 러치맨은 전례없는 최악의 부진을 경험했다. 8월 초에는 시즌 OPS가 0.750 미만으로 떨어지기도 했고 벤치에 앉는 날도 생겼으며 2번타자 자리에서도 물러나 타순이 하향 조정됐다.
가장 큰 원인은 속구에 대한 대처 능력 하락이었다. 러치맨은 7월 한 달 동안 포심을 상대로 타율 0.138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싱커와 커터를 상대한 타율도 1할대 초중반을 벗어나지 못했다. 러치맨은 속구를 상대로 2022시즌 타율 0.312, 2023시즌에도 타율 0.307을 기록한 '속구 킬러'였지만 갑자기 최고의 강점이 최악의 약점으로 뒤바뀌며 성적이 뚝 떨어졌다.
러치맨의 부진은 곧 볼티모어의 부진이었다. 6월까지 승률 0.639를 기록한 볼티모어는 6월을 마친 시점에 지구 단독 1위였다. 4,5,6월 3개월 연속으로 매달 17승씩을 거두며 질주했다. 하지만 러치맨의 부진이 시작된 7월부터는 월간 승률이 5할 미만으로 떨어졌다. 현재 승률은 6월 말과 비교하면 5푼 이상 떨어진 상태다. 팀의 핵심이 부진하니 팀도 부진할 수 밖에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8월 들어 러치맨의 타격감이 조금씩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여전히 장타력은 아쉽지만 8월 들어 7경기 .261/.333/.391 6타점으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7경기만에 벌써 안타 6개를 기록했다. 러치맨 개인의 입장에서도 볼티모어 팀의 입장에서도 현재의 반등세가 계속 이어지는 것이 간절하다.
1983년 우승 이후 한 번도 월드시리즈 무대에 오르지 못한 볼티모어는 러치맨을 필두로 한 젊은 선수들과 함께 높은 곳에 오르기 위해 전력을 쏟아붓고 있다. 과연 러치맨이 남은 시즌 어떤 성적을 쓸지, 주전 포수가 흔들리는 볼티모어가 지금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주목된다.(자료사진=애들리 러치맨)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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