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급휴직' '구조조정' 대학병원들 속앓이…"앞으로가 더 고비"

김규빈 기자 2024. 8. 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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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전문의가 의정갈등으로 의료현장을 이탈하면서 대학병원들이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일부 대학병원들은 무급휴가, 구조조정 등을 진행하면서 해결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하반기 전공의 복귀가 요원해지면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도 "(전공의들이 복귀하는) 내년도 3월까지는 다들 버티자는 분위기"라며 "그간 추진하던 사업들은 모두 중단하거나 철수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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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성모병원, 구조조정 검토…세브란스·아산병원 '무급휴직'
전공의 '미복귀'로 경영 악화…상급병원 체계 전환도 부담
정부가 전공의 복귀 대책으로 내놓은 '하반기 전공의 모집'의 지원율이 1%대에 그치자 9일부터 전공의 모집을 재개하기로 했다. 2024.8.8/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전공의, 전문의가 의정갈등으로 의료현장을 이탈하면서 대학병원들이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일부 대학병원들은 무급휴가, 구조조정 등을 진행하면서 해결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하반기 전공의 복귀가 요원해지면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에 있는 여의도성모병원도 경영난으로 병상 축소, 직원 감축 등 구조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여의도성모병원은 여의도 유일의 종합병원이지만 지난 2014년 상급종합병원 지정에서 탈락하면서 내리막을 걸었다. 지난 2021년~2022년에는 적자를 봤다. 이 병원은 535병상 규모이며 전체 직원은 1300명이다.

병원 관계자는 "몇년 새 여의도성모병원의 암, 백혈병 등 중증 질환 핵심 진료 센터가 서울성모병원으로 넘어가면서 경영난을 겪어왔다"며 "최근 의정사태로 수술, 입원건수가 줄어들면서 구조조정 시기가 앞당겨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세의료원도 이번달부터 신촌 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일반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무급휴직 기간을 기존 40일에서 80일로 연장했다. 전공의들의 이탈로 외래, 수술이 줄어들면서 업무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서울아산병원, 경희대병원도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무급휴가를 진행 중에 있다.

지방 국립대병원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이 국립대병원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0개 국립대병원의 5월 말 현금 보유액은 1420억 7000만 원으로 병원들이 설정한 적정 보유액(3999억 원)의 35.5%에 불과하다. 적정 보유액은 병원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자금 규모를 뜻한다.

충남대병원과 세종충남대병원은 모두 자본잠식에 빠졌다. 지난해 기준 충남대병원 자본금은 991억이지만 자본총계는 971억원으로 부분 자본잠식 상태다. 세종충남대병원은 누적결손이 2000억 원인 상태로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1214억 원에 이른다. 이에 조강희 충남대병원장은 지난달 30일 임직원들에게 공지문을 통해 "전공의 부재라는 초유의 사태로 진료와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일선 병원에서는 앞으로가 더 고비라고 입을 모은다. 정부는 9일부터 하반기 전공의 추가 채용을 재개했지만, 추가 모집에 지원하겠다는 전공의들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학병원들은 의료공백을 채우기 위해 일반의를 채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일반의는 전공의보다 연봉이 2배가량 높기 때문에 인건비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한 대학병원 관계자도 "(전공의들이 복귀하는) 내년도 3월까지는 다들 버티자는 분위기"라며 "그간 추진하던 사업들은 모두 중단하거나 철수했다"고 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상급종합병원의 중증·응급환자 위주 구조 전환도 대학병원의 수익성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정부는 상급종합병원 내 중증환자 비중을 3년간 60%까지 늘리고 일반 병상 규모를 감축한다고 밝혔다.

이에 빅5 대학병원 관계자는 "응급의학과 전문의의 경우 고연봉에도 뽑기가 힘든 것이 현실"이라며 "특히 내년에는 배출되는 전문의 숫자가 적기 때문에 더 높은 연봉을 줘야 뽑을 수 있다. 채용 인원을 맞출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rn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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