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치볼'에서 벌써 140km 넘겼다…'이도류'에 가까워지는 오타니, 도쿄시리즈 개막 선발이 보인다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140km가 넘는 빠른 공을 던졌다"
오타니 쇼헤이는 LA 에인절스 소속이던 지난해 8월 신시내티 레즈와 더블헤더 1차전에서 1⅓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갔다. 투구 도중 몸에 이상이 생긴듯 더그아웃에 시그널을 보냈고 자진 강판했다. 평소 투구를 멈추더라도 지명타자로는 경기 출전을 이어가던 오타니는 타석에서도 완전히 빠지면서 몸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시사했다. 그리고 나온 검진 결과는 최악이었다. 오른쪽 팔꿈치 인대가 파열됐다는 것이었다.
이 점에서 오타니가 '괴물'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블헤더 1차전에서는 마운드를 내려감과 동시에 타석에서도 빠졌던 오타니는 더블헤더 2차전에는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고 '풀타임'을 소화했다. 그리고 9월 초까지 '타자'로 출전을 거듭하기도 했다. 이런 오타니가 수술대에 오른 것은 팔꿈치 인대 파열과 옆구리 부상이 겹쳤을 때. 사실상 아메리칸리그 MVP를 확정지은 뒤 오타니는 비로소 2024시즌을 위해 시즌을 일찍 종료하고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오타니가 수술을 받았던 시기는 아직 정규시즌이 끝나지 않았던 시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현지 언론에서는 수많은 전망들이 쏟아졌다. 바로 FA(자유계약선수) 자격 취득을 앞둔 오타니에 대한 것이었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팔꿈치 수술이 오타니의 몸값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들이 쏟아졌다. 때문에 짧은 계약을 통해 건강함을 증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스토브리그가 시작된 후 오타니는 대다수의 전망을 뒤엎었다.
오타니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토론토 블루제이스 등 수많은 구단들로부터 관심을 받았고, 결과적으로 LA 다저스와 무려 10년 7억 달러(약 9639억원)라는 전세계 프로 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을 맺는데 성공했다. 오타니의 진정한 가치는 '이도류'에서 나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마운드로 돌아오지 못하는 부상도 아닐 뿐더러, 타자로서 오타니의 가치도 충분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2023년 일찍부터 수술대에 오른 오타니는 2024년 정규시즌 개막전 타석에 들어서는 것을 목표로 잡았고, 시범경기에서 불방망이를 휘두르는 등 서울시리즈에서 그 약속을 지켰다. 그리고 수많은 기록들을 쏟아내는 등 지금은 메이저리그 역대 최소경기 3위에 해당되는 속도로 30홈런-30도루 클럽에 가입하는 등 지금까지 메이저리그에서도 5명 밖에 없는 40-40클럽 가입과 내셔널리그 MVP 타이틀을 향해 성큼성큼 나아가고 있다.
올 시즌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오타니는 마운드에 설 수 없는 만큼 라인업의 유동성을 위해 외야수 변신을 시도했었다. 스프링캠프가 시작될 때부터 외야 글러브를 제작했고, 시즌 중에는 외야에서 배팅 훈련을 하고 있는 선수들의 공을 잡는 등 훈련까지 소화했다. 하지만 오타니가 외야 글러브를 끼고 그라운드를 밟는 모습은 볼 수 없을 전망이다.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각)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이 오타니의 야수 출전에 대해 선을 그은 까닭이다.
외야 출전이 백지화된 가운데 오타니는 이제 타석과 함께 마운드 복귀에만 전념한다. 오타니는 지난달 22일 다저스타디움에서 비거리 144.8m의 초대형 홈런을 터뜨린 후 미국, 일본 현지 언론들과 인터뷰에서 2025시즌 개막전 선발 등판을 외쳤다. 올해는 메이저리그 개막전이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면, 내년의 경우 LA 다저스와 시카고 컵스과 도쿄돔에서 격돌한다. 오타니가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이마나가 쇼타(컵스)와 맞붙는다면 흥행은 보증된다.
당시 오타니는 현지 언론들과 인터뷰에서 2025년 도쿄시리즈에 대한 질문에 ""컵스에도 일본인 선수가 많아서 팬들에게 특별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 입장에선 재활이 끝난 뒤라 제대로 던질 수 있는 상태로 개막을 맞는 것이 중요하다. 개막전 선발이 목표는 아니다"면서도 "개막전 선발 정도의 퀄리티로 피칭을 할 수 있는 상태에서 개막전을 맞고 싶다"고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리고 오타니의 재활은 현재 매우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을 보인다.
일본 '스포니치 아넥스'에 따르면 오타니는 지난 5일 약 40m의 거리에서 70구를 뿌렸다. 단순히 공을 주고받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오타니의 캐치볼은 어느 정도의 강도가 있었다. '요미우리 신문'은 8일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두 번째 불펜 피칭에서 최고 151km의 공을 뿌렸다"며 "오타니도 8일 캐치볼에서 140km가 넘는 빠른 공을 던졌다"고 전했다. 2025년 개막전까지는 약 7개월이 남은 상황.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2025시즌 개막전 등판도 노려볼 수 있을 정도의 페이스다.
오타니가 마운드로 돌아온다면 타일러 글래스노우,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함께 다저스의 선발진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최고'로 손꼽힐 전망이다. 오타니가 최고 140km를 넘는 빠른 볼을 뿌린 가운데, 오른쪽 회전근개 염증으로 빠져있는 야마모토 또한 불펜 피칭에서 최고 151km를 마크했다. 야마모토 또한 지금의 흐름이라면 9월에는 마운드로 돌아와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향한 여정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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